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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찾은 주민 13일 피해주민들이 비가오늘 날에도 기름유출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108법정을 찾았다.
법정 찾은 주민13일 피해주민들이 비가오늘 날에도 기름유출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108법정을 찾았다. ⓒ 정대희

기름유출 16차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108법정. 13일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태안 주민 300여명이 공판을 관람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비가 오는 날임에도 많은 주민들은 법정에서 피고인의 진술과 양측 변호인단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살펴봤다.

 

또한, 미처 법정 내부로 입장하지 못한 주민들은 대기실 의자에 앉아 서로 재판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법원 밖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법정 공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입장만을 취한 주민들은 특별히 피켓 및 머리띠 등도 갖추지 않아 유사시를 위해 배치된 경찰과도 마찰은 없었다.

 

비교적 평화적 입장을 고수한 주민들은 평상복차림으로 공판 진행과정을 살피며, 지금껏 밝혀진 사실과 진행 일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향후 재판 결과에 대한 예측도 했다. 

 

태안군선주협회의 홍재표(모항항, 어민)씨는 "태안 주민들이 (기름유출)공판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재판부가 잊어버리면 안 된다"며 "재판부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공정한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으로 입장해 공판을 청취하는 주민들은 피고인 조아무개씨가 검찰과 양측 변호인단의 질문을 받고 삼성 측에 유리한 진술을 하고 있다며 비난과 함께 분노했다.

 

법정 찾은 주민 피해주민들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을 찾아 공판 진행과정을 지켜봤다.
법정 찾은 주민피해주민들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을 찾아 공판 진행과정을 지켜봤다. ⓒ 정대희

주민들은 "피고인이 삼성 변호인단의 질문에는 무조건 '맞다'는 말만 하고 유조선 측 변호인단과 검찰의 대답에는 무조건 '기억이 안 난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며 "삼성이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해주민들을 우롱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주민들은 "많은 주민들이 재판에 관심을 갖고 청취하려고 했으나 법정 내부가 비좁아 몇 명의 주민들만이 입장해 재판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려고 해도 할 수 없었다"면서 "또한 법정 내부가 사람들로 꽉 차 검찰과 양측 변호인단의 질문과 피고인의 진술 등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판 진행과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법정 내부뿐만 아니라 밖에서 터져 나왔다.

 

이광선(안면읍·어민)씨는 "정부도 조정할 수 있는 삼성이 검찰은 조정할 수 없겠냐! 태안 주민들은 원자폭탄의 피해와 맞먹을 정도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우리가 정부나 가해자에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몫, 즉 우리가 피해를 받은 만큼 보상을 바라고 있는 것임을 알아줬음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니 영락없이 짜고 치는 고스톱판으로 이번 사고의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데 재판부만 모르고 있다"면서 "하나마나한 재판 뭐하러 하냐"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삼성에 대한 가혹한 재판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비난 섞인 투로 목소리를 높였다.

 

나잠어업인 김계자(모항항·해녀)씨도 "피고인이 정확한 답변을 피하고 무조건적으로 삼성에 유리한 답변만을 위하는 등 피해주민들의 분노만 증폭시켰다"며 "기름사고로 인해 모항항 해녀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삼성이 알고 반성하고 있다면 그렇게 황당하고 당황스런 답변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한편, 이날 오전 공판에는 구속 피고인으로 예인선단 삼호 T3호의 항해사 조아무개씨에 대한 검찰과 양측 변호인단의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조씨는 "당직근무를 하면서 예인줄 보강작업을 했다"며 "일상적인 업무여서 그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의 해상교통관제서비스(VTS)에서 기상예보에 대한 수신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유조선 측 변호인단은 "일상적인 업무여서 예인줄 보강작업에 대한 말을 아낀 것이 아니라 이후에 삼성측의 주장을 짜맞추기 위해 뒤늦게 진술을 하는 것이 아니냐"며 "기상예보도 VTS로부터 수신도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당시 수신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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