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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키와니스 빛고을클럽(회장 최동식) 회원들과 병풍바위 앞에서 한컷.
 국제키와니스 빛고을클럽(회장 최동식) 회원들과 병풍바위 앞에서 한컷.
ⓒ 오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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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빛 향기가 짙어가는 지난 주(5.23일) 토요일 어린이 봉사단체인 (사)국제키와니스 빛고을 클럽 회원 10여명과 함께 순창 강천산을 찾았다. 전날 내린 비에 말갛게 씻긴 세상과 싱그러운 신록이 생기 넘치는 얼굴로 길 안내를 한다.

거리에 나서니, 자연의 품으로 달려가는 차량과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여름으로 치닫는 녹음방초의 물결들이 지천에서 생명나무들처럼 꿈틀댄다.

회원들이 손수 만들어 온 맛있는 음식과 정담으로 차안에서의 사람 사는 향기를 흠뻑 호흡하면서, 담양 메타세콰이아 가로 숲길을 지나쳐 40여 분을 달려가니, 순창 강천산 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형 관광버스와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등산객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해 온 물과 음료, 떡, 과일 등으로 간단히 새참을 하고, 본격적으로 산행 길에 나섰다. 

매표소를 지나고, 매점과 일주문을 거쳐 단풍나무와 이름모를 나무들이 즐비하게 도열해 있는 산책로에 들어서니, 초록의 향연과 시원한 계곡의 정취가 물씬 밀려온다. 

순창의 고추장을 본떠 만든 금강교 다리.
 순창의 고추장을 본떠 만든 금강교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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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장생을 본떠 만든 십이장생교.
 십이장생을 본떠 만든 십이장생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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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정같이 투명한 맑고 깨끗한 계곡의 물소리가 도시인들의 메마른 가슴을 잔잔한 평화의 마음으로 가득 채운다. 주변의 기암괴석, 아름다운 암릉으로 점철된 빼어난 산세와 경관들도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며, 찾는 이들의 감동과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일명 광덕산으로 불리는 강천산은 해발 586m로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맑은 계곡으로 '호남의 금강'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전북 순창과 전남 담양군의 도계를 이루는 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에 위치하고 있다.

면적은 15.694㎢이다. 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숲, 기암괴석과 수십 리에 이르는 깊은 계곡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1981년 1월 7일 국내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곳 강천산은 등산로 초입부터 병풍바위를 비롯, 용바위, 비룡폭포, 금강문 등 명소들이 즐비하고, 주변에 금성산성이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봄이면 진달래·산 벚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많은 피서 인파가 계곡을 찾는다. 특히 11월 초순에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아기단풍 등 활엽수가 만들어 내는 단풍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건강이 물씬거리는 웰빙 산책로를 지나니, 항아리를 형상화하여 만든 도선교와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병풍바위가 발길을 붙잡는다.

웰빙산책로의 모래 위를 맨발로 걷는 사람들.
 웰빙산책로의 모래 위를 맨발로 걷는 사람들.
ⓒ 오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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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처럼 휘감고 있는 절벽 위에서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물소리가 장관이다. 많은 사람들이 폭포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기념촬영하면서 탄성을 지르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들이 물 만나 천진난만하게 즐거워하는 표정과 같다.

병풍바위는 높이 40m, 물폭 15m, 낙수량이 1분당 5톤이며, 작은 폭포는 높이 30m, 물폭 5m로 전설에 의하면, 병풍바위 밑을 지나 간 사람은 죄가 모두 없어져 깨끗해진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한다.

병풍폭포를 지나, 끝없이 펼쳐진 녹음 가득한 단풍나무 숲길과 주변의 기암괴석, 깨끗한 계곡과 시원한 물소리, 그리고 메주 형상으로 만든 광음교, 고추 형상으로 만든 금강교, 단풍 잎 형상으로 만든 극락교, 십이장생 형상으로 만든 십이장생교 등의 다리 등이 산행의 즐거움을 한층 더한다.

천년고찰 강천사 대웅전.
 천년고찰 강천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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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의 고장'을 홍보하기 위해 주요 교량에 항아리와 메주, 고추 모양 등의 난간을 설치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는 순창군의 아이디어도 특별히 돋보인다.  

산책로를 따라 약 10여분 걸어가니, 삼인대와 강천사가 눈 앞이다. 삼인대는 세 사람의 관인을 소나무에 걸었던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강천사 건너편 송림 사이에 있는 삼인대는 담양부사 박상, 무안현감 유옥, 순창군수 김정 등 3인의 충절을 기려 세운 비각이다.

