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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대표 ‘모든 국민은 저자다’란 문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현재 국내 ‘저자 에이전시’ 중에서 눈에 띄게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정 Contents Agency’(이하 서정, 대표 김준호)가 표방하는 슬로건이자 명제가 바로 이것이다.
▲ 김준호 대표 ‘모든 국민은 저자다’란 문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현재 국내 ‘저자 에이전시’ 중에서 눈에 띄게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정 Contents Agency’(이하 서정, 대표 김준호)가 표방하는 슬로건이자 명제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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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저자다'란 문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현재 국내 '저자 에이전시' 중에서 눈에 띄게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정 Contents Agency'(이하 서정, 대표 김준호)가 표방하는 슬로건이자 명제가 바로 이것이다.

지난 2006년 본격적인 제2의 출발(김 대표 취임 이전에는 번역 에이전시 등도 했었다) 후 지속적으로 다양한 책을 기획하고 저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호평받고 있는 서정의 저력은 무엇일까. 그리고 국내 저자 에이전시의 필요성과 전망은 어떨까.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취업지망생, 그리고 효과적인 관리를 받길 원하는 저자 및 예비저자들, 좋은 기획도서 공급이 필요한 출판사들에게 '서정'은 어떤 의미일까.

요즘 주목받는 대중문화적 현상 중 하나는, 전문 저자 외에 평범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책을 쓰고 출간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힘들고 다른 분야에 비해 수익도 그리 높지 않은(베스트셀러가 탄생할 경우는 예외지만 일반적으로 책 인세 수입은 그리 높지 않다) 책 쓰기, 그리고 저자로의 변신에 적극적인 것일까.

그 이유는 대중문화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힘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내밀하고도 소중한 이야기에 그 힘을 실어 책으로 내놓는 과정에 대한 관심과 매혹을 외면하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출판계 역시 사고의 전환을 통해 아마추어 저자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저자'란 오랫동안, 앞으로도 매혹적인 선망의 호칭이다.

모든 국민은 저자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막상 본격적인 저자로 변모하기엔 참 어려운 점이 많다. 출판산업이 전문화하면서 자신만의 콘텐츠에 대중성과 깊이를 접목하지 않으면 책의 저자가 된다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점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계약 및 본격 출간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도와주는 곳, 즉 저자 에이전시의 존재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출판선진국들에서는 저자들이 출판사와 직접 접촉하기보다는 저자 에이전시와 먼저 계약하고 난 뒤 에이전트들이 출판사와 의논해 책 출간 업무를 돕고 저자는 집필에만 전념하는 경우가 많다. 영미권은 물론 일본에도 무수한 저자 에이전시들이 출판사와 저자 사이를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그에 비해 아직 국내 저자 에이전시의 수는 적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외서의 번역출간에 관련된 '저작권 에이전시'만을 알고 있는 이들도 많지만, 몇 년 전부터 국내 저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그들의 저작을 기획출간하는 일을 돕는 저자 에이전시들이 늘고 있다. 물론 아직 저자 에이전시로서의 의미규정이나 자의식을 갖지 않고 그저 '기획사' 정도로만 칭하는 곳들이나 1인 출판기획자들이 저자 에이전시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지만, 최근에는 저자 에이전시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표방하고 적극적으로 저자와의 협력과 관리에 박차를 가하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는 '서정'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눈부신 활동으로 인해 출판사들은 물론 많은 저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서정의 김 대표를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정 사무실에서 만났다.

- 서정이 표방하는 '작가 에이전시'는 어떤 일을 하나요.
"보통 사람들이 책을 펴내려고 하면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무엇부터 써야 할지, 과연 이 이야기가 책의 내용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죠. 또 글을 써도 출판사의 문을 어떻게 두드려야 할지를 어려워합니다. 저희는 이런 저자들의 고민을 해결합니다. 가령 책의 기획 콘셉트를 저자와 함께 잡고, 이를 출판사에 제안하게 됩니다."

