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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04년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엄마를 옆에서 지켜보며 <오마이뉴스>를 검색하는 일이 많았다. 엄마가 기사를 올리는 중에 컴퓨터가 이상하면 내가 손을 봐 주기도 하고 기사에 오자가 없는지 교정도 보았다. 엄마 기사가 채택되면 신기해서 몇 번이고 읽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기사에 대한 감각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작년 2월에 <오마이뉴스> 창간 7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나와 같은 학년이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 주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그 학생의 말에 나도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쓴 글이 과연 기사화 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첫 기사를 올렸다. 다행히 채택이 되어 용기가 생겼다. <오마이뉴스> 기자님께 격려의 전화를 받았다. 학교생활을 잘 전해 달라는 말과 함께 앞으로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고등학생이 된 나는 중학교 때와는 달리 보충수업에다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사를 쓸 틈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기사는 거의 주말에 쓰고 있다. 기사는 쓰면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어  글쓰기 연습도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내가 엄마의 기사를 보면서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아빠도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 아빠는 <오마이뉴스>에 자주 들어가서 엄마와 내가 쓴 기사를 검색하시고 다른 글도 많이 보신다. 남의 글을 자주 읽다보면 진짜  잘 쓸 수 있는 감각이 생기는 것 같다. 아빠도 그런지 생전 처음으로 가정의 달을 맞아 부천여성네트워크가 주최한 편지쓰기 공모전에 나가겠다고 하셨다.

 

편지를 보낸 대상은 작년에 나와 국제교류 홈스테이를 했던 중국 하얼빈의 천천이었다. '하얼빈의 아들 천천이에게'라는 제목으로 아빠는 편지를 쓰셨다. 아빠가 중국에 갔을 때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신 데 감사드리며 한국에 천천이네 가족을 초청해 우리나라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부천시가 맺어준 하얼빈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 그 인연을 잘 키워나가고 싶다고 하셨다. 엄마와 나는 아빠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결과를 기다렸다.

 

6월 5일 아빠는 편지글 공모전 시상식에 다녀왔다. 상품으로 10만원 어치 도서상품권을 받았다. 글쓰기에 관심이 없던 아빠가 편지글을 써서 상을 받으신 것이다. 엄마는 아빠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술과 담배를 전혀 안 하시는 아빠는 20년 이상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계신다. 우리 집에는 아빠가 배드민턴 대회에 나가 타 온 메달이 가득하다. 술과 담배 대신 배드민턴을 친다는 아빠. 아빠가 들려주실 배드민턴 이야기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제는 천천이에게 편지가 왔다. 아빠가 편지글 공모전에 낸 편지가 하얼빈에 도착해 답장이 온 것이다. 중국은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걱정했는데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었다. 내가 홈스테이 한 것을 계기로 만나게 된 천천이와의 우정을 잘 가꾸어 주시는 아빠께 감사드린다. 글의 힘을 느낀다. 바쁜 고교 생활이지만 내 기사 쓰는 일도 열심히 하겠다. 

덧붙이는 글 | 김가람 기자는 고등학생 시민기자입니다.


#하얼빈 #천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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