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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철쭉 위로 페러글라이더가 활공쇼를 선보이고 있다
 만개한 철쭉 위로 페러글라이더가 활공쇼를 선보이고 있다
ⓒ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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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고향 의령 한우산을 찾았다. 그동안 한우산은 수없이 다녀왔지만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철쭉이 만개한 시기에 다시 찾은 것은 2001년 여행동우회와 산악회 멤버들과 함께 온 이후 7년만이다.

남해고속도로 함안IC를 빠져나와 법수면을 거쳐 남강을 가로지르는 백곡교를 건너면 의령땅이다. 가는 길목에 자리한 백곡리 감나무를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정곡면 백곡리에 자리한 이 감나무는 수령 약 450년으로 높이가 28m에 이른다. 얼마전인 올해 초 천연기념물 제 492호로 지정되었다.

삼성그룹 창시자인 이병철 생가를 지나 벽계관광지 방면으로 나아갔다. 관광지 입구의 봉황대와 벽계저수지를 지나 임도를 올라가자 찰비계곡이 보인다.

벽계마을 입구에 세워진 한우산 등산로 안내도
 벽계마을 입구에 세워진 한우산 등산로 안내도
ⓒ 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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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구불구불한 임도를 10여 분 더 오르자 산 중턱에 울긋불긋 꽃대궐을 이룬 철쭉군락지가 눈에 들어온다. 임도에 잠시 차를 세우고 카메라에 풍광을 담은 후 1분쯤 더 가자 한우산 주차장이 나온다. 해발 약 800m에 이르는 이곳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꽃촬영에 나선다.

임도에서 내려다본 제 2활공장 주변의 철쭉군락지
 임도에서 내려다본 제 2활공장 주변의 철쭉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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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마지막 장면이 이곳 산길에서 촬영되면서 유명해진 뒤 이후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산이다. 주인공이 소를 끌고 올라가는 장면 속에 나오는 산길이 한우산의 임도다.

한우산(835m)은 의령의 최고봉인 자굴산(897m)과 산성산(741m)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멋진 산세를 자랑한다. 한우산은 산 정상 부근까지 차로 접근이 가능하다. 촬영무대였던 찰비계곡에서 한우산까지의 드라이브를 해볼 만하다.

철쭉꽃에서 꿀을 모으는 벌
 철쭉꽃에서 꿀을 모으는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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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바로 앞에서부터 철쭉군락지가 이어진다. 만개한 철쭉 뒤로 깔끔하게 포장된 임도가 이어져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마침 빨강과 파랑 원색의 상의를 걸친 등산객이 지나가고 있어 멋진 모델이 되어준다. 그 뒤로 패러글라이더가 푸른 창공을 날고 있어 시원스런 풍광을 만들어낸다.

한우산은 벽계마을에서 산성산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고, 벽계저수지 위쪽의 백학동계곡에서 오르는 코스도 최근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한우산 주차장에서 한우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철쭉군락지를 지나는 등산객 뒤로 페러글라이더가 하늘을 날고 있다.
 한우산 주차장에서 한우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철쭉군락지를 지나는 등산객 뒤로 페러글라이더가 하늘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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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짧게 걸으면서 철쭉감상을 제대로 하려면 한우산 주차장에서 정상을 거쳐 제 2활공장까지 내려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가 제격이다. 한우산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거리는 640m로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서 제 2활공장까지 내려가는 길은 380m로 5분이 채 안 걸린다. 왕복거리가 2.4km로 쉬엄쉬엄 다녀와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한우산 정상 바로 아래의 한우산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임도
 한우산 정상 바로 아래의 한우산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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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등산로 양 옆으로 철쭉이 나그네의 길손이 되어 반긴다. 정상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안내표지판만 세워져 있었는데, 필자가 다녀온 며칠 뒤인 지난 5일에 정상석 제막식이 열렸다. 그래도 정상이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해발이 몇 미터라도 더 높은 탓인지 꽃이 상대적으로 덜핀 상태다.

정상에서 제 2활공장 쪽으로 내려서자 산이 꽃불에 활활 타고 있다. 한우산 철쭉의 대규모 군락지를 이루는 제 2활공장 주변이 이 일대에서 가장 아름답다. 아래쪽 임도에서부터 활공장 주변 능선을 온통 붉은 물결로 뒤덮고 있는 가운데, 바로 위 하늘에서는 패러글라이더가 멋진 비행쇼를 선보이고 있어 아름다움이 한결 빛을 발한다.

선홍빛 꽃물결 뒤로 임도가 뱀이 또아리를 틀듯 꼬불꼬불 이어지며 올라오는 폼이 자연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드넓은 철쭉군락지에서 한동안 꽃에 취했다가, 패러글라이더가 하늘을 나는 풍경에 신선이 되어 함께 허공을 떠도는 상상을 하며 보냈다.

철쭉 감상은 다가오는 석가탄신일 연휴인 12일까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해가 서쪽 하늘에 걸릴려는 무렵 서둘러 내려왔다. 해가 지고난 후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임도에서 운전해 내려오기는 상당히 위험하고 부담스럽기에 서둘렀다.

제 2활공장 주변의 철쭉군락지 위로 페러글라이더가 멋진 활공을 하고 있다.
 제 2활공장 주변의 철쭉군락지 위로 페러글라이더가 멋진 활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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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태그:#한우산, #철쭉, #영화촬영지, #페러글라이딩,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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