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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해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언니 김옥희씨에게 30억원을 건넨 김종원 이사장. 그는 '버스업계의 실력자'로 등장하기 시작한 2003년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해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언니 김옥희씨에게 30억원을 건넨 김종원 이사장. 그는 '버스업계의 실력자'로 등장하기 시작한 2003년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 시사프리신문

김옥희씨 공천헌금 수수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수일에 걸친 계좌추적을 통해 김씨에게 건네진 30억여원의 사용처를 대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김종원 서울시버스운동사업조합 이사장이 김옥희씨에 건넨 돈은 총 30억3000만원. 이 가운데 25억4000만원이 한나라당 공천 발표 이후 김 이사장에게 돌아왔다. 또 김 이사장이 돌려받지 못한 나머지 4억9000만원의 사용처도 계좌추적을 통해 거의 드러난 상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8일 "계좌추적의 목적은 최종 사용처를 추적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옥희씨 계좌나 그의 가족계좌에 들어간 돈이 다시 인출돼 어디에 쓰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은 돈은 밝혀졌지만 제3자 의혹은 그대로

 

이 관계자는 "(김 이사장에게 반환되지 않은 돈은) 대부분 오피스텔 보증금을 내고, 손주에게 외제차를 사주고, 기존 채무를 갚는 것 등에 사용했다"며 "특히 증권선물계좌에 2억원을 투자했다가 1억5000만원을 손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종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은 금액은 1억원 미만이고 그 외는 대부분 (사용처가) 드러났다"고 말한 뒤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은 금액은) 8000여만원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4억9000만원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대부분 확인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는 의문점이 있다. 왜 김옥희씨가 김종원 이사장에게 받은 돈을 자기 계좌나 가족 계좌에 바로 입금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김옥희씨는 김종원 이사장에게 10억원(지난 2월 13일), 10억원(2월 25일), 10억3000만원(3월 7일) 등 총 30억3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이 중 20억원을 김 이사장이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인 3월 26일 자신의 계좌에 입금했다. 문제의 돈을 '제3자'에게 보냈다가 김 이사장의 공천 탈락 이후 되돌려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의혹과 관련, 앞서 언급한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옥희씨 본인이 '그냥 가지고 있었을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미 "정치권 등으로 유입된 돈은 현재까지 없다"고 의혹을 일축하면서 "다만 김옥희씨 통화기록에 정치권 인사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옥희씨는 '청와대나 한나라당 등에 공천을 부탁했다'는 의혹에는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은 채 말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옥희씨 "청와대·검찰이 나를 사기꾼으로 몰아"

 

이와 함께 김옥희씨 계좌에 김종원 이사장이 건넨 공천헌금 외에 1억원 미만의 돈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 계좌에) 별도로 유입된 돈은 1억원 미만"이라며 "그 부분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공천헌금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씨의 추가 공천장사 의혹도 조사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김종원 이사장 소환 시기와 관련 "소환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통보를 하지 않았다"며 "공직선거법 적용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라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원 이사장으로부터 3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옥희씨가 구속 1주일 만에 처음으로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8일자 <국민일보>에 따르면,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청와대가 검찰과 짜고 나를 사기꾼으로 몰고 있다"며 청와대를 향해 "5년 안에 복수하겠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구체적 사실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도 나만 사기로 몰고 끝내려고 하고 있다"며 "나만 처리하면 (공천비리가) 괜찮아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청와대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국민일보>는 "김씨는 공천대가로 30억3000만원을 건넸던 김종원 이사장을 청와대가 비호하고 있다며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청와대와 김 여사 등을 강하게 원망했다"고 전했다. 또 김씨는 "아들과 손자가 구치소로 찾아왔었지만 얼굴도 보지 못하게 했다"며 "체포될 때 입은 옷을 아직도 입게 하는 등 검찰의 조치가 심하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를 받다보면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김씨가 '검찰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거나 항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옥희#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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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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