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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네오는 가상현실과 현실을 넘나들며 인간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가상의 현실은 상상의 세계와는 비교되지 않는 진보된 공간이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의 결과는 언젠가 현실이 된다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이론이 있다. 현재 우리는 이미 가상현실을 현실로 체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 전완식 '작가노트' 몇 토막

 

사람의 끝없는 상상력이 낳은 가상공간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요즈음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가상공간을 현실처럼 여기며 밤낮 가상공간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사실, 가상공간은 현실에서 바라보면 착각과 착시의 공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그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모든 것이 현실처럼 여겨지는 것이 가상공간의 이중성이기도 하다.

 

'환시미술'(독특한 상상력과 환상을 담아내는 미술)을 하고 있는 작가 전완식 교수는 가상현실이야말로 상상의 세계보다 훨씬 더 앞선 공간이라고 말한다. 전 교수는 이와 함께 고대 그리스인들의 이론을 끄집어 내 가상현실은 언젠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현실로 나타난다고 못 박는다.

 

전 교수의 이 같은 말을 듣고 있으면 인간 상상력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에 빠진다. 사람의 시작도 끝도 없는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형이상학적인 또 하나의 세상 가상현실. 가상현실은 어찌 보면 '채워도 채워도 결코 넘치지 않는' 사람의 무한한 욕망과 새로운 이상세계를 꿈꾸는 희망의 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은 강렬한 확산이다!

 

"상상하는 것에 대한 주체인 인간이 나의 주된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중에서도 여자를 거의 모든 소재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나의 교육경험에 비춰 볼 때 여학생들이 보다 다양하며 순간적으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감성의 소유자라는 경험이 바탕이 되었고, 그중에서도 아름다움을 전체적인 테마로 삼아 진행하고 있다."    

 

'아름다움은 강렬한 확산이다!'라고 말하는 환시미술작가 전완식(42·한성대 예술대학) 교수가 작품전을 연다. 지난 2006년 12월 '디스토피아에 희망을'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전 교수는 이번 작품전에서 사진보다 더 정밀하게 그려낸 아름다운 여인들의 다양한 매력이 담긴 20여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30일(수)부터 8월3일(일)까지 5일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열리는 '2008 골든아이 아트페어'(GOLDEN EYES ART FAIR 2008)가 그것. 이번 행사는 '2008 골든아이 아트페어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오픈옥션 등이 주관한다. 후원은 국무총리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미술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일보.

 

오픈식은 30일(수) 오전 11시. 일반인 전시는 31일(목) 오전 11시부터 8월 3일(일) 오후 2시까지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일요일은 오후 6시까지).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작가 전완식 외에도 국내외 작가 184명과 갤러리 10개, 미술관련 10여 개 업체가 함께 참가해 회화, 조각, 미디어 등 국내외 현대미술작품을 한꺼번에 전시한다는 점이다.

 

 

가상현실을 만드는 인간의 상상력의 출발점은 어디?

 

"나는 프로이드가 말하는 유년기 시절의 경험과 사고가 꿈이라는 형식으로 나타난다는 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샤갈이 꿈의 내부를 그렸다면 나는 꿈 또는 가상현실로 다가가는 인간 상상력의 출발점을 그린다. 이 출발점에서 나타나는 자기 현실과의 분리과정이 스스로 유체이탈처럼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향한 즐거운 탐험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 전완식은 그동안 환시미술을 통해 반전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작품 속에서 서정적이지만 그로데스크(초현실적 괴기성)한 이미지로 디스토피아(유토피아의 반대)를 보여주면서도 거꾸로 유토피아를 이야기하는 독창적인 세계를 펼쳤다. 하지만 지난 2006년부터 메시지의 전달방식을 바꾸어 '여성의 아름다움' 그 자체를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이번 작품전도 마찬가지다. 그는 전시 작품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직설적이고도 환상적으로 그려낸다. 그의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신표현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이 아름다운 포옹을 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다양한 색채를 이용한 여성의 신비한 모습들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이번 작품전의 특징은 모든 그림의 소재를 여성으로 삼고, 모든 그림의 주제를 신비한 아름다움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특히 사진보다 더 정밀하게 표현한 여성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는 극사실주의의 세계를 선물한다. 극사실주의(하이퍼리얼리즘)란 '묘사의 상세함을 뛰어넘어 상황에 충실한 작품' 혹은 '지나치게 내면의 세계와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여자를 예쁘게 그리는 것은 쉽지 않다

 

"진보된 세계의 경험을 위한 첫 단초를 향한 작업의 진행은 나 스스로에게도 유익하며 즐거운 시간이 되고 있다. 이번 작품의 관점은 198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일어났던 신표현주의(Neo-Expressionism)와 맥을 같이 하며, 추상적 표현들 사이에 나타나는 사실적인 표현을 통해 현실에서 이탈하는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작가 전완식은 이번 작품전에 앞서 "아름다움을 전체적인 테마로 생각하는 것은 늘 사건 사고로 얼룩져 있는 우리의 일상을 좀 더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그는 "여자를 예쁘게 그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붓의 손놀림 한번만 어긋나도 아름다움은 파괴된다"고 못 박는다.

 

그는 이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지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노력해야 하는 공동의 임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기도 하다"며 "우리가 만들고 가꿔야 하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작업을 통해 아름다움으로 다가가는 즐거운 상상의 시작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 전완식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지난 2001년부터 홍익만화창작전과 수와조형전, 아시아 4개국 국제작품전, 한국기초조형학회 국제작품전 등을 여러 차례 연 바 있다. 지금은 한국기초조형학회 회원과 국제에니메이션 필름협회 이사, 한국미술협회 미디어 아트 회원, 한국에니메이션학회 정보매체 이사 등을 맡고 있다.


태그:#작가 전완식, #코엑스, #환시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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