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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요리
▲ 슈안양로우 북경요리
ⓒ 노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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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샤브샤브(슈안양로우)

한국의 토렴, 스위스의 퐁듀, 일본의 샤브샤브, 중국의 슈안양로우. 이 요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눈치가 빠른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즉석에서 재료를 데쳐서 먹는 요리들이다. 꼭 먹어 봐야 할 북경요리, 그 두 번째로 슈안양로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북경요리의 필수과목

전해지는 이야기로 슈안양로우는 이미 1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내몽고 허란산 암각화 중에 거란족이 슈안양로우를 먹는 풍경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고 한다. 북 흉노족이 한에 패하여 우랄산맥을 향하여 대이동할 때 사용했던 슈안양로우 냄비가 현재 헝가리부다페스트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쿠빌라이가 티베트를 점령할 때도 병사들이 군량으로 충당된 소와 양을 가장 간편하고 맛있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슈안양로우와 불고기였다고 한다.

뚱라이슌(동래순) 이야기
청나라 광서29년인 1903년에 하북성 창주의 회족사람 정덕산이 왕푸징거리 동쪽의 동안시장 내에 작은 노점을 차려서 서민들의 먹거리인 콩국과 국수를 팔다가 3년 후 정식으로 '동래순죽집'이라는 간판을 걸고 장사를 했다.

동래순이라는 이름은 '북경동쪽(东)에서 와서(来) 모든 일이 순조롭게(顺利) 풀린다'는 의미로 지었다. 그러다가 1912년 신해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원세개가 북경병변을 구실로 임시총통이 되는 과정에서 시장과 가게가 불타버리고 만다. 이후 정덕산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돈을 빌려서 광동 목공 장모씨의 도움으로 1914년 그 자리에 다시 가게를 열면서 '동래순양고기집'을 열게 된다.

동래순이 아직까지 그 명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은 개업 이후 줄곧 원료선택의 엄격함과 가공의 정밀함, 부재료의 완비, 화력의 세기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료인 양고기는 내몽고 시린거러초원 지역의 거세한 질 좋은 양고기의 5부분을 사용한다. 가공은 아주 정밀하여 250g의 양고기를 길이 20cm, 너비8cm, 무게 4.5g의 고기편을 80에서 100편을 자를 수 있다고 한다.
청대에 이르러 슈안양로우는 궁중요리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청의 가경연대(1796~1820년)에 태사황 건륭제(청의 6대 황제)가 조부인 강희제의 재위기간 61년을 넘어서는 것을 꺼려 60년 재위기간을 마치고 아들 인종에게 재위를 물려주면서 퇴위를 했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열린 천수연(만한전석의 4번째 연회)에서는 한 번에 천오백 개 이상의 슈안양로우 식탁이 차려졌다고 하니 이는 기네스북에도 오를 만한 기록이다.

이후 슈안양로우는 민간에도 전해지게 되면서 주로 청전요리(이슬람요리) 식당에서 판매하게 되는데 유명한 일조용(一條龍) 식당의 제일가는 요리가 된다.

이후 중국 민국(1911년)년간에 뚱라이슌(동래순)이 서서히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북경 슈안양로우의 제일인자가 된다. 뚱라이슌에서 슈안양로우를 먹는 것은 취엔쥐더에서 카오야를 먹는 것과 같이 북경요리에서는 반드시 먹어봐야 될 필수과목이다.

슈안양로우의 핵심포인트

고기는 안심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등심이다. 이 부위의 고기는 가늘고 연해 쉽게 익고 씹는 맛이 좋으며 얇게 자를 수 있고 입에서 녹는 맛을 가지고 있다. 만일 독자들이 북경이든 다른 곳이든 슈안양로우를 먹을 때 좋은 고기를 판별하는 간단한 방법은 먹을 때 이빨 사이에 끼는 고기는 그다지 좋은 고기라고 말할 수 없다. 또 좋은 고기는 탕을 흐리게 하지도 않는다. 고기를 다 데친 후에 탕을 보면 표면에 기름층이 생기긴 하지만 거품이 생기는 것은 고기가 그 다지 좋지 않다는 말이다.

