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저가 피자에 사용되는 치즈가 순수 자연치즈가 아니라는 보도가 나간 후, 어린 자녀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부모들의 시름은 깊어만 갔습니다. 더욱이 광우병 파동과 유전자 조작 옥수수 수입 등 먹거리를 위협하는 소식이 들리면, '도대체 안심하고 먹을 게 없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유난히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값비싼 고급피자를 매번 사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보면, 부모의 근심은 더 깊어가기 마련입니다. 마음 같아선 직접 피자를 만들어 주고 싶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요.
하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는 피자, 조금만 수고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게다가 '치즈피자마을'에선 천연치즈를 직접 제조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정부에서 '치즈벨리'라는 이름으로 전북 임실군을 치즈 특산지로 선정,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데요. 얼마 전 모조치즈 문제가 발생한 후에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05년 부터 임실군 옥정호수 곁에 있는 작은 폐교를 체험교실로 꾸며 '치즈체험'을 실천하고 있는 부부가 있습니다. 박재현(44) 목사와 그의 아내 한민영(39)씨가 주인공입니다. 박 목사는 농촌목회에 뜻을 가지고 임실군에 내려와 임실제일교회를 맡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지인과 함께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 그리고 국내산 천연치즈의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본격적인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미 지난해까지 2만여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갈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체험프로그램'은 어린 자녀들에게 직접 치즈와 피자를 만들어 먹이겠다는 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온 가족이 직접 피자 만들어 먹어요"
'치즈피자마을'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치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미난 퀴즈로 배우고, 치즈 원료로 모짜렐라치즈와 피자 만들기, 소 달구지 타기, 풀썰매 타기, 경운기 타고 옥정호수 투어하기 등으로 짜여져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만드는 피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족표'로 모조치즈 걱정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박 목사는 "치즈와 피자를 사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라며 "직접 피자를 만드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박 목사는 또 모조치즈 사건과 관련 "모조치즈임을 알리지 않은 기업들 스스로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대 때문인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약 600여명의 가족들이 체험에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참가한 김선현(41·청주)씨는 "놀이공원에 가려고 했었는데, 좀 더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에 오게 됐다"며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가하는 모습을 보니 (오길)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아내 이숙연(38)씨는 최근 모조치즈 사건과 관련 "그 소식 이후로 좋은 치즈를 골라 먹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기서 배운 치즈제조법과 피자만드는 법을 꼭 집에서 해보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엄마표' 피자를 꼭 만들어 먹일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임실치즈피자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연중 계속 진행되며 홈페이지로 접수를 받습니다. 단기방학과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치즈와 피자를 만들며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