1515년(중종 10년) 담양부사 박상 등 3인은 죽음을 무릅쓰고 중종의 폐비 신씨의 복위를 고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이들이 상소문을 만들기 위해 모인 곳이 삼인대이다. 삼인대(三印臺)라는 이름은 당시 이들이 허리에 차고 온 직인(職印) 끈을 풀어 소나무 걸었다 하여 붙여졌다 한다.

돌담이 둘러쳐진 강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로, 887년(진성여왕 1)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 고려시대인 1316년(충숙왕 3) 덕현이 오층석탑과 12개 암자를 창건하여 사세를 확장하였으며, 조선시대 1482년(성종 13)에는 신말주의 부인 설(薛)씨의 시주를 얻어 중창하였다.

그 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04년 태능(太能)이 중창하였다. 다시 1855년(철종 6) 금용당이 재건하였으나, 6·25전쟁으로 칠성각, 첨성각, 보광전의 당우가 불탔다. 그뒤 주지 김장엽이 1959년에 첨성각, 1977년에 관음전을 신축한 뒤 비구니의 도량으로 전승되고 있다.

현수교로 올라가는 목재 계단
 현수교로 올라가는 목재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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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곳에는 대웅전과 보광전, 관음전, 요사채 등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현존하는 문화재로는 대웅전 앞에 있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92호인 삼층석탑과 금강문, 삼인대(전라북도 유형문화재 27) 등이 있다. 또한, 삼층석탑 북쪽 약 1m 지점에는 중대석과 보주만이 남아 있는 석등이 있다.

또한 이 절에는 천년 묵은 지네와 거지, 승려, 그리고 돈에 얽힌 전설 등이 전해진다. 사찰 주변에는 강천산, 담양호, 강천산유원지, 금성산성, 내장산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오니, 고운 목소리를 가진 스님의 독경소리가 계곡에 은은하게 울려 퍼져 잠시나마 속세의 시름을 잊게 해 준다.

강천사와 삼인대 사이를 지나 홍화정 옆길로 들어서니, 50m높이에 걸린 구름다리(현수교)가 아찔하게 보인다. 강천산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곡을 따라 강천사 위 현수교 부근까지 가서 쉬었다가 돌아 나온다. 현수교로 올라가는 가파른 목재계단이 장난이 아니다.

그러나, 현수교가 있는 곳까지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숨겨진 비경을 찾아가는 느낌이어서 마음이 설레는 길이다. 현수교(일명 구름다리)에 도착하니, 방문객들로 매우 붐빈다. 스릴과 긴장감이 넘친다. 1981년도에 설치된 현수교는 폭은 1m로 좁지만, 높이는 50m이고, 길이가 75m로서 구장군폭포와 함께 강천산의 명물 중의 하나다.

아홉 장군의 전설이 서려 있는 구장군 폭포.
 아홉 장군의 전설이 서려 있는 구장군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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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망대 위에 올라서면, 서쪽으로 깊숙이 뻗어 들어간 골짜기와 기암과 단애, 산록의 돌출한 바위들, 계곡으로 뻗어 내리는 능선들이 중첩되어 화려한 산악미를 보이는 멋진 조망을 즐길 수가 있다. 그 아래 이어진 담과 소, 계곡 또한 볼거리다.

입구의 주차장이나 상가 그리고 등산로, 계곡 등도 모두 청결하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단풍나무와 계곡에 살고 있는 산천어, 송어를 보는 재미 또한 걷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현수교를 내려와 조금 위로 올라가니, 구장군 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강천산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폭포는 그 자연스러움 때문에 인공폭포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호젓한 계곡 길에 포인트를 주는 폭포다.

구장군 폭포는 '옛날 마한시대에 혈맹을 맺은 아홉 명의 장수가 전장에서 패한 후 이곳에 이르러 자결하려는 순간, 차라리 자결할 바에는 전장에서 적과 싸우다 죽자는 비장한 각오로 마음을 다지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거두었다'는 아홉 장군의 전설이 서린 곳이다. 

기암괴석 사이로 굽이쳐 흘러내리는 두 줄기의 폭포는 신의 조화로서 이루어진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구장군 폭포는 세 개의 폭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왼쪽 것은 다소 꾸부러지고 수량이 적은 대신 가운데 것은 직선으로 수량이 좀 많다. 구장군폭포는 강천산 입구에서 약 8km쯤 떨어진 제2강천호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가 약 1백20여m에 이르는 큰 폭포다.

