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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5월 13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여야 간사 간 합의를 하고 일정을 방송통신위원회에 통보했다. 당초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 일정은 5월 13일이 아닌 4월 29일이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두 개 기관이 합쳐지면서 직제개편 및 인사발령 등이 늦어졌고 업무보고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입장을 전달하며 일정을 연기해줄 것을 문화관광위원회에 요청해왔고, 여야 간사 간 합의를 다시 진행해서 기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업무보고를 5월 14일로 연기했다. 그리고 다시 하루가 당겨져 13일로 최종적인 업무보고 일정이 확정되어 통보되었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업무보고를 사흘 앞둔 5월 10일 휴일인 토요일 오후에 느닷없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을 통보해왔다. 수신자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 한 '문광위 업무현황보고 불참 통보' 제하의 공문에서 밝힌 불참 통보 사유는 다음과 같다.

 

"현행 국회법상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관 상임위원회가 불분명하며, 아울러 우리 위원회는 ‘08. 2 .29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어 위원장이 인사청문을 거쳐 ’08. 3. 26 임명되고 (구)방송위원회 직원의 공무원 특별채용 절차와 고위공무원단 심사 등으로 현재까지 조직구성이 완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향후 우리 위원회가 추진할 주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에 업무보고를 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됩니다.(끝)"

 

지난 5월 6일과 9일은 국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참석했다. 또한 4월 28일 문광위 법안소위에 방송관련 법안을 설명하기 위해 송도균 방통위원이 참석한 바 있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토요일) 오후 2시 57분에 불참통보 팩스를 보내기 전에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과 여야 간사 모두에게 연락 한마디 없이 참석 못한다는 내용의 공문 팩스 1장만 달랑 보냈을 뿐이다.

 

대통령의 형님이자 권력실세 최시중 위원장이라서 가능한 일인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이렇게 능멸해도 되는 것인가? 이렇게 국민을 무시하고,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인 경우는 지난 국회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난 안 나갈 테니 그렇게 알아라"라는 것 외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최시중 위원장은 전국에 지상파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땅투기 의혹' 문제 제기에 대해 "귀신이 땅을 산 것 같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발언을 하더니 이제는 아주 대놓고 헌법기관 국회를 무시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이후 운영과정에 벌써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조직개편의 마무리가 되지 않았고, 인사에 있어서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쇠고기협상과 광우병 문제에 대한 네티즌의 정당한 의사표현인 댓글 삭제요청을 하지 않나, 회의 운영은 비밀주의로 회귀하고, 부위원장은 야당 추천자로 하자는 국회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치 편향적으로 선임되었다.

 

MBC 민영화와 신문방송 겸영을 위한 전단계 조치로 보도· 종합편성채널사업자에 대한 대기업 진입규제를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으로 대폭 완화하는 등 지금까지 방송에서의 기본 틀을 유지하고 있던 원칙을 공감대의 형성도 없이 마구 파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온 나라를 들끓게 하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른 <MBC> PD수첩에 대해 청와대의 민형사상 소송 추진도 이번 문광위의 주요 현안이다. 또한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임기가 보장되어 있음에도 이명박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교체하려는 전방위 압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이번 문광위에서 파헤칠 문제이다.

 

아마도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런 국회의 질타와 문제제기를 듣고 싶지 않았나보다. 17대 국회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냥 시간 좀 때우면서 버티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반드시 정해진 날짜에 진행될 것이다. 출석 의결을 통해서 반드시 국회에 출석시켜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현안들에 대해 조목조목 물어볼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정청래 기자는 통합민주당 소속 17대 국회의원으로 문광위 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태그:#언론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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