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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장관이 이 정도로 왜곡하는데 놀랍다." (23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어느 나라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냐." (24일,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1998년 3월~2000년 8월 재임·현 상지대 총장)이 서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면서,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성훈 전 장관이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미국내 치매환자 상당수인 65만명이 인간광우병 환자" "김 본부장은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펼치자, 어제(23일) 김 본부장이 브리핑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오늘(24일) 김 전 장관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본부장의 주장을 재반박하고 나서며,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전직 장관이 사실을 과장·왜곡"

 

김성훈 전 장관은 지난 5월 5일 <시민과 사회>에 기고한 글에서 예일대와 피츠버그대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미국 내에서 치매 환자의 상당수인 65만명이 인간광우병 환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광우병 사망 논란을 일으킨 아레사 빈슨의 죽음이 인간광우병 탓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종훈 본부장은 23일 오후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보충 설명 브리핑에서 "김 전 장관이 인용한 연구결과는 CJD와 인간광우병은 완전히 구분된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전직 장관이 이 정도로 왜곡하는 데 놀랐다, 사실을 과장·왜곡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레사 빈슨의 사인과 관련, "인간 광우병으로 죽었다고 서슴없이 얘기하는데, 보건 당국에서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다"며 "장관 했던 분이라면 그 결과를 기다려보고 판단해야 되지 않느냐, 굉장히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이 "QSA는 생소한 영어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시행하는 것과 비슷하다(6월 21일 <프레시안> 인터뷰)"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은 강하게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자신이 책임졌던 우리나라 농산물 관리 프로그램을 폄하할 수 있는지 놀랍다"며 "생소한 QSA라고 말했는데, 이는 미국이 오래 전부터 운영하던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식품유통 담당관을 했던 분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한정적인 것 같다"고 맞받았다.

 

특히, 김 본부장은 김 전 장관이 6월 17일 보도된 <프레시안> 인터뷰를 통해 "'재협상 요구하면 무역보복이 따른다'는 것은 김 본부장 등 외교통상부가 국민을 기만하고, 협박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것"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2000년 7월 중국과 마늘 분쟁 당시 농림부 장관이었던 김 전 장관은 긴급관세가 동원돼야 한다고 주장해, 높은 긴급관세를 때렸고, 일주일 뒤 핸드폰 보복을 받았다"며 무역보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내용을 아는 분으로서 '무역보복 얘기는 대국민 협박'이라는 말은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훈 전 장관 "어느 나라 국민 위해 봉사하는지 의심돼"

 

김성훈 전 장관은 24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 본부장의 말을 재반박했다. 그는 "기술적 협의사안을 통상문제로 격상해 긁어 부스럼으로 만들었다, 어느 나라 국민 세금을 받으며 어느 나라 국민 위해 봉사하는지 의심된다"며 김 본부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마늘 분쟁과 관련, 김 전 장관은 "당시 통상교섭본부 단장이 농림부 과장한테 알리지도 않고, 중국과 밀실에서 이면 합의 맺었다"며 "(마늘 분쟁은) 통상교섭본부의 문제였고, 그래서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잘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기고문에서 인용한 연구 결과와 관련,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런던대·스위스 국립대학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CJD와 인간광우병과의 관계는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죽는 기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발병 원인 등에 유사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레사 빈슨의 사인에 대해선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최근에야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어머니에게 통보 안 했다"며 "미 질병관리본부는 1998년부터 인간광우병에 대한 통계를 수집·발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농무부나 질병관리본부가 미국 육우업자 로비스트나 정치권의 입장에서 보는 것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봐야 하는 게 대한민국 관료의 일"이라며 "미 농무부 입장만 가지고 안전하다고 하면서 수십억짜리 광고 하는 게 옳은 것이냐"이라고 성토했다.

 

김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QSA 프로그램을 통한다 해도, 부지불식간에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가 들어올 수 있고, '한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운영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검역문제에 이런 표현이 들어간 것은 서로 이면적으로 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김종훈,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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