현수교에서 구장군 폭포에 이르는 길에는 모래를 깔아 맨발 산책로를 조성해 둔 것이 특색이다. 공원당국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를 반영하듯 일부 방문객은 신발과 양말을 벗어들고 맨발로 걷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폭포 앞 육중한 철교 뒤에는 산수정이라는 팔각정이 세워져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강천산을 찾은 관광객 김모씨(52)는 “강천산에 와 보니 시원한 폭포수를 비롯해 맑은 공기, 아기자기한 볼거리들로 여행이 즐겁다”며 “특히, 고추, 메주모양 등으로 꾸며진 다리와 여러개의 폭포, 현수교, 성 테마공원, 저수지 등이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구장군 폭포에서 잠시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고, 주변에 설치되어 있는 성(性)테마공원을 구경했다. 순창군은 군립공원인 해발 583m 강천산 구장군폭포 앞 넓다란 부지에 지난달 성테마공원을 만들었다. 군이 이 곳을 성테마공원 적지로 삼은데는 2개의 구장군폭포 가운데 하나(왼쪽)는 남자, 오른쪽은 여자의 은밀한 부위를 닮았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다.

이 곳에는 토우조형물 7점과 화강암으로 빚은 남·여 상징물 7점, 브론즈 가족조형물 2점 등 총 16점이 공원 곳곳에 세워져 있다. 남녀 성기를 본 뜬 조형물과 교합을 상징하는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성 테마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음양 상징물.
 성 테마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음양 상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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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테마공원내에 설치되어 있는 가족 형상 브론드.
 성 테마공원내에 설치되어 있는 가족 형상 브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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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폭포, 수령 300년의 모과나무, 6·25때 완전 소실된 이후로 열심히 복원중인 강천사, 9명의 장군이 죽기로 결심하고 전장에 나간 후 전장에서 승리해 돌아왔다는 구장군 폭포, 천년을 살았던 용이 승천하려다 머리에 피를 토하고 죽었다는 용바위, 호남 제일의 현수교까지. 호남의 금강 '강천산' 군립공원은 그야말로 피안의 요람이요, 샘물같은 생수 가득한 자연의 깊은 샘이었다.

성 테마공원을 둘러 본 후, 그 위에 조용한 정자처럼 자리잡고 있는 저수지의 비경을 구경하고, 지나온 코스로 다시 내려와 시작 지점으로 돌아오니, 시장기가 돈다.  담양 죽림원에서 대통밥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대전 면에서 왕우렁을 양식하는 회원의 작업장을 견학한 후 광주로 돌아와 해산했다

10년 전에 다녀 온 강천산과의 정다운 해후,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동행. 지금도 가슴 진한 향기로 자리하고 있다.

 강천산 등산 안내도.
 강천산 등산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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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찾아 가는길

-담양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순창군으로 가다보면 강천사·고추장민속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계속 가다가 민속마을을 지나자마자 좌회전해서 가면 강천산 입구다. 순창에서 가는 경우는 읍내 4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담양방면 24번 국도로 2.8km가면 백산리가 나오고 793번 지방도로로 6.5km 가면된다. 광주에선 승용차로 40-50분 걸린다.

▲등산코스

-병풍바위에서 현수교를 거쳐 신성봉에 오르는 코스(5km, 왕복 2시간), 병풍바위-금강문(투구봉, 범바위)-금강계곡-옥호봉-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코스(3km, 3시간), 병풍바위-구장군폭포-비룡폭포-암자터-북바위(운대봉) -연대봉(정상)-송낙바위-강천제2호수로 이어지는 코스(9.4km, 4시간), 병풍바위-강천사(삼인대)-신선봉(전망대)-선녀봉(정상)-산성(동문)-북바위(운대봉)-연대봉-송낙바위-강천제2호수로 이어지는 코스(11.6km, 5시간) 등이 있다.

▲주변에 가 볼만한 곳

-순창고추장 민속마을, 산림박물관, 담양 대나무테마파크 등.

▲먹거리와 잠자리

-주차장 부근에 10여개의 식당과 여관이 밀집해 있다. 좀더 편하고 특색있는 잠자리와 음식을 원하는 경우엔 순창읍내로 가는 것이 좋다.

▲문의 - 강천산 군립공원관리사무소 (063)650-1533, 순창군청 관광계 (063)650-1464.



태그:#강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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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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