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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명, 1년 2500명."

 

한국에서 산업재해로 죽는 노동자 숫자다. 노동자 사망 수준을 보면, 10만 명당 영국은 1명, 일본은 3명, 중국은 10명, 인도는 11명인데 한국은 16명이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자료를 밝히면서 "대한민국은 부끄럽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서울에서 '전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행사를 연다. 이를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불어라 노동자 건강의 봄바람 전국순회'에 나섰다.

 

전국순회단은 포항(길에서 죽은 화물노동자), 부산(석면폐암)을 거쳐 24일 창원에서 홍보활동을 벌였다. 30여명으로 구성된 순회단은 자전거에 깃발을 매달고 창원시내와 창원공단을 돌았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낮 12시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하루 8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죽는다는 외침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이것이 마치 정상적인 사회인 것처럼 되어 있다, 새 정부는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노동자가 더 죽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다 다치거나 죽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인데, 이것을 바꾸어야 한다"면서 "전국 순회하며 유인물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일반인들은 '하루 8명이 죽는 게 사실이냐'고 다시 묻는다. 그만큼 알려지지 않았고 숨겨져 왔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면서 국민들에게 건강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낼 것"이라며 "지금은 군사정권 때보다 더 산재치료를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현 정부는 노동자들의 건강권 쟁취보다 자본의 이익을 위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이 지난 해 흑자로 전환했다고 하는데, 산재 노동자들은 당연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를 마친 민주노총 간부들은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를 찾아 하태수 지사장을 만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항의서한을 통해 "지금 이 시간에도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재해로 다치고 병들고 죽고 있다"면서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재해로 병들고 다친 노동자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진지한 고민 없이, 근골격계 질환과 뇌심혈관계 질환, 정신 질환 등 업무 관련성 질환에 대한 불승인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근로복지공단의 찾아가는 서비스는 요영자에 대한 관리 통제를 지속적 진행하는 것으로 변질되어 강제 치료 종결을 일삼고 있어 산재노동자들이 이중삼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고, 그 절망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하였다"고 덧붙였다.

 

전국순회단은 앞으로 여수(발암물질 백혈병), 광주(자살하는 병원 노동자), 대전(한국타이어), 청주(산재은폐, 현대건설), 이천(화재 참사), 인천(발전소 화재폭발)를 돈다.

 

'4․28 산재 노동자 추모의 날'은 태국 케이더(Kader) 장난감회사에서 1993년 4월 10일 발생한 화재로 188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 공장에서는 <심슨 가족>이라는 애니메이션에 들어간 '바트 심슨'의 인형을 만들었다.

 

노동자들이 인형을 훔쳐갈지 모른다는 이유로 회사가 밖에서 공장 문을 잠궈버렸기 때문에 불이 났는데도 노동자들이 탈출할 수 없었던 것이다. 3년 뒤 세계 70여개국에서 이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밝히기' 행사를 가진 게 계기가 되었다.


태그:#산업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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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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