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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지난7월 31일 오후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회담에서 18대 국회 원구성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만나 악수 하고 있는 모습.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지난7월 31일 오후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회담에서 18대 국회 원구성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만나 악수 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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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사고를 쳤다. 여야가 합의한 장관청문회를 청와대가 거부하고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던 호기를 순식간에 접어 버렸다.

그리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사이좋게 원내구성에 합의한 것이다. 그것도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해임안에 이명박 대통령이 서명하던 그 날,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던 촛불의 울분이 극에 달한 그 날 말이다.  당 내외의 비판에 부딪혀 총리 국회 출석과 가축법 개정을 관철시키겠다고 하긴 했지만 이는 촛불시위 민심을 원내로 수렴하겠다는 것을 등원의 명분으로 삼았던 자신들의 말을 스스로 뒤집은 것에 다름 아니다.

사실 국민들에게 민주당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희망의 대상도 아니다. 한나라당에 근접한 정당 지지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는 반이명박 정서의 확장에 따른 반발 지지율일 뿐이다. 흥행에 실패하여 썰렁했던 당대표선거를 기억해보라.

100만이 모인 촛불광장에서 민주당을 향하던 손가락질을 생각해보라. 민주당은 과반을 넘던 제1당에서 개헌저지선도 지키지 못한 처지의 야당으로 전락하며 이미 한 차례 국민들에게 심판 당한 정당인 것이다.

민주당은 왜 스스로 몰락의 길을 가는가

이렇게 애정과 관심에서 밀려난 민주당이 지금 관심사가 되는 것은 그들이 '자살'에 가까운 선택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구태정치의 표본인 민주당과 통합하여 총선을 치를 때 그러했다. 정치철새 김민석과 정치적 파산자인 노무현의 적자 안희정을 최고위원에 등장시킬 때 이미 신선함을 잃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합법을 가장한 공안통치를 가속화하고 있는 현재 아무런 저항 없이 항복에 가까운 자살 합의를 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안통치로 촛불이 비록 소강상태로 들어가고 있지만 결코 꺼진 것이 아니다. 지역으로 학교로 현장으로 촛불은 더 크게 타오를 준비에 들어가고 있는 상태다. 이명박 정부 임기 5년간 촛불은 형태를 달리하며 대장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너무도 중요하다.

원내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독선 정치를 제어하고 촛불의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 민주당의 임무다. 민주당이 원내에서 제 몫을 한다면 촛불 대장정의 염원은 빠르게 이루어 질 것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실망이 쌓인다면 촛불의 민의는 끝내 민주당을 용도폐기 할 것이다.

혹여 달리 대안이 없기에 결국 민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나태한 정치학을 반복하고 있지 않나 우려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지난 대선에서 경험하지 않았는가. 여야 1:1 구도를 만들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국민들은 박빙의 승부를 연출해주리라 자신하던 신념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 대선의 참패에서 절감하지 않았는가.

국민이 원하는 것은 타협의 정치가 아니다

2007년 4월 한미FTA반대 단식중인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
 2007년 4월 한미FTA반대 단식중인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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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이란 정치의 연장이지, 의정활동이 정치 자체일 수는 없는 법이다. 정치란 국민의 바람을 받드는 길에 정도가 있다. 제 아무리 여야합의를 내세워도 국민의 바람을 뒤로 한다면 이는 정치의 도를 벗어난 몰락의 길이다.

지금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치는 타협없이 국민을 대변하는 정치다. 필요하다면 곡기를 끊고 더 필요하다면 의원직 총사퇴를 내걸고 서라도 민의를 대변하겠다는 결기가 절실하다.

그래서 한미FTA 협상을 반대하며 단식투쟁 하던 천정배가 그립다. 3보 1배로 참회하던 추미애의 정치가 그립다.

원혜영식 타협정치를 구경할 만큼 지금이 한가로운 시기인가? 노무현 정부 아래서 여당 의원의 신분이었음에도 단식을 결행하던 그때 보다 천정배에게는 지금이 더 한가로운 시기인가.

열린우리당의 총선을 저지하기 위해서 몸을 던지던 추미애에게는 지금이 더 평화로운 시기인가? 민의로부터 멀어지는 당을 놓고 말도 행동도 아끼는 민주당내 개혁 세력의 행보는 참 모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김문주 기자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새사연(http://saesayon.or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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