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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몇 개월 전 어느날 회사 출근하여 일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오마이뉴슨데요. 27일부터 3일간 기자대회 하는데 꼭 좀 와주세요"

 

처음엔 갈 생각이 없었다가 곧 생각을 바꾸었다. 궁금했다. 오마이뉴스 기자들은 어떤 분들일까? 또, 기사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지난 6월 27일 회사 월휴를 내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 오마이뉴스 본사 사무실에서 모여 버스로 강화도 오마이스쿨로 이동한다고 해서 서울로 갔다. 야간 마치고 간 터라 좀 피곤했다. 고속버스 안에서 좀 쉬었지만 그래도 졸린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사무실 가서도 의자에 앉아 졸았다. 날이 어두워지자 모인 사람들 버스에 올라 강화도로 향했다.

 

사실 난 기억력이 부족해 선명하게 기억할 수 없다. 좋은 곳 구경시켜주고 배우가 와서 이야기하는 것 듣고 가수인지 작곡가인지 모르지만 노래도 듣고 밖에서 불피우고 대화도 하고 그랬던거 같은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이시대 명배우 최종원님을 보았다는 것이다. 울산에서 만날 텔레비전이다 영화다 하며 화면에 나오는 사람들 정말 보기 드물다. 더구나 아주 유명 배우를 그렇게 가까이서 보기도 처음이고 같이 사진 찍는 일은 더욱 귀한 일이다.

 

난 처음에 오마이뉴스랑 어울리지도 않는 배우를 왜 초빙했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분의 진솔한 살아온 이야기를 들은 후 생각이 바뀌었다. 역시나 사람은 알아봐야 하는 것임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그분은 참 생각이 올곧았다.

 

내가 그분에게 갑자기 관심이 가게 된 것은 강원도 태백에서 탄광촌 광부 노동자로 1년간 일해 보았다는 것 때문이다. 단지 1년간 일했는데도 당시 몸에 들어간 탄가루 때문에 아직도 치료중이라 하였다. 나도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는지라 그분이 탄광촌 노동자로 일해 보았다니 전혀 딴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분은 어렵게 살아온 지난 시절을 진솔하게 이야기해 주셨다. 그리고 배우 답지 않게 참 서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얼마나 가슴에 한이 맺히는지 집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을 땐 목소리까지 높여가며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나도 부모님 이야기로 어려서 집세를 못내서 쫒겨난 적도 많았다고 했는데 그분도 집세를 못내서 쫒겨난 이야기를 들었을 땐 왠지 나의 일 같아 마음이 아팠다. 고맙게도 그분은 그 옛시절 가난했던 그시절을 잊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참 마음에 드는 게 아파트를 지어 집없는 서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는 것이다. 집세도 주면 받고 돈 없어 안주더라도 절대로 내쫒지는 않을 거라고 하셨다. 아직 어느 배우처럼 돈을 벌지 못해 그냥 꿈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하지만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는 그 마음이 참 곱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 이야기도 하셨다. 암울한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공안기관으로부터 혼났다는 이야기랑 방송 출연을 거절당한 이야기 등을 말씀해 주셨다. 난 그때 그분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간혹 연예인들이 진보 성향의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언론 보도로 본 적은 있지만 대부분이 보수 정당을 지지하거나 보수 정치인을 지지하는데 나이 지긋한 그분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오랜 세월 색안경을 끼고 배우 최종원이라는 분을 평가한 게 미안했다. 멀리서 방송에 나오는 배우만 보았지 같이 만나 볼 여건이 안되어 일어난 일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랄 뿐이다.

 

그날 오마이뉴스 덕분에 색다른 체험을 해보았다. 그런 귀한 자리를 마련해준 오마이뉴스에 늦으나마 고마움을 글로나마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사실 그곳에 다녀온 이후 저는 한동안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주눅이 들더군요. 모두들 참 대단한 분들이었습니다. 글을 쓰고 싶어도 주눅이 들어 글이 떠오르지 않아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배우 최종원님의 강연과 만남을 떠올리며 지금은 차분히 글을 쓸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주눅에서 벗어 났다고나 할까요. 아마 거기서 한권 사온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를 읽으면서 마음의 정리를 다시 하게 된듯 합니다. 저에게 다시 글 쓸 용기를 생기게 한 책이니까요. 


태그:#배우, #최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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