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민주항쟁과 3․15정신으로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수입을 막아냅시다."

경남지역 149개 시민사회단체는 9일 오전 마산 3·15의거기념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민주항쟁 정신계승으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개방을 막아내고, 이명박 정권의 반민주·반국민 정치를 끝장내자"고 다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3·15의거기념탑에 높이 12m, 폭1.5m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현수막에는 "6월 항쟁 21주년, 21년만에 다시 찾은 3·15정신 촛불시위 시민의 손으로"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기자회견 뒤 마산시청에서는 불법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철거를 시도했다. 이에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현수막을 지키려고 이날 오후부터 현장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기념탑 주변에는 "주권은 국민의 것, 3·15는 시민의 것"이란 현수막도 내걸어 놓았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구제불능 이명박" "오로지 재협상"이란 레드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묵념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김영만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으며,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뒤 기념탑 앞에 헌화했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0일 저녁 7시 마산 창동네거리에서 6월민주항쟁 기념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연다.

 

이경희 대표 "저도 예수 믿는다, 이명박 대통령과 다른 것 같다"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이번에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막아내기 위해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해식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이명박 정부는 재협상이 어렵다고 하나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희 경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저도 예수를 믿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믿는 예수가 다른 것 같다. 국민을 섬긴다고 했는데 무엇이 섬김이냐"고 밝혔다.

이종은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잃어버린 10년'이라더니 10년 동안 우리 국민이 얼마나 똑똑해졌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공동대표는 "3․15와 6월민주항쟁의 순수했던 정신을 가다듬어 잘못된 정책을 모두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는 과거 독재자 빼닮은 것"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 구조는 바로 과거 독재자들을 그대로 빼닮은 것"이라며 "청와대는 다급하게 '친북 주사파' 보도는 오보라고 주장하고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는지 보고하라'고 관계자들을 질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경남은 3․15, 10․18, 6․10 민주항쟁으로 독재정권을 여러 차례 무너뜨린 곳"이라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3․15, 4․19 기념식장에서 3․15정신이 자유·민주·정의라 외치며 3·15 국가기념일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80%의 국민이 반대하는 대운하 공사의 선봉대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단체는 "지역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음직한 행정관행들이 우리 지역에서 살아나고 있다"면서 "이 기막힌 모순과 혼란 속에서 우리의 정신과 삶도 왜곡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단체는 "3․15 정신은 한마디로 저항정신이다. 국민의 삶을 억압하는 국가와 자본권력에 저항하지 않는 3․15와 4․19는 모두 거짓이며 버리고 보내야 할 껍데기들이다"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수많은 국민들이 피 흘리며 쟁취한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목숨 바쳐 지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에 나설 것"과 "대운하 추진과 의료 민영화, 대기업의 이익을 반영한 규제완화, 국민생존권을 위협하는 공공기관 민영화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