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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하고 널찍한 공원에 왜 화장실이 없을까?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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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메낙골 근린공원 풍경입니다. 사진과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 깔끔한 비교적 넓은 근린공원입니다. 여러 아파트와 맞닿아 있고 아래쪽으로는 주택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원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동네 놀이터도 아니고 꽤 규모있는 근린공원에 화장실이 없다니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게 없는 것입니다.

작년 10월경 이 문제 때문에 구청 담당직원과 통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화장실을 만들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나 자동화장실 같은 간단한 건 설치 가능한지 물어보니 당시 다른 직원과 이야기 해본다고 하더군요.

그 후 10개월이 지난 현재, 다시 돌아보니 화장실은 여전히 없고 멋진 분수대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분수대 보다는 화장실이 설치가 우선일텐데 말입니다.

24일 공원 정자에서 쉬고 계시는 여러 할아버지들로부터 왜 이 공원에 화장실이 없는지 그 이유를 듣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을 설치하면 지저분해지고 불량한 청소년들이 그곳에 모일 수 있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구청에서  화장실 만들려고 땅파고 공사 시작하다가 아파트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는군요.

아파트 주민들이야 공원에서 쉬다가 용변 볼일 있으면 집으로 뛰어들어가 해결하면 되지만 언덕 아래 주택가에서 올라온 시민들은 방법이 없습니다. 급하다고 아무 집에나 문 두들기고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렇다고 소변 한번 보러 언덕을 오르내리며 집까지 가기도 좀 그렇습니다.

동영상 인터뷰에도 나와 있지만 손자손녀들하고 자주 올라오는데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는 의견들이 주택가 주변사람들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25일, 영등포 구청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전화 통화에서 "주택가 주민들의 요청으로 화장실을 설치하려다 아파트 주민들 반대로 무산된게 사실"이라며 "현재 화장실 설치문제때문에 아파트 주민들과 주택가 주민들 사이에 충돌이 있는 상태로 중재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주민들도, 주택가 주민들도 모두 관할내 주민들 맞습니다. 같이 낸 세금으로 공원이 조성돼 다듬어지고 편의시설이 들어서는데 다 같이 즐기고 누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장소가 인접한 아파트 주민들만을 위한 공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한발짝 양보해서, 깔끔하고 위생적인 화장실/세면시설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양보한다는 개념보다는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똑같은 서울시민, 영등포 구민이고 그 공원에서 다 같이 휴식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메낙골 근린공원 풍경. 이번에 분수대가 설치됐다. 분수대보다 화장실이 더 급한 실정인데 말이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메낙골 근린공원 풍경. 이번에 분수대가 설치됐다. 분수대보다 화장실이 더 급한 실정인데 말이다. ⓒ 윤태

 보기만 해도 깔끔한 메낙골 공원,
보기만 해도 깔끔한 메낙골 공원, ⓒ 윤태

 이 공원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이 공원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 윤태

 결코 작은 면적의 공원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안내표지판이 말이다.
결코 작은 면적의 공원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 안내표지판이 말이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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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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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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