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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지팡이가 어찌 그럴 수 있나, 서울 촛불문화제 강경진압 동영상을 보고 눈물이 나오려 했다."

 

"선생님께 거짓말을 하고 야자(야간 자율학습)를 빼먹고 왔다"는 한 여학생은 자유발언을 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 학생은 이어 "주위에서 친구들이 '이렇게 하면(촛불을 드는 것) 뭐가 바뀌냐'고 하더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역사는 이렇게 해서 바뀌어왔지 않나"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 24일 우천으로 취소된 울산지역 촛불문화제가 27일 저녁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다시 열렸다. 평일에다 갑자기 열린 탓인지 지난 17일 1000여명의 절반수준인 500여명이 참석했다.

 

촛불문화제는 노래공연을 들은 후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동구 남목의 한 고교 교사는 자신이 지난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있었던 촛불문화제 참관했다며 그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2만여명이 넘게 촛불을 들고 있었고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사람의 머리에서 이렇게 다양한 생각들이 나올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새벽 0시까지 참석했는데, 민주주의 분위기는 꺼지지 않았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사는 이어 "하지만 새벽에 80년대의 공권력 탄압이 있었다는 소식을 울산으로 오면서 알게됐다"며 "그럴 줄 알았다면 끝까지 있었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울산시민에게 서울의 분위기를 전하며 "청계광장에는 유아에서부터 70~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시민이 나왔는데, 거기서 터져 나온 소리 한 가지는 '제대로 하라'였다"며 "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울산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려 기쁘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자유발언대에 나온 한 장애인은 "미친소를 들어오게 한 이명박 대통령이 '먹기 싫은 사람은 먹지 마라'고 한다"며 "이번에 우리가 못 막으면 또다른 독단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줄어든 데 반해 주부들이 자녀와 함께 많이 나왔고,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들도 여럿 나왔다.

 

 

동구에서 왔다는 한 주부는 "9세된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 과자를 제대로 못 먹어 할아버지가 가끔식 쇠고기를 사 주신다"며 "하지만 이제 쇠고기를 먹고 싶어도 못 먹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돈을 많이 벌어 안전한 먹거리가 있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권순정 중구의원은 "좀 전에 눈물을 흘리던 학생을 보니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시민의 손으로 잘못된 정부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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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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