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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리 학교 주변에 피어나는 예쁜 꽃들입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했듯이, 작은 꽃들이 휠씬 아름답습니다. 꽃송이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입니다.

꽃봉오리가 붓을 닮아서 붓꽃입니다.
▲ 붓꽃 꽃봉오리가 붓을 닮아서 붓꽃입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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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가에 수줍은 듯 피어 있는 붓꽃입니다. 꽃봉오리가 붓 모양을 닮아서 붓꽃입니다. 붓꽃은 번식력이 좋아 화단이며 돌틈 사이에서도 예쁜 꽃을 피워올립니다. 새색시, 각시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각시붓꽃도 있고, 금빛처럼 노란 금붓꽃, 잎이 실타래처럼 꼬인 타래붓꽃도 있습니다.

연한 붉은색으로 피는 찔레꽃입니다.
▲ 찔레꽃 연한 붉은색으로 피는 찔레꽃입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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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노래 가사에 나오는 그 찔레꽃입니다. 찔레나무라고도 하는 찔레꽃은 흰색으로도 피고, 연한 붉은색으로도 피어납니다.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 장사익이 부른 찔레꽃 노래 가사입니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학교 주변 언덕 곳곳에서 순박하고, 서러운 보물 찔레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줄기 가득 바람개비처럼 피어난 마삭줄 꽃입니다.
▲ 마삭줄 줄기 가득 바람개비처럼 피어난 마삭줄 꽃입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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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바람개비처럼 돌아갈것 같은 마삭줄 꽃입니다. 덩굴식물인데 꽃에 향기가 깊게 배어있습니다. 입바람을 불어 날려 보고 싶은 꽃입니다. 교실 뒷쪽 언덕 소나무 숲 사이에 마삭줄 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함박꽃이라고도 하는 작약 꽃
▲ 작약 함박꽃이라고도 하는 작약 꽃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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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크고 풍성해 함지박처럼 넉넉하다고 함박꽃이라고도 합니다. 곁에 있던 모란이 지고난 후에 작약이 피어납니다. 모란은 겨울에도 죽지 않는 나무지만 작약은 풀입니다. 모란꽃과 작약꽃은 서로 만날 수 없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목단이라고도 하는 모란꽃입니다.
▲ 모란 꽃 목단이라고도 하는 모란꽃입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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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음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로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 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내 한해는 다 가고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열매가 원예용 가지를 닮아 좀가지풀이라고 합니다.
▲ 좀가지풀 열매가 원예용 가지를 닮아 좀가지풀이라고 합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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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꽃입니다. 열매가 원예용 가지를 닮아서 좀가지풀이라고 합니다. 잎은 겨울을 납니다. 교실 뒷쪽 풀밭에 가득 피어납니다.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찾기조차 어려운 꽃입니다.

꽃을 뽑아서 빨면 꿀이 나온다고 꿀풀입니다.
▲ 꿀풀 꽃을 뽑아서 빨면 꿀이 나온다고 꿀풀입니다.
ⓒ 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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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소에게 풀 뜯어 먹이러 갔다가 입술 모양 꽃을 뽑아 꿀을 빨아 먹었던 꽃입니다. 그땐 꽃 이름은 몰라도 어떤 꽃에 꿀이 많은지 귀신 같이 알던 시절입니다. 꿀이 제일 많이 나오는 꽃은 인동 꽃입니다. 꿀풀도 제법 많은 꿀을 빨아 먹을 수 있는 꽃입니다. 아까시 꽃도, 사르비아 꽃도 '꿀꽃'입니다.

우리 학교에 숨어있는 '보물'들입니다. 보물은 절대로 멀리있지 않습니다. 내 근처, 내 주변, 내 이웃, 내 가까이에 있습니다. 모두가 아름답고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덧붙이는 글 | 우리 학교는 경남 사천시 곤양면 송전리에 있는 예쁜 학교 곤양중학교입니다. 근처에는 신라 고찰 봉명산 다솔사가 있고, 국가 지정 보물 사천매향비도 있습니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볼 수 있는 광포만과 서포 갯벌의 비경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학교 뒤로는 아담한 산과 소나무 숲이 학교를 감싸고 있고, 학교 앞쪽으로는 맑고 깨끗한 곤양천이 굽이쳐 흐릅니다.



태그:#윤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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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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