- 책을 기획하는 일이 전부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책을 기획하고 출판사를 선정하는 일은 기본적인 저희의 업무이지만 부분적인 것이죠. 저자와 상의하다 보면 저자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콘텐츠를 함께 연구하고, 이를 저작물로 기획합니다. 책은 그 일부이지요. 강연이나 각종 교육 분야도 저작물의 일환인 것입니다. 또한 책이 나오게 되면 출판사들이 홍보를 하지만 서정에서도 적절히 협력 지원하는 홍보 전략을 세우기도 하죠. 예를 들면 저자 강연회, 오디오북 제작 등 출판사 마케팅과는 별도로 저자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 주로 어떤 책을 기획했나요.
"2006년에는 <이범의 공부에 반하다>, 2007년에는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 이 각각 교육과 여행 분야에서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2007년에는 저희가 기획한 책들이 21권이나 나왔죠. 한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는 저자 에이전시 또는 기획사들이 많은데, 서정은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획도서들을 내놓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저자 에이전시들이 출판사와 협력해 책을 출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지속적으로 기획출간을 성사시켜 왔다는 점 때문에 저자 여러분들이 서정을 주목해주시고 찾아주셔서 기쁩니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꾸준히 다양한 책들을 좋은 출판사들과 함께 내놓고 있습니다. 교육과 여행 분야를 비롯해 재테크·자기계발 등의 실용 분야 책들을 많이 기획하지만, 그 밖에도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등의 장인정신을 갖고 있는 인물을 실용적으로 풀어내는 등 다양한 분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경제현실에서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지 말고 구체적으로 위기 극복을 돕는 책들도 이제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런 책들도 적극 기획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대출 전문서로서, 대출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대다수 서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인 <대출의 기술> 등이 대표적이죠."

김 대표가 취임한 2006년부터 본격적인 저자 에이전시로 변모한 서정은 꾸준히 주목받는 책들 및 히트작들을 내놓았다. 2006년에는 <이범 공부에 반하다>가 교육 분야 베스트셀러였고 2007년에는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이 여행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기도 했다. 모든 분야에 걸쳐 책을 기획하고 있지만 특히 교육 분야에서 풍부한 저자 인맥과 우수한 저서들을 갖고 있는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중학생 대상 실전공부법서 <통 공부법>을 비롯해 <논술 주제어 사전> <공부에 제대로 미치게 만드는 공부책> <학원 발가벗기기> 등 개성과 깊이를 자랑하는 책들이 대표적이다.

스토리텔링 자기계발서(소설의 재미와 자기계발서의 의미를 고루 갖춘 혼성장르. 대표적인 책으로 <배려> <마시멜로 이야기> 등이 있다) 분야 최초로 청소년 교육을 테마로 한 책들을 개발한 점도 '서정'을 주목하게 만드는 요소다. 최초의 청소년 교육 스토리텔링 자기계발서인 <계획>과 <습관>(이 책은 재미와 내실을 인정받아 중국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도 서정의 다양한 스토리텔링 자기계발서들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대출의 기술>을 비롯해 <미래형 부자들><한국의 재테크 천재들> <펀드투자 함부로 하지 마라> 등 다양한 저작들로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의 초밥왕'으로 불리는 안효주 요리명장의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역시 서정이 기획한 책이다.

- 어려움은 없나요.
"저자 에이전시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귀한 요소가 바로 저자 아니겠습니까. 저자는 서정에 있어서 '왕'이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계인' 같이 느껴질 때도 있죠. 관리, 그러니까 매니지먼트라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기획 및 계약 등에 있어서 일부 저자의 요구사항이 지나치게 많고 출판 현실에 맞지 않을 때는 힘들기도 하죠. 그렇지만 책 한 권 한 권이 그분들의 소중한 자산이기에 저자 여러분들께 진정성을 갖고 대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눈높이가 간혹 과할 경우는 출판현실을 잘 이야기해서 조율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저자들이 이해의 폭도 넓으시고 서정과 돈독한 관계를 가져주시는 데다가, 요즘은 본사 책들이 좋은 성과를 올리면서 저자들이 더 많이 찾아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출판사들이 원하는 저작들을 더 활발히 제공할 수 있어 금상첨화죠."

