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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명진 목사(갈릴리교회)가 4일 위원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인 목사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작년 12월 대선이 끝난 후부터 최근까지도 여러 차례 (강 대표에게도) 사의를 표명했고, (총선 끝나면) 더 이상 안하려고 옛날부터 생각했다"며 "당 윤리위원장으로서 내 역할은 끝났다. 7월 3일 전당대회까지 명목상 직책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인 목사의 사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없지 않다.

 

2006년 10월 당 윤리위원장에 임명된 인 목사는 그 동안 소속 의원 및 당직자들의 '당기 문란' 행위에 대해 매서운 징계의 칼을 휘둘렀고, 특히 18대 총선에서는 '정치철새' 및 비리전력자의 공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그러나 그를 겨냥해 "특정계파의 뜻대로 움직인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안 맞는 인물"이라는 당 내외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고, 인 목사는 그럴 때마다 진퇴 문제를 고민해야 했다.

 

2005년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던졌던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경우 그에게 "좀 더 버텨야 한다. 나처럼 물러나면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인 목사는 총선 전까지만 해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내가 물러나면 한나라당에 바른 소리를 할 후임자가 없을 것 같아 그냥 있는 것"이라며 괴로운 심경을 피력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통화에서는 "후임자가 왜 없겠나? 아마 줄을 섰을 것"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박미석' 건도 외롭게 인책론 제기... "입 다물고 있는 편이 낫겠다"


그의 사퇴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한나라당의 언로가 막힌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인 목사는 박미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재산 및 도덕성 문제가 표면화되자 지난달 25일 인책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당에서 청와대에 '흉흉한 민심'을 전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인 목사는 "아무도 박 수석 얘기를 하지 않아서 내가 한 마디 했지만, 주위 사람들이 '너무 지나치다. 목사가 왜 그렇게 정치권에 잔소리를 하냐?'고 얘기 하더라"고 말했다.

 

"나는 정치평론가가 아니라 목사다. 이제 교회로 돌아가는 게 맞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 했는데 안 되는 걸 더 이상 어떻게 하나? 이제 입 다물고 있는 편이 낫겠다. 앞으로는 조용하게 살려고 한다."

 

인 목사는 당면 현안으로 떠오른 '미국산 쇠고기 개방' 문제에 대해서도 "그건 청와대와 여당이 풀어가야 할 정치적 이슈"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치라는 게 뭐냐?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 아니냐?"며 청와대를 에둘러 비판했다.


태그:#인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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