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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예정된 충남도교육감 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일선 시군의 포상금 금액이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단독 출마 후보에 대한 지지율 높이기로 표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아산시는 최근 도교육감 선거에서 투표율 1위를 차지한 읍·면·동 중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에 최고 8천만원의 포상금을 준다고 밝혔다. 자치단체 중 최고금액이다. 2위는 5천만 원, 3위 3천만 원, 4-5위가 각각 2천만 원이다. 아산시에서만 포상금으로 모두 2억원이 내걸린 것.

 

이에 앞서 예산군은 투표율이 높은 읍ㆍ면 3곳을 선정, 1위 1500만원, 2위 1000만원, 3위 500만원 등 주민숙원사업비를 특별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보령시는 투표율 1위 읍면에 5000만원을, 서천군은 3000만원, 금산군은 2000만원을 주기로 했다.

 

교육단체가 재차 자치단체의 포상금 지급을 문제삼고 나섰다.

 

전교조충남지부 이정희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이번 선거는 한 명이 단독 출마했지만 투표는 찬반투표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반대투표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포상금을 내건 일방적인 투표 참여 홍보는 찬성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치단체가 후보자에 대한 정책 홍보와 검증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투표율 높이기에만 예산을 쓰는 것은 지지율 높이기로 표심이 왜곡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5일 주민 직접투표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오제직 현 교육감이 단독 출마함에 따라 투표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 득표로 당선이 결정된다. 임기는 오는 2010년 6월 말까지다.

 

아래는 이 사무처장의 기고문.

 

[기고문] 단독후보에 투표율 높으면 포상금? 자치단체가 표심 왜곡 돕나    

 

민선3기 충남교육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번 교육감 선거를 놓고 선거 무용론이 제기되는 등 이른바 선거분위기 뜨지 않고 있다. 충남선관위 조사에 따르면 이번 교육감 선거 실시 사실을 알고 있는 도내 유권자가 43%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후보등록 결과 오제직 현 교육감의 단독출마로 확정됨에 따라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도는 더욱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2월 실시된 부산교육감 선거의 경우 전체 유권자의 5%를 득표하고도 당선된 사례가 있다.

 

이번 충남교육감 선거의 경우도 일부에서는 10% 미만을 점치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로 이번 선거가 끝날 경우 당선 후 극심한 대표성 논란에 휘말릴 전망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충남도선관위와 충남교육청, 각 시군 등에서는 대대적인 투표 참여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선 시군의 경우에는 포상금까지 내걸고 투표율 높이기에 비상이 걸려있다.

 

그러나 일선 시군의 이러한 특별교부금 지원은 생뚱맞은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국민의 세금을 투표참여율을 기준으로 나누어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단독출마 선거의 경우 투표자의 1/3 이상 찬성으로 당선이 결정된다. 그러나 이번 투표는 찬반투표가 아닌 출마 후보자에게만 기표하게 돼 있다. 즉, 유권자가 반대투표를 할 수 있는 방안은 일부러 무효표를 만드는 것 외에 전무하다. 때문에 투표 참여 홍보는 자칫 후보자에 대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시군에서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있다면 후보자에 대한 정책을 알리거나 정책 검증에 예산과 인원을 지원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자치단체는 후보자에 대한 정책 홍보와 검증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단지 투표율 높이기에만 예산을 쓰는 현실은 단독출마 후보를 무조건 찍으라는 것으로 표심이 왜곡될 수 있다.

 

충남 교육감은 한해 2조 3천억의 예산과 2만 3천명 교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자리이다. 무엇보다도 33만 충남도민 자녀들에 대한 교육정책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따라서 투표율 높이기에 앞서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정책검증이 먼저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기 앞서 자료를 검토하고 지지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다./ 이정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사무처장)

 


태그:#충남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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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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