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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이 시민들의 촛불시위를 물대포와 군홧발, 곤봉으로 강경 진압하고 있습니다. 시민을 무차별 학살한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광주 5·18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28일, 29일 1박2일간의 촛불집회에 미친 피바람이 몰아쳤습니다. 경찰은 정권의 강경진압 명령에 따라 촛불시위에 나선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난사하고, 곤봉과 돌 등을 사용하며 유혈사태를 불러왔습니다.

 

촛불민심을 무시한 이명박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력뿐인 것입니다. 현 정권은 더 이상 폭력진압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29일 긴급담화를 통해 불법시위에 대해 더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강경진압에 의한 희생자가 우려됩니다. 그러한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되지만 만일 공권력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하면 역사와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에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역사의 교훈을 무시한 오만한 권력자의 비참한 말로를 우리는 또 다시 목격할 지도 모릅니다.

 

신부와 수녀, 목사와 스님이 나서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폭력성은 가속화 할 것입니다. 현 정부가 쓸 카드가 다 떨어졌다는 반증입니다. 전두환의 광주학살을 왜곡보도로 비호한 조중동이 광주학살 당시 보도처럼 또 다시 촛불시민들을 폭도로 몰면서 일부 민심이 동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시민들이 피 흘리고, 연행되고, 구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촛불은 무력으로 끌 수도 없고, 꺼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촛불의 싸움은 힘에 의존하는 싸움이 아니라 힘없는 소박한 시민 대다수의 희생과 헌신이 바탕 된 싸움으로, 궁극적으로는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한 공동의 축제입니다. 제 몸을 사르면서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힘을 우린 믿어야 합니다.

 

현 정권의 폭압적인 진압에 의해 쓰러지고, 짓밟히고, 피투성이가 될지라도 우린 촛불이 되어야 합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쇠파이프를 들고 대항한다면, 그래서 이명박 정권이 획책하는 시나리오에 휘말린다면 촛불은 고립되고, 끝내 촛불의 아름다운 힘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촛불은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힘이 없는 촛불항쟁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조중동을 마침내 심판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비폭력 평화행진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신부와 수녀, 목사와 스님 등과 시민단체 대표와 정치인 등이 앞장서서 이명박 정권의 물대포와 소화기, 곤봉의 세례를 대신 감당했으면 좋겠습니다.

 

'눕자' 시민행동에 동참해주세요!

 

이학영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을 비롯한 연맹 관계자들로 구성된 '눕자' 시민행동단이 경찰의 군홧발에 마구 짓밟혔습니다. 경찰의 강경진압으로부터 평화집회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지만 결국 힘없는 비명과 피 흘림으로 나뒹굴고 말았습니다. 평화적 저항은 이렇듯 무기력합니다. 차라리 쇠파이프를 들고 대응했다면 이렇듯 무참히 짓밟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다시 들고 나서야 할까요? 모든 것을 빼앗긴 전두환 군사정권 당시에는 최소한의 물리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한 정당방위 차원이라는 주장과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물리력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도 없고,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수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눕자' 시민행동단에 자원하기로 했습니다. 군홧발이 짓밟더라도 눕고, 곤봉으로 내리칠지라도 눕고, 물대포를 난사할지라도 눕겠습니다. 40대 후반의 힘없는 시민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눕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지만 무엇보다 평화의 힘만이 부도덕한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저는 겁이 많고, 비겁한 사람입니다. 막상 눕겠다고 했지만 군홧발로 짓밟고, 방패로 내리찍는다면 저도 모르게 일어나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촛불시민들과 함께 팔짱을 끼고 눕는다면, 그 눕는 촛불이 수 천, 수 만, 수 십 만 명이 된다면, 그래서 약한 촛불끼리 의지가지하며 짓밟힌다면, 그 촛불은 참말로 장엄할 것입니다.

 

아스팔트에 누운 채로 기도하겠습니다. 부도덕한 출마자를 오인해 대통령으로 선택한 돈 독(경제살리기) 올랐던 투표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가혹한 자를 대통령으로 내세워 몽환(夢幻)에 잠겨 있던 시대를 깨우게 하신 하늘의 놀라운 뜻에 감사하며 기도드리겠습니다.

 

현재 금강아산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학영 총장은 이렇게 호소합니다.

 

"이명박 정권의 폭력진압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힘을 동원해 싸운다면 우리는 이길 수 없습니다. 오직 비폭력 평화시위로 우리의 뜻을 관철시켜 나가야 합니다. 수 천 명이 짓밟으면 짓밟히고, 연행하면 연행되고, 깁스를 하고, 절룩거리며 또 다시 거리에 나선다면 우린 틀림 없이 승리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 다음>과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눕자 시민행동단>에 참여할 시민은 tajin119@hanmail.net로 연락 바랍니다.


태그:#이명박 정권, #이학영 총장, #촛불항쟁, #눕자, #시민행동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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