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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제주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제주항 인근 도로에 차를 세워둔 채 파업에 돌입했다.
▲ 제주항 4부두 입구 화물연대 제주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제주항 인근 도로에 차를 세워둔 채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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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조합원들이 6부두 입구에 모여있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사무실은 6부두 안에 있다.
▲ 6부두 입구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6부두 입구에 모여있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사무실은 6부두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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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제주지부가 6월 12일 오후 5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이는  전국 화물연대가 '경유가격 폭등에 따른 운임의 현실화'를 요구하며 13일 자정을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파업에 동참한 화물연대 제주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제주항 부두 입구에 트럭을 세워 놓은 채 인근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 조합 간부들은 부두 입구에 나와서 조합에 속해있지 않은 트럭 운수 사업자들에게도 파업에 동참해 줄 것을 권유하고 있었다.

화물연대 제주지회가 있는 제주항 6부두 입구에는 '운송료 인상' '표준 요율제 도입' 등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이 담김 현수막과 이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정당과 민주노총의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어서 파업 현장의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화물연대 제주지회 사무실에서 김용섭 지부장을 만났다.

"농민들에게는 죄송하다, 어쩔 수 없었다"

김용섭 지부장은 인터뷰에서 "주선사업협회와 15%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강제력이 없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유가 인하' '운임 현실화' 등을 포함하는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킬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지금은 한달에 20일 이상을 5톤 트럭에서 잠을 자며 운전해도 한 달 수입이 60만원 안팎이라 조합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이다"이라며 "파업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아울러 제주도가 마늘 출하시기고, 제주도에서 외부로 반출되는 화물이 대부분 농산물임을 감안하여 "수확기를 맞은 농민들에게 죄송하다, 중앙운영위에 파업시기를 마늘 수확기 이후로 늦추자고 건의했지만 전국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조합원들이 지금 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농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한편, 화물연대 제주지부는 12일 오전 11시에 제주자치도 교통항공정책과장의 중재로 운송주선사업협회와 운임 15%인상안에 합의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 언론에서는 화물연대 제주지부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가 정정하는 '오보 소동'이 일기도 했다. 

다음은 김용섭 지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김용섭 지부장
▲ 김용섭 지부장 화물연대 제주지부 김용섭 지부장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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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 제주지부에 속해있는 조합원들의 숫자가 어느 정도인가?
"전체 화물운소에 종사하는 노동자 2600여 명 중에 화물연대에 속해있는 조합원이 300여명이다. 이중 40% 정도가 제주항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 그럼 비조합원이 2300명이 된다는 말이다. 수치로만 보면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도 전체 물류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중순 우리가 조합원 비조합원 구분 없이 전체 화물운송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봤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 함께 하겠다는 응답이 80.6%였다. 그만큼 현재 운송노동자들이 절박한 처지에 있다. 화물연대에 속하지 않은 트럭 운전노동자들도 많이 동참할 것으로 본다."

- 파업에 돌입하게 된 절박한 처지란 어떤 건가?
"5톤 트럭에 짐을 싣고 가락동 농산물공판장으로 가는 운임이 평균 65만원 정도다. 그런데 차종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목포까지 편도기준 도선료가 27만원정도다. 목포에 9시 30분경 도착해서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가락동까지 고속도로를 따라 9시간 동안 밤새 트럭을 운전하면 유가보조금을 감안해도 경유 값이 20만원이 든다.

화물주선업자들에게 운임의 15%정도가 수수료로 지불된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고 식사비를 내면 5만원이 사라진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짐이 나올 때 까지 며칠간 잠을 자야하는데, 돈이 없어서 여관에 갈 엄두도 못 내차 안에서 잠을 잔다. 한 달에 네 차례정도 서울로 가는 운행을 하는데, 계산해보면 한달 수입이 60만원 안팎이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사무실에서 김용섭 지부장과 대화를 나눴다.
▲ 화물연대 제주지부 사무실 화물연대 제주지부 사무실에서 김용섭 지부장과 대화를 나눴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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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에  운송주선사업협회와 운임 15%인상안에 합의했다고 들었다. 그러면 상황이 좀 나아지는 거 아닌가?
"운송주선사업회는 협회소속 주선업자들에게 강제할 권한이 없는 단체다. 주선업자들이 운임을 올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정부가 나서서 유가를 낮춰주고, 운임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 화물운수업자들 중 지입차를 운전하는 사업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 들은 처지가 어떤가?
"우리 화물연대에도 지입차를 운전하는 조합원들이 많이 있다. 지입차는 운전자가 자비로 트럭을 구입하고 회사에서 부여한 번호를 달아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회사는 번호를 달아주는 조건으로 한달에 13만원 정도 지입료를 받는다. 그런데 지입 회사가 화물을 소개해주는 것도 아니라서 차주는 다시 주선업체에게 화물수수료를 지불한다. 지입차를 운전하는 분들은 이중적으로 착취당한다."

- 지금은 제주도에서 마늘 출하 시기다. 노동자들의 절박한 상황이 이해는 되지만 농산물 출하가 안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도 있지 않나? 농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거 아닌가?
"가장 가슴 아픈 문제다. 어제 제주도의 중재로 화물주선업협회와 운임 15% 인상안에 합의하는 과정에서도 농산물 운임에 대해서는 운임인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우리 부모님들도 다 농민인데 농민들의 마음을 왜 모르겠나? 화물연대 중앙운영위에도 파업 시기를 마늘출하시기 이후로 미루자고 몇 차례 건의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지금이 파업 적기라고 판단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농민들에게는 정말 죄송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시기에 불편을 초래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화물운송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전체가 파업에 동참한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본다. 파업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많은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이다."


태그:#화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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