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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17일 저녁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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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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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제헌절을 맞아 부산시청 광장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우병 부산시국회의'는 17일 저녁 7시 20분부터 8시 50분까지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전국청소년연합'이 처음으로 깃발을 들고 이날 집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5월 3일 서면에서 시작한 촛불집회는 이날로 48회를 맞았다.

촛불집회를 열기 전 시청 광장에는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펼쳐졌다. 민주노총부산본부 자주통일실천단은 축구 골대를 만들어 놓고 그물망에 '폭력경찰 어청수' '미친소와 부시' '귀먹은 이명박' '꼴통언론 조중동'이라고 붙여 놓고 시민들이 공을 차서 맞히게 했다.

광장 앞쪽에는 "헙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고 쓴 대형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 촛불집회는 <헌법 제1조> 노래를 부르면서 시작됐다. 이날 촛불집회 사회를 본 안준용 광우병부산시국회의 상황실장은 "이 땅에서 헌법 제1조의 정신이 짓밟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함께' 회원들이 17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신문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다함께' 회원들이 17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신문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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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발언이 이어졌다. 부경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청년은 독도 문제를 말하면서 "일본도 문제지만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이명박 대통령의 저자세 외교가 더 문제이며, 미국산 쇠고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노정연씨는 광우병 대책회의 간부로 구속된 황순원씨의 후배 노정연씨도 발언을 했다. 그는 "황순원씨는 국민을 위해 촛불을 들었는데 잡혀 갔다. 그를 촛불영웅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번 주말 서울구치소에 면회하러 갈 건데 부산시민들이 '무죄'라 했다고 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대 총학생회 부회장인 김민철씨는 "경찰이 오늘 촛불집회를 불법이라고 하는데, 제헌절에 경찰이 막나가자는 거냐"며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느냐. 국민을 지키기 위한 촛불인데 이게 무슨 불법이냐"라고 말했다. 그는 "제헌절을 맞아 국민들이 헌법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면서 "경찰이 오늘 부산으로 와서 실적을 올리려고 하는데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 골대를 만들어 놓고 시민들이 공츨 차고 있다.
 축구 골대를 만들어 놓고 시민들이 공츨 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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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지나가는 시민'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은 위장전입에 의료보험료도 안냈는데 국민한테는 법을 지켜라고 한다"면서 "요즘 강남 사람들은 대통령도 위장전입했는데 우리도 하면 안되느냐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우리는 한나라당에 절대 의석을 안겨주었는데, 이 모든 것이 투표를 잘못한 결과"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같은 야당한테 잘하라고 하기도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대학생 3명이 케이크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부산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도왔던 자원봉사자 2명이 17일과 18일에 생일을 맞았다며 두 사람을 불러내 소개했다. 한 주인공인 손인미씨는 "오늘이 생일인데 촛불시민들 앞에서 케이크를 받으니 감동이다.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또 다른 주인공인 전위봉씨는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그동안 촛불집회가 열릴 때 음향을 담당해 왔다. 그런데 어제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께서 경찰서에서 뭐가 왔다면서 보여주었다. 어머니는 그 내용을 잘 보지 않았는데, 경찰서에서 온 두 번째 소환장이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3차 소환까지 응하지 않으면 수배자가 될지 모른다. 그러면 집에도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을 생각이 없다. 끝까지 시민들과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17일 저녁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17일 저녁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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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청소년연합회 회원인 배아무개양은 "'전청련'으로 활동한 지는 오래됐는데, 그동안 깃발이 없었다. 비용도 없어 만들지 못했는데, 얼마 전 도안을 해서 간판집에 갔더니 아저씨가 '좋은 곳에 쓴다'며 공짜로 만들어 주시더라"고 소개했다.

배양은 "오늘이 제헌절인데 학교에서 헌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촛불을 드는 것은 우리의 자유이고 나라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면서 "헌법 1조부터 130조까지 모두 지켜질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발언 중간에 노래 공연도 펼쳐졌다. 부산시국회의는 지난 12일 촛불집회 때 대형현수막에 쓴 격려문을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수배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 때는 수배자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촛불집회 마지막에 시민들은 "끝까지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고 외쳤다.

노래 공연.
 노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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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촛불집회 도중에 경고방송하기도

한때 경찰이 촛불집회 중간에 부산시청 광장을 에워싸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경찰은 전경대원들을 광장 앞 도로에 배치했다가 경고방송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대형 확성기를 통해 오후 7시 45분과 7시 55분, 8시 5분, 8시 19분경 경고방송을 했다. 경찰은 "일몰시간 이후 집회는 불법이다"거나 "여러분의 의사는 충분히 전달되었으니 어떠한 방향의 행진도 허용할 수 없다" "시민과 기자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달라"고 경고했다.

시민들은 저녁 8시50분경 촛불집회를 마치고 서면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하려고 했다. 집회를 마치기 10여 분 전 차도에 대기하고 있던 전경대원들은 인도로 올라오기도 했다. 시민들은 "평화시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으며, 전경대원들 앞에 앉아 한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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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구호제창과 도로점거는 불법이다"며 계속해서 경고방송을 하기도 했다. 안준용 상황실장은 "경찰이 먼저 인도까지 올라왔다"면서 "그동안 부산에서 촛불집회를 열 때 경찰은 교통통제를 해주기도 했는데 지금에 와서 불법이라고 한다. 경찰은 권력의 주구 노릇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이날 밤 9시 50분경 자진해산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지금까지 촛불집회와 관련해 12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하거나 소환조사를 실시했다. 부산남부경찰서는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 촛불집회와 경찰서 항의집회 등과 관련해 7명에 대해 소환조사를 벌였다.

부산진경찰서는 서면에서 벌어진 촛불집회와 관련해 5명에 대해 2차 소환장을 발부했다. 김영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과 안준용 상황실장, 진위봉씨, '정책반대 시민연대 네티즌모임 부산대표'(아이디 테몬연)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광우병 부산시국회의는 오는 19일 저녁에도 부산시청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광우병 경남대책회의도 17일 저녁 창원, 마산, 진주 등 경남 10여 곳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부산시청 광장 인도에서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부산시청 광장 인도에서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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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시민들을 막자 시민들이 앉아 한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시민들을 막자 시민들이 앉아 한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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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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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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