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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세계사’는 복잡하고 따분해 어렵기 일쑤이다. 그만그만한 지명과 사람, 사건 등, 외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외국 지명, 외국 이름들은 좀 혼동스러운가!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위험한 세계사>(매일경제신문사 펴냄)의 저자 '역사의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모임'은 우리들의 세계사가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학교에서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역사'만을 배워 온 탓이다. 요컨대 김빠진 콜라처럼 무미건조한 역사인 셈이다. 본래 역사란 인간의 욕망과 원한을 생생하게 기록한 것이어야 한다. 다만 위태롭고 위험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그 모든 진실을 배울 수 가 없다"

 

이 책의 저자인 ‘역사의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모임’은 “역사 속에 숨겨져 있는 드라마틱한 사실을 즐겨야 한다.”는 이유로 결성된 모임이다. 이들은 잘 알려진 역사 그 이면에 관심을 갖고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 일반인들에게 객관적으로 알려준다고 정평이 나 있다.

 

이들이 이런 접근과 시각으로 낸 책은 다수. 이중 <상식으로 알아둬야 할 세계의 3대 종교>는 베스트셀러로 불린다. 이런 이들이 이번에는 우리들이 교과서를 통해 배운 유명인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뽑아내 리얼하게 들려준다.

 

세계사를 바꾼 워낙 유명한 사람들, 어떤 업적이나 작품 등으로 유명한, 그리하여 교과서에서 위인으로 불리고 우리들이 위인전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 그 숨어있던 진실들은?

 

폭군들은 속빈 강정만 좋아해? 25만 명을 죽인 '스탈린의 대운하'

 

“…(중략)칭기스칸의 후계자 티무르는 1383년 칠레에서 5,000명이나 되는 포로의 목을 베고, 그 목으로 피라미드를 쌓았다. 1386년 이스파한에서는 시민 7만 명의 목을 잘라 그걸로 피라미드를 쌓았다. 당시 피라미드는 권력의 상징이었는데, 벤 목으로 쌓아 올린 피라미드란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책속에서

 

몽골의 인물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사람들은 '칭기즈칸과 티무르'. 여러 부족을 통일하여 몽골제국을 세운 칭기즈칸의 뒤를 이어 몽골 제국의 영토를 확장, 학자와 문인을 보호하고 산업을 장려한, 즉 영웅으로 더 많이 알려진 티무르의 잔인함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사브와르에서는 포로 2000명을 생매장한 후 벽돌을 쌓아 밀봉(1383), 루리에서는 포로 전원을 낭떠러지로 밀어 처형(1386), 델리에서는 10만 명의 포로를 몰살(1386), 터키 중부 아나토리아에서 4천명을 산채로 화형(1400) 하는 등 잔인함의 화신이었다. 티무르가 지나간 자리마다 시체들이 넘쳐날 정도다.

 

그동안 우리에게 알려진 '대담하고 용맹하며 강하고 준엄한 티무르의 성격과 의지는 정복자의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기록된 것이 아닐까?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사람 목숨을 즐겨 사냥한 폭군들도 있다. 이런 위인들의 반열에 중국의 무제와 측천무후, 스탈린도 당당히(?) 올라 있다.

 

무제는 사냥을 즐겼다. 왕은 몇 십만 명의 신하들을 울타리처럼 세운 후 그 안에 사냥감을 풀어놓게 했다. 그런 다음 기마병들에게 활을 쏘아 사냥을 하게 하였다. 그 참상은 뻔하다. 이때 살겠다고 화살을 피하는 신하가 있으면 채찍으로 죽을 때까지 때렸다고 한다. 그 채찍 고문이 얼마나 잔인했던지 화살을 피하는 신하들이 거의 없었다나?

 

무제에 버금가는 독재자 스탈린의 잔인함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1973)나 메드베데프의 <역사의 심판을 구하여>(1972) 등에 그 실상이 묘사될 만큼 일정 계층이 아닌 대다수 소련 민중들이 비판할 정도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까지 들먹이며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대운하(백해와 레닌그라드를 잇는 총길이 226km의 백해운하)를 건설한답시고 공장노동자 25만 명을 죽인 사실이다. 

 

애초부터 이 운하 건설은 인력, 장비 등 타산이 전혀 맞지 않았다. 게다가 여러 사람을 위한 운하가 아닌, 스탈린과 그 주변 일부 사람들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것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독재자 스탈린은 운하 공사를 강행한다.

