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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지역의 민요와 신민요, 잡가의 정체성 찾기에 심혈을 기울여 온 서울소리보존회가 그 동안의 성과를 종합해 무대에 올리는 공연을 갖는다.

 

메이데이인 오는 5월 1일 목요일 17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명창들이 불러준 민요와 신민요로의 여행, 환타지아’가 그것.

 

오늘날 널리 불리고 있는 민요나 잡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중화를 꾀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공연에서 서울의 대표적인 잡가인 달거리, 혈죽가, 담바귀타령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알려진 한오백년, 흥타령, 사발가, 대구아리랑, 밀양아리랑 등의 민요, 깽꿍타령, 오동나무, 팔도강산, 포곡새, 봉이김선달 등의 신민요가 선보인다.

 

 전설적인 소리꾼 고 김옥심 명창의 소리제를 잇고 있는 서울소리보존회(이사장  남혜숙)는 그동안 ‘서울소리의 원류를 찾아서’, ‘서울소리의 멋속으로’ 등 일련의 공연을 통해 구전으로만 알려져 왔던 ‘대구아리랑’과 ‘혈죽가’를 복원해내는 성과를 냈으며 특히 ‘대구아리랑’의 복원은 2007년 국악계의 핫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음악교과서와 각종 국악개론서에 함경도 지방의 오래된 민요로 기술되고 있는 ‘궁초댕기’가 1942년 태평레코드사에 발매된 김추월 명창의 신민요임을 밝혀냈다.

 

이번 환타지아 공연에서 주목을 끄는 곡은 단연 신민요 ‘포곡새’. 원곡이 ‘포곡새 천지’인 이 민요는 황해도 지방에서 널리 불리는 사설난봉가 계열의 국토예찬 신민요로, ‘궁초댕기’를 부른 김추월의 대표적인 곡이어서 김추월의 예술세계 및 국악사적 업적에 대한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악평론가 김문성씨(37)는 “일제시대 초창기에 활약했던 판소리명창 김추월과 같은 예명을 쓰는 평양출신 김추월은 전형적인 서도소리꾼이면서도 같은 서도출신의 한경심, 장학선, 박명화 명창에 비해 좀더 부드러운 목을 가진 명창”이라고 소개했다.

 

  김추월은 1934년 ‘마의태자’라는 노래로 전국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당시 광고문에는 ‘금강산에 숨어있다가 레코드계에 봉화를 들고 나온 천사’,‘꿈속에 들려오는 연인의 선명한 목소리같이 영원히 미련을 남기고 말 것’ 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또한 ‘그(김추월)의 신비로운 목소리에 침을 흘리는 청년들이 보내는 꽃봉투가 쇄도한다‘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다. 특히 1934년 11월 가요곡 ’마의태자‘가 전 일본에 중계방송되었는데 이는 당시 김추월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김추월의 ‘포곡새’를 복원해 부르게 되는 서울소리보존회의 남혜숙 명창은 “민요와 신민요를 엄격히 이분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전제하고 “당시 신민요를 부른 가수 대부분이 정식으로 국악을 배운 대명창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부른 신민요는 사실상 현대적 감각을 입힌 민요”라고 말했다. 또한 “당시 대중들은 민요와 신민요 구분없이 노래 그 자체를 즐겼기 때문에 오늘날 몇몇 신민요는 민요라는 이름으로 전해내려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많은 국악교과서에는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신민요 가운데 태평가(태평연), 노들강변, 울산아가씨, 궁초댕기는 경기민요로, 느리개타령은 서도민요로 구분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김옥심 명창의 잡가 ‘달거리’ 녹음과 이진홍 명창의 ‘혈죽가’ 녹음외에도 장경순 명창의 ‘밀양아리랑’, 이향림의 ‘팔도강산’, 김옥심 명창의 ‘깽꿍타령’ 녹음이 일반에 공개돼 특히 귀명창들의 발길을 잡아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옛 명창들이 즐겨부르던 흥타령, 사발가, 대구아리랑 등의 민요가운데 요즘은 불리지 않는 가사를 모아 남혜숙, 유명순 명창을 비롯, 박나령, 한효정, 서명순, 유근순, 김경순, 심정옥, 김경자, 박은숙, 이봉순 등 서울소리보존회 명창들이 그대로 부르게 된다.

 

한편 서울소리보존회는 그동안 복원한 신민요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 신민요곡들만을 중심으로 복원연주회를 계획하고 있어 국악계로부터 벌써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공연은 전석 무료공연이다. 02-353-5525


태그:#서울소리보존회, #환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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