슈안양로우의 핵심 포인트는 양고기의 질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격이 싼 것은 고기의 질이 좋지 않다고 보면 된다. 고기는 접시에 담아 놓았을 때 물기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 자를 때는 비계와 살코기가 적당하게 함께 섞여야 하며, 두께가 일정하고 크기가 같아야 하며 힘줄이나 막이 없어야 한다. 알맞게 데친 고기는 기름지지만 느끼하지 않고 줄어들었지만 질기지 않아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연함이다.

전통 북경식 탕은 버섯, 파, 생강, 말린 새우살 등을 넣어 우린 맑은 탕을 사용한다. 흡사 맹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버섯을 사용한 탕 외에 생선이나 기타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탕은 북경 슈안양로우라고 부르지 않고 '후어궈'라고 부르며 둘을 구별한다.

슈안양로우는 고기뿐만 아니라 고기를 찍어 먹는 양념장도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양념장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는 것 또한 색다른 묘미로 다른 사람이 만든 양념장과 내가 만든 양념장을 비교하면서 내 입에 맞는 양념장을 찾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맛있는 양념장은 짠맛, 감치는 맛, 단맛, 신맛, 매운맛, 향기로운 맛이 함께 섞여서 조화를 이루는 맛이다. 일반적으로 북경 사람들은 이것저것 모두 넣어서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참깨 장, 삭힌 두부, 부추 장, 새우 장, 간장, 식초, 황주, 참기름, 고추기름, 설탕, 고수, 다진 대파 등 10여종이다.

위의 양념장 재료들 중에서 간혹 우리네의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있으므로 독자들은 먹기 전에 어떤 재료들인지 종업원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만드는 것이 좋다.

슈안양로우의 미적 포인트

슈안양로우를 먹을 때는 두 가지 관점을 가지고 먹기 바란다. 감상과 맛보기.

감상 포인트는 부글부글 끓는 탕에서는 힘차게 끓어 오르는 김과 평온하고 정적을 가진 동 냄비의 일동일정(一動一靜)의 대비미, 편(片)으로 얇게 썬 고기의 붉은 색과 흰색이 층층이 섞인 색상, 일정한 두께, 줄을 세워 가지런히 담아놓은 구도미, 기타 원료들의 질감, 색상, 형태의 다름에서 오는 차이미(差異美)와 조화미 등이다.

맛보기는 먼저 맑은 탕은 뿌옇거나 탁하지 않다. 탕은 버섯을 끓여서 맑게 만든 탕으로 맛이 아주 담백한데 이는 양고기의 신선한 맛이 가장 잘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서다. 신선하고 연한 고기를 먹기를 원하면 한번에 너무 많은 고기를 넣지 말고 그때그때 데쳐서 먹어야 하며 데치는 시간을 너무 길게 하지 말고 바로 덜어내야 한다.

건강조언

1. 양고기는 달고 더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양기를 튼튼하게 하며 단백질, 지방, 칼슘, 철분, 아연 등의 원소가 풍부하여 건강에 아주 유익하다. 마르고 허약한 체질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단 더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많이 먹으면 상초열이 나기 쉽다. 특히 고추나 매운 조미료와 함께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탕에 두부를 넣어서 함께 먹으면 열을 없애주는 작용을 한다.

2. 양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익히지 않으면 양고기 중의 선모충이 쉽게 죽지 않아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3. 탕은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탕에는 퓨린을 함유하고 있어 신장의 기능을 상하게 하므로 요산성관절염을 유발한다.

4. 슈안양로우를 먹을 때는 진한 차를 먹어서는 안된다. 차에 함유되어 있는 타닌산과 양고기 중의 단백질이 결합하여 타닌산 단백질을 생성 위장의 유동기능을 감소시켜 변비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그:#북경요리, #중국샤브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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