큰사진보기
▲  구례농업기술센터 안 야생화 자연학습원에 활짝 핀 들꽃 '노인장대'와 '벌개미취'. 꽃샘을 찾아 분주한 나비의 날갯짓도 정겹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여행길에 흔히 볼 수 있는 게 들꽃이다. 철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서식종이 4000여 종을 넘는다는 게 학계의 보고다. 그 중에서도 30%가 지리산에서 자란다. 노고단에도 야생화가 지천이다. 지리산을 ‘야생화의 보고(寶庫)’라 부르는 이유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리산에 오르기 벅찬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이 ‘그림의 떡’이 지리산 밑으로 내려왔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구례군농업기술센터가 그곳이다. 지리산에서 나고 자라는 들꽃과 전통식물이 여기에 둥지를 틀고 있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는 구례구역에서 구례읍으로 가는 길 왼편에 자리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봉서리에 속한다. 승용차로 5분쯤 걸리는 거리다. 이 센터가 요즘 ‘블랙홀’처럼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주말이면 수백 명이 찾는다.

지리산이나 섬진강을 오가는 길에 꼭 한번 들러 볼만 하다. 부러 찾아가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짜임새나 규모도 알차다. 관람료도 따로 없다.

큰사진보기
▲  지리산 야생화가 활짝 핀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는 토끼, 오리 등도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구례군농업기술센터 내 야생화 자연학습원에 활짝 핀 '기린초'와 '상사화'.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기술센터 안에 있는 야생화 자연학습원의 규모는 3만여㎡. 지리산과 섬진강을 축소해 형상화시킨 이곳에는 지리산과 섬진강변에 자라는 들꽃 가운데 400여 종을 심어 놓았다. 금낭화, 수선화 등 봄꽃에서부터 까치수염, 붓꽃, 금불초 등 여름꽃도 있다.

가을의 길목인 지금은 벌개미취, 노인장대꽃, 기린초, 상사화 등 100여 종이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구절초, 꽃무릇, 지리터리풀 등도 피었다. 반음지 식물인 옥잠화, 비비추, 둥굴레 등도 층층나무 그늘에서 옹기종기 자라고 있다.

꽃샘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는 나비의 날갯짓도 정겹다. 지리산의 생태를 있는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풀꽃 향기에서 묻어나는 정신적 풍요와 마음의 여유까지도 느껴진다.

큰사진보기
▲  구례군농업기술센터 내 잠자리 생태전시관에서는 표본은 물론 한살이까지 잠자리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센터 안에는 야생화 자연학습원 외에 ‘잠자리 생태전시관’도 있다. 여기에서는 지구촌에 사는 잠자리 400여 종의 실물 표본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잠자리의 기원과 역사에서부터 생김새와 한살이 등을 영상물과 입체패널로 잘 표현해 놓고 있다.

잠자리의 우화과정을 실물로 체험할 수 있는 실내 공간도 있다. 30여 종의 잠자리를 키우는 비닐하우스에선 우화, 짝짓기, 산란 등 유충에서부터 어른 잠자리가 돼 날아갈 때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잠자리생태전시관 옆에 온실 형태의 ‘농경유물전시관’도 있다. 베틀, 물레방아, 화로, 탈곡기, 쟁기 등 우리 고유의 농경문화를 일궈낸 90여 가지 유물이 반긴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는 공간으로, 어린이들에겐 우리 역사를 되뇌어보는 산 교육장으로 맞춤이다.

큰사진보기
▲  예슬이가 잠자리 생태전시관에서 잠자리 표본을 살펴보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우리 고유의 농경 유물이 전시된 농경유물전시관. 어린이들에게는 산 교육장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