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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촛불대행진 행진대열에는 21년 전 오늘, 이 거리로 나왔던 386들도 대거 참여했다. 특히 독립문쪽 방면으로 행진중인 사람들은 도로 중앙선에 촛불을 늘어놓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행진 중인 장년 참가자 4명을 만나봤다.

 

송아무개(51) "21년 전에는 대학교 4학년이었는데 매일 같이 최루탄 맞고 정말 바쁘게 지낸 것 같다. 87년 6월 항쟁 이후엔 우리의 노력으로 민주화를 쟁취한 것 같았는데 요새 보면 민주화가 후퇴한 느낌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정말 감회가 새롭다. 지금 아침이슬 노래가 나오는데 그 때 참 많이 따라 불렀던 노래다. 더 이상 말을 못하겠다. 이렇게 많은 국민이 나왔으니 그 때처럼 국민의 요구가 관철될 것이다."

 

배광태(42) "87년, 그때 대학생으로 참여했었다. 학생들이 먼저 시위를 하고 기성세대인 넥타이부대가 합류했다. 지금은 어린 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는데 솔직히 나는 그때 열정이 죽어서 이런 저런 핑계로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이 학생과 시민들을 폭력 진압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 그때 열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앞장서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는 우리 같은 기성세대들이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촛불을 든 어린 학생들에게 참 미안하고 고맙다."

 

윤계근(52) "87년 6월에 무교동에서 일했다. 수많은 넥타이부대 행렬에 나도 참여했다. 오늘 와서 느낀 것은 변한 게 없다는 걸 느껴 정말 답답하다. 또 한편으로는 그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온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차다. 87년 6월 10일 국민대행진때도 나왔었는데 그때 기억이 너무나도 생생하다. 금방 가려고 했는데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박정철(51) "그동안 아프다는 핑계,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나오지 않았지만 6·10항쟁 21주년 기념일인 오늘 도저히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87년, 갓 복학한 대학교 2학년이었는데 앞장서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참여했었다. 그 때는 비장한 각오로 격렬하게 시위했는데 지금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걸음마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 나와서 축제를 즐기는 것 같다.

 

참 보기 좋다. 21년 전 6월과 지금이 많이 겹쳐져서 뿌듯하다. 국민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 대통령이 국민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나올 것이고 헌정 질서가 혼란스러운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전적으로 대통령 책임이 될 것이다. 대통령은 하루빨리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태그:#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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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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