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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인천 부평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미 쇠고기 반대 광고를 신문에 싣기 위해 아이들로부터 돈을 걷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몇몇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이하 인천지부)가 언론들의 보도태도와 교육청의 대응방법을 문제 삼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인천지부는 지난 20일 보도자료는 내고 "교사의 교육적 의도에 대해 문의하지 않고, 학급 활동에 동의한 다수 학부모가 갖고 있는 의견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주장과 의견만을 근거로 보도한 일부 언론 보도 행태는 정치적 편향을 드러낸 반교육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청도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교육청 소속 장학사가 증거자료 제출을 지시했는데, 교사가 일과 후 다수 시민이 참여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거나 교육활동 중 시사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어떤 근거에서 직위를 이용한 정치활동에 해당하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인천광역시 부평 모 초등학교 교사 박아무개씨는 5월 초부터 학생들이 학교 급식으로 나온 고기반찬과 쇠고기 볶음밥 등을 거부하는 모습은 물론 "미국산 쇠고기냐, 광우병 위험은 없냐"는 등의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에 박 교사는 미국산 쇠고기 관련 토론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EBS <지식채널>에서 방송됐던 '17년 후'라는 영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준 뒤 자발적 학급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박 교사는 지난 12일 <한겨레신문> 생활광고란에 유치원 등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반대 한다'는 광고를 낸 것을 기억, 학생들에게 생활광고를 제안했다. 학생들은 토론을 거쳐 광고를 게재하자는 의견을 냈고, 이에 박 교사는 생활광고와 관련해 학부모의 의견을 묻는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에 보냈다. 이후 반 학생 33명 중 16명이 광고비를 내, 총 3만2000원이 걷혔으나 이 사실이 알려지고 논란이 일면서 박 교사는 다시 이 돈을 각 가정으로 돌려보냈다. 

 

"아이들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이와 관련 박 교사 반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초등학교 5학년 정도면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 다 알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토론을 해 신문광고를 하겠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이런 과정도 학생들이 민주적으로 성숙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마녀사냥식으로 선생님과 학교를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정치를 제대로 못한 기성세대의 문제로 왜 아이들에게까지 상처를 주냐"고 덧붙였다.

 

신문광고에 대해 의견을 밝힌 16명의 학부모 전원은 신문광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학부모 중 일부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돼 참석 못했다"며, 찬성의견을 밝혔고, 대다수 학부모들은 "적극적으로 찬성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일에 대해 박 교사는 "아이들도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다"며 "교사 역시 교과서에 나온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현상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토론회를 연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며 "그 사실을 교실에서 이야기한 것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깝다, 아이들도 알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언론도 정확하게 취재해서 보도해야지 전혀 사실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 한 것은 문제"라며 "확인 과정을 거치면 되는 것인데, 일방적 보도로 인해 학생, 학부모 모두가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www.bpnews.kr)에도 일부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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