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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시책으로 공무원들이 '전통시장 가는 날'을 다음 달부터 시책사업으로 운영할 것임을 밝혀 '재래시장에서 밥먹고 회식하고 장 보러 나온 공무원들로 얼마나 북적일까?' 궁금도 하고 기대도 된다.

 

안양시는 "공무원들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서 새롭게 실시하는 '전통시장 가는 날'은 매월 특정 요일을 공직자 가족 및 공직자들이 재래시장을 찾아 식사를 하는 것으로 '토요시장 투어의 날'과 '전통시장 사랑의 날'로 구분하여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토요시장 투어의 날'이 운영되는 날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다. 이날 공직자와 가족들은 전통시장에서 쇼핑·외식하고, 우리가족 단골시장 만들기, 모임장소는 전통시장에서, 특색있는 상가찾기 등 운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생필품, 제수용품, 김장재료 등을 전통시장에서 구입할 것과 동문회, 동창회, 송년회 등의 각종 모임도 전통시장 안에 있는 식당을 이용할 것 그리고 매스컴 등에 방영됐거나 이웃이 경영하는 음식점을 단골로 이용할 것 등이 자율적으로 실시된다.

 

 

재래시장, 더불어 지켜야 할 마음의 고향

안양시 관내에는 중앙, 남부, 호계, 박달시장 등 4개의 중대형 재래시장을 비롯 비산, 석수시장 등 소규모 재래시장과 명학, 청원, 유원지, 덕천, 관양시장 등 동네형 재래시장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여기에는 2183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안양시도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현대식 아케이드 설치 공사와 공영주차장, 공중화장실 등의 편익시설 설치에 나서 2004년 2월 중앙시장 본관을 시작으로 호계시장, 남부시장, 박달시장 등 4개 재래시장 10여곳의 아케이드 설치공사를 연이어 진행됐다.

 

재래시장에는 예나 지금이나 부대끼는 사람들 속에 구수한 입담을 나누는 삶의 여유와 자그마한 좌판을 사이에 두고 오가는 넉넉한 인심들이 있음에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패턴과 더불어 규격화 가격에 밀려 침체되어 왔으나 최근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안양 중앙시장에는 떡볶이골목, 곱창골목, 순대국밥골목 등의 먹거리 테마 골목이 있다. 또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서 어묵의 달인으로 소개돼 유명세를 탄 스타상인도 있고 인터넷에 맛집으로 소문난 죽집에 줄서 기다리는 호떡 좌판에 김밥집도 있다.

또 '전통시장 사랑의 날'은 시청과 각 사업소가 매월 둘째주, 구청이 매월 셋째주 각 금요일마다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공직자들이 전통시장에서 중식을 해결한다.

 

안양시 관계자는 "최근 대형할인점의 등장으로 전통시장 이용도가 감소하고 있어, 공직자가 솔선해 전통시장을 찾아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자 이와 같이 특별한 날을 정하게 됐다"고 밝히고 일반 시민들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안양 민예총 김영부 사무국장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책들이 그동안 여러차례 발표됐지만 지속적으로 추진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꼬집으며 "눈에 보이는 성과도 필요하지만 소비자 입장과 목소리를 파악해 개선할 점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터문화제, 노래자랑 등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해 온 김 국장은 "재래시장은 도시민에게 '더불어 지켜야 할 마음의 고향' 같은 곳으로 각박한 물질만능 사회에서 그나마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문화유산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상인들 "말로만 끝나는 지역경제 활성화 아니냐"

 

한편 안양시는 지난 2005년 3월 매주 첫주 금요일을 재래시장 이용의 날로 정해 범시민적 운동으로 펼치고 이는 전국 최초 시도라 자평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당시 잠깐 반짝했을 뿐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던 장담은 유야무야해 무색하기 짝이없다.

 

2005년 7월에는 재래시장 상인, 시의회, 전문가 등 각계인사 30여명이 '안양시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재래시장이 활기를 되찾아 서민경제의 중심이자 생활문화공간으로 회복되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그때 뿐이었다.

 

이에 상인들은 "안양시에는 소상공인지원센터만 있고 정작 개미상인을 위한 지원부서는 단 한 곳도 없으며 실질적인 지원방안도 없는 실정으로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이 말뿐이다"며 불만이 많다. 이러니 상인들은 "볼멘 소리가 나올 수밖에…없다"는 것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밀려 침체되고 있는 재래시장이 시장 살리기를 위해 재개하고 나선 지자체와 상인들 노력으로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명절 때만 반짝하는 활기가 아니기를 소망하며 덤이 있는 지역 명물로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본다.

 

생선냄새와 과일냄새, 화장품과 옷냄새뿐 아니라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람냄새와 재래시장의 참 맛을 잃어버리지 말고 골목길 곳곳에서 풀풀 나기를 희망하면서.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 #중앙시장 ,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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