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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을 이루고...
▲ 비음산 꽃불바다~ 장관을 이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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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꽃 바다...
▲ 비음산 철쭉꽃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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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어서 봄꽃바다를 지나쳐 버렸던 지난 산행의 기억이 있고, 내년에는 봄꽃시기를 잘 맞추어 꽃 바다를 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시간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철쭉꽃 꽃불을 놓은 산을 만났던 것이다. 꽃불로 활활 타올라 산정에서 능선을 따라 불 지피고 있는 곳은 바로 창원 비음산이었다.

창원 대암산(669미터)에서 비음산(510미터)까지 종주산행을 했다. 며칠 내내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창원 시민들의 산이라 불리는 대암산과 비음산에는 이곳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아주 잘 만들어 놓고 있어 그런지 가벼운 차림으로 오는 사람, 등산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는 사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는 사람, 혼자 오는 사람, 여럿 혹은 한 두 사람과 함께 어울려 오는 사람 등 여러 등산객들로 등산로가 가득했다. 등산로 또한 아주 잘 만들어 놓아 산보하듯 걸을 수 있는가하면, 등산로가 제법 넓기도 해 둘이서 손잡고 걷기도 좋은 길들이 많았다.

...대암산에서 비음산 종주...
▲ 저기~대암산 정상이 보이고... ...대암산에서 비음산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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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는 제1약수터부터 제3약수터까지 곳곳에 약수터가 있어 약수터에서 앉아 쉬어가며 물을 마실 수 있어 좋았다. 대암산 가는 길엔 사람들의 대화도 들으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었다. 평소에도 천천히 산에 오르는 편이지만 오늘은 더 천천히 걷는다. 며칠 동안 산행의 연속이었기에 몸이 꽤나 지쳐있었나 보다. 몸을 풀면서, 쉬엄쉬엄 산길을 오른다.

조금 높은 길도 오르기가 꽤 힘들다. 가다 쉬다, 가다 쉬다 하기를 반복하고, 쉬는 곳에 오래 머문다. 대암산 가는 등산로를 따라 걷는데 이따금 활짝 핀 철쭉꽃이 보인다. 혹시, 비음산에도 철쭉꽃이 만발한 것은 아닐까. 갑자기 약간의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철쭉꽃바다~
▲ 비음산~ 철쭉꽃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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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암산...능선길이 비음산에서 보이고....
▲ 우리가 걸어온... 대암산...능선길이 비음산에서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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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에도 탄력이 붙는 것 같다. 바삐 오르지 않는 등산길, 몸은 크게 피곤한 줄 모르고 걸었다. 대암산은 편안하고 넉넉하고 아기자기 한 산이었다. 둘이서 함께 걷기에도 좋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노라니 내려오던 한 중년남자가 ‘반갑습니다.’ 인사를 먼저 했다. 둘이서 손잡고 산길을 오르는 우리를 보며 뒤돌아서 가면서 하는 말, “보기 좋~습니다” 한다.

대암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산정 주변에 놓인 바위 위에 앉거나 나무 그늘에 앉아 점심 도시락을 먹거나 망중한을 즐기고 앉아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모두들 쉽게 산을 내려가지 않고 곳곳마다 '짱' 박혀 있다. 띄엄띄엄 철쭉꽃이 피어 있는 것이 보였다. 비음산은 어떨까. 궁금증이 자꾸만 부풀어 올라갔다. 점심 먹고 비음산으로 가는 능선길에서 만난 산객한테 드디어 참다못하고 물었다.

“비음산에서 오시는 길입니까?”
“예.”
“여기서 얼마나 걸리나요?”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비음산에 철쭉꽃이 피었습니까?”
“예, 아주 장관입니다.”
“예, 감사합니다.”

...
▲ 꽃길따라 걷는 산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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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남편과 내가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둘이 마주 보며 의미 있는 미소를 띠었다. 이어서 우린 서로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됐어!“ 대암산 정상에서 비음산 가는 능선길은 평지를 걷듯 호젓하고 넉넉하고 편안했다. 비음산까지 이렇게 능선길이 이어지길 바라면서 기대에 찬 걸음을 걸었다. 능선길 오른쪽 저 아래로는 김해, 왼쪽 아래는 창원, 두 도시를 멀리 끼고 산보하듯 능선길을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비음산 정상이 보였다. 아차,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평지를 걷듯 편안한 능선길이 끊기고 갑자기 높은데서 저 아래로 내리뻗은 내리막길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내리막길 저 아래 끝에서부터 다시 산에 올라야 했다.

꽃속을 거닐며...황홀했다...
▲ 비음산 꽃바다~ 꽃속을 거닐며...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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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음산 꽃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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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까. 한참을 또 가야하는구나. 철쭉꽃이라도 없었다면 어쨌을까. 참으로 힘든 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철쭉꽃이 장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저 멀리 비음산 정상이 어렴풋이 보이고 울긋불긋한 꽃불 바다가 보일 듯 말 듯 했다. 철쭉꽃으로 불을 놓은 비음산 일대를 기대하며 다시 내리막길,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는 오르막길을 끙끙대며 올랐다. 그 끝에 비음산 진례산성을 만났다.

드디어 비음산이었다. 철쭉꽃으로 장관을 이룬 비음산에는 많은 산객들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철쭉꽃 그 화려한 꽃불 환한 바다 속에서 황홀해 하며 우리는 꽃 속을 따라 거닐었다.

“여보, 여길 오길 잘했다 그죠?”하고 묻는 남편에게 나는, “과연, 당신의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꽃 바다에서 할 말을 잃었다. ‘어휴~넘 이쁘다!’ 감탄사를 몇 번이고 터뜨렸을 뿐. 결국,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어서 보지 못했던 봄꽃들을, 기대하지 않았던 시간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뜻밖의 선물로 받은 우리는 행복에 겨워했다.

산행수첩:
*진행:창원 대방동 그린빌아파트뒤무료주차장(10:05)-제1약수터(10:40)-제2약수터(11:00)-제3약수터(11:30)-용지봉삼거리(11:55)-헬기장(11:55)-대암산정상(12:10)-식사후 산행시작(1:05)-삼거리(1:45)-남산재(2:00)-비음산 정상(2:50)-진례산성남문(3:30)-토월괴산약수터(3:50)-토월농원(4:00)-창원침례교회 앞 무료주차장(4:10)
*특징:제1약수터~제3약수터까지 약수터가 많아 좋음.
용지봉 삼거리:소나무 원형의자 있어 쉼터로 좋음.
대암산 정상 주변에는 정자 있고 전망 바위 많다. 능선길, 억새, 철쭉꽃 만발.
비음산: 철쭉꽃으로 만발
창원침례교회 앞에 등산용 무료주차장 있어 비음산 등산기점으로 좋음.


태그:#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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