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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PD협회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가 이명박 정권의 수족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방통심의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독립PD협회 소속 회원 23명은 22일 낮 12시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방통심의위의 <PD수첩>, <뉴스9>에 대한 정치심의 부실심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16일 최종 심의를 통해 광우병의 위험성을 보도한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중징계를, KBS 특별감사를 보도한 <뉴스9>에 대해서는 '주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같은 날 심의결정이 나오기 전, 한국PD연합회 등이 속한 '방송인총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방통심의위를 규탄하고 부당심의를 중단할 것을 경고했으나, 심의결정은 이들의 요구와 어긋나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방통위, 올림픽 금메달 딴 사람에게 사형선고"

 

한국PD연합회 회원사인 한국독립PD협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방통심의위의 심의결과에 반대하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약 30분 동안 이루어진 이번 기자회견은 한국독립PD협회 회원들의 규탄발언과 자유발언, 성명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은 한학수 MBC PD협회 사무국장의 규탄발언으로 시작됐다.

 

한 사무국장은 "(<PD수첩> 제작진이) 전 국민의 안전을 우려해 프로그램을 제작했을 뿐인데 중징계를 내린 것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사람에게 사형선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사과방송 명령에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권이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걱정이지만, PD들과 연대해 싸워나가겠다"고 방송독립을 위한 투쟁 의지를 밝혔다.

 

김세건 한국독립PD협회 부회장은 "<PD수첩>과 <뉴스9>에 대한 부실심의, 정치심의를 규탄하고 이명박 정권의 YTN, KBS, MBC 통제는 독재를 위한 것"이라며 "방통심의위는 법적, 역사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사무국장과 김 부회장의 규탄발언 후 협회원들은 "부정심의 자행하는 방통위는 각성하라", "권력에 시중드는 최시중은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친 뒤 자유발언을 시작했다.

 

"방통심의위원은 영혼도 없는 허수아비"

 

복진오 한국독립PD협회 부회장은 "많은 사람들의 민주화투쟁으로 방송의 민주와 자유를 쟁취했는데 현 이명박 정권은 오히려 이를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언론 종사자들의 싸움은 좌·우파 간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 나라의 올바른 언론을 지키기 위한 자유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복 부회장은 "현 방통심의위 6명은 영혼도 없는 허수아비임을 스스로 보여준 꼴"이라며 "방통심의위에게는 '무뇌아'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회원은 "우리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고 믿었는데, 그 신용이 무너졌다"며 "앞으로 방송 독립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발언을 마친 후 이어진 기자회견문 낭독에서 최영기 한국독립PD협회 회장은 "방통심의위의 정치, 부당, 부실 심의 자행은 치명적 오류이며, 이명박 정부는 언론 장악에 대한 검은 이빨을 거둬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폭력적으로 연출권을 왜곡하고 있어"

 

다음은 한국독립PD협회 최영기 회장과 복진오 부회장, 윤성일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

 

- 현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이렇게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의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정부가 희망과 비전을 보여줄 시점인데,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것이 가장 괴롭다. 언론은 칼의 양날이다. 잘 쓰면 유용하지만, 잘 못쓰면 국민들에게 큰 해를 입힐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 정부에 의한 언론왜곡으로 인해 국민들이 입는 피해는 말로 다 할 수 없다."(최영기 회장)

 

- 20일 열린 고위 당정회의에서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사퇴시킬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최 위원장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많이 있다”고 대답한 바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바로 그러한 착각을 깨기 위해 독립PD협회가 일어난 것이다. 최시중의 전 한국갤럽소장 연구소 회장으로, 여론을 주무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방송을 맡겨서는 안 된다.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할 대상은 오히려 최시중이다."(복진오 부회장)

 

- 지금 현재 재직중인 PD로서 한국 언론의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심정은 어떠한가.

"과거 박정희정권 이후로 정부의 언론탄압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이명박 정부가 폭력적으로 연출권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황당함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윤성일 사무처장)

 

- 방통심의위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수정하지 않을시 한국독립PD협회는 앞으로 어떠한 방침을 취할 것인가.

"방통심의위는 심의규정을 철폐하고, 최시중은 사퇴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계속해서 한국PD연합회와 연대하여 방송독립을 지켜나갈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파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한국독립PD협회가 그동안 방송의 주변인이었다면, 이제는 주체로 돌아올 것이다."(윤성일 사무처장)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하민지, 편은지 오마이뉴스 인턴기자가 공동 취재 및 작성했습니다.


#한국독립PD협회#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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