 

“1931년 강행 공사가 시작되었다. 그해 겨울에만 10만 명이 죽어나갔다. 과중한 노동에 몸이 따라가질 못하자, 여기저기서 쓰러져 동사한 것이다. 이 시체처리가 늦어지자 뼈만 남은 시체는 자갈과 함께 콘크리트 재료로 쓰였다고 한다. 간신히 운하가 완성되었을 때, 공사로 죽은 사람의 수는 약25만 명에 달했다.-책속에서

 

하지만 설계가 잘못되는 등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던 이 백해운하는 완성과 함께 쓸모없는 것으로 판명, 흉물로 변하고 말았다.

 

외에도 이 책의 3장 ‘피로 얼룩진 폭군들의 잔혹한 행위들’편에는 인도항로의 개척자로 알려진 바스코 다 가마의 잔인함, 성전탈환이란 미명하에 십자군이 저지른 살육, 그리스도교를 국교화한 테오도시우스 황제의 광적인 살인, 아플 핫산 알리의 살인 파티 등 소름이 쭉쭉 돋는 끔찍한 이야기 24꼭지가 실려 있다.

 

엽기적인 섹스에 광적인 살인, 언행불일치... 교과서 위인들, 체면 말이 아니네!

 

책속으로

▲나폴레옹은 즉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집무실 옆에 나체의 여인을 상시 대기시켰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낭비벽은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편의 페니스 때문이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사제로 묶어준 것은 하반신 인연이다? ▲모든 영국 신사들이 참석한 ‘지옥의 불’ 모임은 실은 난교 파티? ▲ 희대의 혁명가 모택동이 보인 지조 없는 성생활? ▲예카테리나 2세의 예순일곱 살까지 계속된 '애인선발 시스템'?▲존 F 케네디는 여성과 마리화나를 피우며 섹스, 한 번에 두 명의 여자를 섹스파트너로 하는 ‘3P(쓰리썸)’을 즐겼다?

 

▲콜럼버스는 죽는 순간까지 신대륙을 아시아 일부로 믿었다?▲ ‘오! 수잔나’ ‘올드 블랙 조’ ‘스와니강’ 들 밝은 풍의 가곡을 만든 포스터의 실생활은 파멸형?▲ ‘인간 평등’을 주장, 프랑스 시민혁명의 지주인 장 자크 루소는 부인 텔레즈를 천대, 둘 사이에 태어난 5명의 자녀들을 모두 고아원에 보냈다? ▲문호이자 ‘성호’인 빅토르 위고의 엽색행각?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도용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장례음악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 ▲‘콜럼버스의 달걀’은 표절된 것이다? ▲모파상은 품행이 불량해 신학교에서도 퇴학당했다? ▲독재자 무솔리니는 엄청난 겁쟁이였다.

이 책이 이처럼 끔찍한 진실들만 파헤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종류의 책에서 결코 빠질 수없는 것이 유명인들의 섹스 스캔들. 특히 교과서 속 위인들의 섹스에 관한 일화들이 여러 장에 걸쳐 실려 있다. 이른바 영웅, 이른바 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 중에는 그 특출한 만큼 사랑도 지나치게 특이하게 즐긴 위인들이 많은 것 같다. (박스기사 위내용)

 

한편, "교과서 위인들 해도 참 너무했다! 그야말로 체면이 말이 아니네!" 싶을 만큼 업적과 정반대의 삶을 산, 그 씁쓸한 이야기들도 많다. (박스기사 아래내용)

 

저자들은 이처럼 교과서에서는 위인으로만 소개된 인물들의 섹스 스캔들과 언행 불일치의 삶, 승자의 기록인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린 잔혹하고 처참한 이야기, 철저하게 걸러져 교과서에 소개된 영웅들의 뜻밖의 행적 등, 역사적 사건 그 뒤로 감쪽같이 숨어버린 이야기들을 속속 찾아내 8장으로 나누어 들려준다.

 

"가뜩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역사와 세계사.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알 필요 있을까? 세상에 단점 없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 혹자들은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혹시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중략)그러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하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실을 숙지해야 한다. 역사의 '숨겨진' 진실을 알지 못 한다면 그 전체상이 보일 리가 없으니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지금까지 접할 수 없었던 깜짝 놀랄 만한 역사의 진실을 다루고 있다. 즉 교과서에서는 위인으로만 소개된 인물의 섹스 스캔들,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린 잔혹하고 처참한 사건들, 그리고 정사(正史)에서는 철저히 배제된 영웅들의 남모를 행적까지 낱낱이 소개했다. 역사 선생님이 학교에서 가르쳤다간 즉시 해고당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세계사 이야기..."-저자의 말 중에서

덧붙이는 글 |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위험한 세계사>/역사의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모임 지음/매일경제신문사 2008년 7월 15일 펴냄/9800원


위험한 세계사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역사의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모임 지음, 정정일 옮김, 매일경제신문사(2008)


태그:#인문교양, #잡학, #세계사, #역사, #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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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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