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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다른 표현매체에 비해서 지시적이고 설명적이기는 하지만 작가의 표현 의도에 따라서는 상징적이면서도 암시적으로 드러날 때도 있다. 특히 현대다큐멘터리 사진은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상징적이면서도 우회적으로 작가의 표현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과거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건과 상황 중심적이라면 현대다큐멘터리 사진은 특정한 현실에 대해서 상징적으로 풍자한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마틴 파의 사회학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이다.

 

 불안, 불-안
불안, 불-안 ⓒ 정주하
 불안, 불-안
불안, 불-안 ⓒ 정주하

정주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주변 풍경과 인물을 찍었다. 작가는  그것을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위험하고 불안한 요소들이 많이 있지만 그것이 문제의식과 특정한 대책 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적이면서도 조금은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표현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이 감정적이고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 날씨가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을 주로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오히려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이 다분히 감성적이면서도 정서적으로 느껴진다.

 

 불안, 불-안
불안, 불-안 ⓒ 정주하
 불안, 불-안
불안, 불-안 ⓒ 정주하
 불안, 불-안
불안, 불-안 ⓒ 정주하

작가가  관심을 갖고 카메라앵글에 담은 현실들은 원자력 발전소를 배경으로 평화롭게 자신들의 여가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과 그 주변 환경이다. 전체적인 작품의 느낌이 조금은 역설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작가의 사회를 바라보는 의식과 인문학적 소양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초대형 사이즈이고, 작품의 전체적인 톤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주제를 명료하게 드러내는 데는 일단 성공하였다. 하지만 다분히 아쉬운 점도 있다.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에 비해서 전시작품수가 너무 많았고 전체적으로 비슷한 장면의 사진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전시공간이 넓어서 그것에 비례해서 전시 작품수가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좀 더 절제된 작품선정과 디스플레이가 필요했다. 그리고 표현대상에 접근하는 방법도 지나치게 정형화되어 있어서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좀 더 밀도 있는 표현방식과 작품선정이 필요했다.

 

정주하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표현대상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한국사회의 특정한 사회현실을 좀 더 강하게 실감 할 수 있도록 시각화 하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동 시대 한국사회의 또 다른 불안요소를 보여주는 전시회였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5-01~2008-07-27 장소: 아트선재센터  


#다큐멘터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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