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신 : 오후 5시 30분]
 
일단 회생한 '홍 반장'... "당내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 위기 수습
 
위기에 몰린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4일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어 대야 협상 등 최근 원내 상황과 관련해 격론을 벌였지만, 결국 "홍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쪽으로 결론을 모았다.
 
1시간 40분 동안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 '친이' 직계 의원들은 홍 원내대표의 대야 협상 태도와 관련해 "양보만 했지 얻은 게 없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지금은 원내대표에게 일임할 때"라며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홍준표에 날 세운 '친이 직계'... "우리가 얻은 게 뭐냐"
 
의총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서 정태근·권택기·안형환·진성호 등 '친이' 성향 의원들은 홍 원내대표가 그간 민주당과 협상에서 양보를 많이 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태근 의원은 "여당이기 때문에 야당에 양보 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얻은 게 너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의원은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민주당을 상대로 제기한 모든 민·형사상 소송을 전격 취하한 데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상대쪽이 고소한 우리 측 진수희 의원,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 등은 이미 벌금형 등을 선고 받았는데, 우리만 왜 모두 취하해주느냐"는 것이다.
 
또 안형환 의원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맞붙는 것처럼 보이는 사태는 막아야 했다. (당이) 대통령은 보호해줘야 한다"며 최근 원 구성 협상 결렬 배경에 청와대가 개입된 것처럼 비친 점을 비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 협상에서 MBC 'PD수첩'의 증인 채택이 무산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진성호 의원의 주장이었다.
 
진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를 비판하면서 잘못을 사과하시라고 말했다"며 "'PD수첩'을 증인 채택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다"고 말했다.
 
반면, 안효대·한선교 의원 등은 홍 원내대표를 감싸며 힘을 실어줬다.
 
참석 의원들에 따르면, 안효대 의원은 "전장의 장수가 전쟁 과정에서는 일보 후퇴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원내대표를 뽑았으면 일단 일임하고 잘못이 있으면 나중에 책임을 지도록 하면 된다, 도중에 원내대표에게 '태클'을 걸면 안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소통에 힘쓰겠다"... 의원들 불만 수습
 
이날 홍 원내대표는 자신을 향한 당내의 불만을 짐작한 듯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을 통해 대야협상 과정의 뒷얘기를 의원들에게 모두 털어놨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제동으로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도된 데 대해 "청와대에 책임을 전가한 게 아니다. 박희태 대표와 미리 법률적인 부분을 상의해 청와대에 이런 의견을 전한 것"이라며 "청와대의 사인을 받고 움직인 것이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앞으로 의총을 자주 열어 의원들의 의사를 (원내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당내 소통에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의총으로 홍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완전히 사그러들지는 의문이다. 의총에 참석했던 한 '친이' 직계 의원은 홍 원내대표를 두고 "반성문을 쓰는 자세로 임하겠다면서 이건 이래서 오해고, 저건 저래서 오해라며 미리 공격 받을 거리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더라"며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깎아내렸다.
 

 

[1신: 4일 낮 12시]

 

홍준표 원내대표 "주말에 대통령과 다 풀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4일 취임 후 맞은 최대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신이 주도해온 대야협상 내용을 놓고 불만을 제기했던 청와대 측에 대해서는 이미 '해명'이 끝났음을 시사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날 오후 열리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친이' 직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동안의 여야 협상과 원내 운영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여 그의 의도대로 상황이 정리될지 주목된다. 

 

홍 원내대표는 그간 '홍 반장'으로 불리며 당내에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과 원 구성 협상 결렬 과정에서 빚어진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당내에서조차 공격을 받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제시되는 의견을 적극 경청하고, 자신의 속사정도 소상히 설명해 의원들의 불만을 '정공법'으로 풀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당·청 신뢰에 문제? 주말에 정리"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직후 일부 기자들과 만나 "자꾸 언론에서 당·청 관계의 신뢰 문제를 걸고넘어지는데 주말에 (대통령과) 간접적으로 (의견교환을 해) 정리가 끝났고, 다 풀었다. 청와대와 싸울 일 없는데 왜 자꾸 싸움을 붙이려 하느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통령이 자신을 두고 '실망'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격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얘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자신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도 적극 반박했다.

 

의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지난 원 구성 협상과정에서 홍 원내대표가 민주당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것. 지난 협상에서 양당은 법사위·농수산식품위·지식경제위·환경노동위·여성가족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갖기로 합의했으나 결렬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홍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특위를 제외한 모든 협상의 내용은 사전에 최고위원회의에 모두 보고해 승인을 받은 내용"이라며 "만석꾼이 조금 더 얻으려고 싸우면 안 된다. 양보하고 안 하고를 떠나 정국안정의 책임은 여당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도 성공한 지도자로 남으려면 중립적인 통치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여·야·정 원탁회의도 제의한 것"이라면서 야당과의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민주당의 인사청문특위 주장은 예상치 못한 부가적인 사항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터져 나온 돌발변수는 원내대표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에 너무 많이 양보했다? 만석꾼이 조금 더 가지려고 싸워선 안 돼"

 

홍 원내대표는 협상 전 당·청간 사전조율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원 구성 문제는 청와대와 조율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다만 인사청문특위 문제는 청와대가 당사자이기 때문에 (회담 도중) 의견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 지난 대선과정에서 민주당이 제기한 모든 민·형사상 소송을 전격 취하한 데 대한 당 일각의 불만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을 타도, 경멸, 경쟁의 대상으로 삼는 정권은 성공한 전례가 없다"며 소송 취하가 야당과 화합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총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친이' 직계 의원들의 비판 수위가 어느 정도에 달할지, 홍 원내대표가 이를 어떻게 뚫고 나갈지가 주목된다.

 

의총에 앞서 안국포럼 출신의 한 의원은 "오늘(4일) 의총에서 홍 원내대표의 원내 운영과 관련해 (비판) 발언을 할 의원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 구성을 비롯해 대야 협상에서 홍 원내대표가 야당에 너무 많이 양보해온 점, (BBK 주가조작 의혹 등) 대선 때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와 관련한 소송을 일방적으로 취하한 점 등이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홍준표, #한나라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