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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회 법륜 스님께서 지난 5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굶어죽어가는 북한동포를 위한 70일 단식을 하셨습니다. 내 배가 부르면 굶어죽어가는 북한동포의 배고픔을 알지 못한다, 하시며 단식을 시작하셨습니다. 49일이 지나 단식을 끝내려 했으나 북한동포의 이 죽음을 외면하는 많은 사람들의 죄를 대신 속죄하는 마음으로 21일간 단식을 더 하셨습니다.

 

저는 하루에 4, 5천 명씩 북한동포가 굶어죽어감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 자식이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사달라는 물건은 사줬고, 굳이 안 먹겠다 해도 맛있는 걸 골라 먹였습니다. 저는 제 자식이 너무나 귀해서 늘 '우리 귀한 딸'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북한 동포도 자기 앞에서 굶어죽어가는 그 자식이 얼마나 귀한 자식이었을까요. 북한 동포도 자기를 남겨두고 먼저 죽어가는 부모와 형제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을까요. 딸을 굶겨 죽지 않게 하려고 백원에 팔아야 하는 그 엄마의 심정을 오죽 했을까요.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습니다. 북한 동포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북한 동포의 배고픔을 알지 못해 도와주지 못함이 너무나 미안합니다. 내 입에 들어가는 것만 좋은 걸 찾고, 내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만 신경쓸 줄 알았지 바로 내 이웃의 굶어죽는 고통은 몰랐습니다. 아니 외면했습니다. 21세기에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라도 마음을 냅니다. 내 삶을 좀더 아끼는 삶을 살며 그 돈을 모아 한명의 생명이라도 살리는 일에 동참하겠습니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려주는 것보다 더한 공덕은 없다고 했습니다. 적어도 이 땅에 함께 태어난 우리 민족이 서로 돕고 살았다는 말을 후손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로 15조를 내다 버리면서 북한 동포에게 2조원의 먹을 것을 제공하지 않아 수십만을 굶겨죽였다는 기록이 역사에 씌여지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 역사의 한줄이 우리 민족의 앞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제발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지금 정토회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받고 있습니다. 긴급하게 우리 정부가 20만톤을 지원하지 않으면 북한의 아사자 수는 9월이 되면 60만명에 다다를 것이라 합니다(좋은 벗들). 1994-1998년 북한의 고난의 행군시기 300만명의 아사자가 또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함께 동참해 주십시오. 이명박 대통령이 굶어죽어가는 북한동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여러분이 촛불을 들어주십시오.

 

아래 글은 법륜스님께서 70일 단식을 마치며 보내는 글입니다(일부 편집했습니다.)

 

여러분께

 

저는 오늘로써 북한동포를 위한 70일 단식기도를 마칩니다.

북쪽에서 우리가 지원하는 식량을 받겠다고 공식적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불보살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처음에 북한 동포들이 겪는 배고픔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그들을 그 고통에서 구제하겠다는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7,7 (49일) 원력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동포들의 죽음을 외면한 우리의 죄업을

대신 받겠다는 3,7 (21일) 참회기도를 다시 더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로써 7,10 (70일) 단식기도를 회향합니다.

그러나 저의 기도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북한 동포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또 죽음을 방관한 우리의 어리석음을 참회하기 위해서

여러분과 함께 정진하겠습니다.

지금 몸은 많이 야위었지만 마음은 아주 가볍습니다.

그 동안 여러분들께 걱정을 많이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또 걱정해 주시고 마음 써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몸도 마음도 가볍게 가지고,

그것이 옳은 일이라면 시류를 거스르더라도,

또, 세상 사람들에게서 온갖 오해와 비난을 받더라도

불퇴전의 신심으로 중단 없는 정진을 계속 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거대한 역류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역류의 물결에 내던져져 거센 물결의 저항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류의 물결을 거슬러 저 언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이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맙니다.

 

저는 이 길을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가겠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용맹정진 합시다. 감사합니다.

 

2008. 8.3

법륜 합장

덧붙이는 글 | 북한동포들을 살리기 위한 식량지원에 많은 후원을 바랍니다. 

국제구호단체인 JTS를 통해 1만톤의 식량을 민간차원에서 먼저 보내기 위해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www.jts.or.kr <문의전화> 02-587-8992

북한의 식량난 소식은 이곳에 들어가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www.goodfriends.or.kr/foodcrisis   

인도적 긴급식량지원을 위한 100만인 서명을 꼭 부탁드립니다!
    <100만인 서명하러가기> www.jungto.org/activity/activity8.html


태그:#법륜스님 , #북한동포,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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