- 그동안 만난 저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가 있다면. 그리고 서정에서 기획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
"서정을 찾아주신 저자들 중에는 베테랑도 있지만 신인급들도 있습니다. 가능한 한 서정은 경력 못지않게 가능성도 많이 고려하는데요, 기존에 한 번도 책을 내지 않은 저자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가져온 집필안을 보니 좋은 내용이 담겨 있긴 했지만,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주관이 매우 강한 기획이었어요. 서정과 그분이 잘 의논하면서 그 집필안은 공감대 중심의 새롭고 정갈한 기획안으로 탈바꿈했고, 그분도 아주 열심히 따라오셨죠. 이미 그분은 2권의 책을 냈고, 저희와 다양한 책을 준비 중입니다. 올해 들어서는 개인 사무실도 마련하시고 이제 전문 작가이자 경영 컨설턴트로서 인생의 제2기를 걷고 계시는 그분을 보면서 고마움과 보람을 느낍니다. '동행'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죠. 물론 서정과 함께하시는 저자 모두가 소중한 동행인들입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모두 그리고 앞으로도 모두'라고 대답하고 싶군요."

서정이 구체적인 실적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보니 국내에서도 저자 에이전시의 위상에 대한 시각이 점차 바뀌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저자 에이전시가 갈 길은 멀고 일부 편견들도 극복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저자 및 예비저자들이 서정을 찾고 있으며 저자 에이전시의 필요성에 공감해줘서 기분이 좋고, 출판사들도 과거에 비해 저자 에이전시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로 적극 변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사실 저자 에이전시가 많아지고 영향력을 가질수록 저자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열린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최고의 인기 작가가 된 조앤 롤링도 크리스토퍼 리틀이라는 에이전트의 노력으로 신인에 대한 출판계의 편견을 넘어 책을 출간하게 되었음은 유명한 일이다.

다양한 출판사들과 거래하며 신뢰를 쌓아서 '이 에이전시에서 보내준 원고라면 우선 읽어봐야겠다'는 믿음을 출판사들에게 주었던 에이전트의 노력이 없었다면 수많은 원고가 매일 도착하는 출판사들이 롤링의 원고를 제대로 읽어볼 확률은 매우 낮았을 것이다. 또한 최근 유행하고 있는 '블로거들의 인터넷 공개 글들을 책으로 내는 일'(이런 책을 '블룩blook'이라고 한다) 역시 미국의 케이트 리 등 몇몇 에이전트들이 처음으로 시도해 출판사들에게 평소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제 에이전시를 통해 출판사와 접촉하지 않고 단독으로 출판사와 직접 접촉하는 것이 여러 모로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을 선진국 저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는 국내 저자들 역시 그것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서정이 걷는 길을 앞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 앞으로 서정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현재에는 저자 에이전시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데, 점차 콘텐츠 에이전시로 규모를 확정하려고 합니다. 세상 모든 것이 콘텐츠이며, 콘텐츠는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캐릭터 등으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죠. 이들 콘텐츠를 개발하고 좋은 저자들과 함께 가꾸어나가며 그것을 성공시켜줄 수 있는 곳들과 협력해 성공작을 만드는 등 본격적인 콘텐츠 에이전시로서의 비전을 열어나가려고 합니다. 더 큰 비전도 있지만 아직은 공개하기 이르고요, 일단 넓은 시야와 목표도 갖되 지금 하는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특히 더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며 인간적인 저자관리 및 참신한 출판기획을 이뤄나가는 게 우선의 목표죠, 지금의 최선이 쌓여 미래의 최고가 되는 거 아닐까요."

영화 제목 중에 <남자는 여자의 미래다>라는 것이 있다. '모든 국민은 저자다'란 명제 하에 오늘도 좋은 저자관리, 좋은 책 기획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서정을 비롯한 국내 저자 에이전시들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때, 저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더 좋은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그러니 저자 에이전시의 꿈은 저자의 꿈이기도 하고, 저자 에이전시가 그리는 미래는 결국 저자의 미래 아닐까.

※ 후기: 김 대표는 <영어에 성공한 사람 17인이 털어놓는 영어 학습법>이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저자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최고의 저자 매니저이자 콘텐츠 전문 기획자로 공인받는 날까지 변함없이 노력하겠다는 프로다. 나중에 서정을 반석 위에 올리고 나면 또 다른 책을 써볼 생각이라는 그의 말을 들으니, 서정의 미래뿐 아니라 김 대표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졌다. 개인의 미래에 대한 파파라치적 궁금증이 아니라, 재능과 열정을 겸비한 이들이 벌이는 판이 커질수록 세상은 더욱 더 재미있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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