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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복분자 축제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열렸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에 있는 도솔산 선운사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설레는 가슴을 안고 달려갔다. 장마 중에도 햇살이 눈부시니, 그렇게 마음이 산뜻할 수가 없었다. 하늘도 축제를 축하하고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막힘없이 선운사에 도착할 수 있으니, 달리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천연기념물 제 139호
▲ 송악 천연기념물 제 139호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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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즐겁다.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마음이 들뜨게 한다. 그런데 복분자 축제는 더욱 더 의미가 있다. 건강을 키워주는 먹을거리 축제이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오관이 총 동원되어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온몸으로 누릴 수 있는 축제일수록 참여를 통해서 빛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복분자는 지리적 표시제를 처음으로 얻은 고창의 특산품이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건강식품이다. 복분자라는 말은 오강이 뒤집어 진다는 뜻이다. 복분자를 먹게 되면 그만큼 건강해진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매너리즘을 극복할 수 있는 식품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축제장에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복분자를 시음하는 곳과 복분자 체취 체험, 그리고 오강 던지기 대회와 각종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기획되고 준비되어 있어 좋았다. 찾는 이들이 축제를 마음껏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

대회
▲ 오강 던지기 대회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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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즐기고 나서 선운사로 향하였다. 선운사는 백제 시대에 검단 선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산사로 향하는 입구에 서 있는 부도전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백파 율사를 비롯한 고승 대덕들을 산출한 곳이기도 하다. 제법무아의 진리를 터득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철학을 실천하신 선풍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축제에 심취하여 찾는 이가 없는 천연 기념물 제36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송악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륙에서는 가장 큰 나무로서 사시사철 늘 푸른 넝쿨 식물이다. 바위 위를 타고 왕성한 세력으로 자라고 있는 송악을 통해 삶의 기상을 느끼게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먹음직스런
▲ 복분자 먹음직스런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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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왕문에 들어서니, 만세루가 반겨준다. 열린 문 사이로 보물 제290호인 선운사 대웅보전의 모습이 들어온다. 만세루는 공부하는 강당이니, 그 사이로 대웅보전을 바라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그 사이로 전라북도 우형 문화제 제29호로 지정되어 있는 선운사 6층 석탑의 이끼가 새롭게 다가오고 있었다.

선운사는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지장보살상을 비롯하여 도솔암에 있는 금동 보살상, 그리고 동학 난 때 비기를 간직하고 있었던 마애석불 등 많은 보물급 문화재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동백 숲이며, 장사송 등 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천년고찰
▲ 부도전 천년고찰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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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불교 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는 이 지방의 불교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 거찰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득도하신 보리수나무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곳에서 가져온 손자 나무라는 안내판의 설명을 바라보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다시 한 번 새기게 된다. 보리수나무 꽃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사람은 무엇을 먹고 사는 것일까? 누구는 말을 먹고 산다고 하였다. 보리수 꽃을 바라보면서 격려와 칭찬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잘 한다고 칭찬을 듣게 되면 더욱 더 잘하게 되고 그것밖에 못하느냐고 핀잔을 듣게 되면 결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고 한다.

이낀 낀
▲ 6 층 석탑 이낀 낀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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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분자 축제의 체험을 통해 삶의 기쁨을 누리고, 아울러 천년 고찰 도솔산 선운사의 아늑한 분위기에서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바빠 서둘러 간다고 하여도 가야할 길은 결국 모두 다 똑 같은 것이 아닌가? 석탑 위에서 자라고 있는 이끼를 바라보면서 인생 또한 지나고 나서 바라보면 너무 허망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축제의 즐거움을 누린 여행이었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고창 선운사에서



태그:#복분자, #축제,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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