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월 개관을 앞둔 마산 3.15아트센터에 입주할 단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5월 개관을 앞둔 마산 3.15아트센터에 입주할 단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 윤성효

"3·15아트센터에 김주열 열사가 없다."

 

오는 5월 개관하는 경남 마산 3·15아트센터 입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86 김주열 대장정'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가 입주하지 못하게 되자, 마산시의회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들도 입주 공간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05년 8월에 착공한 3·15아트센터는 예산 640억원을 들여 최근 완공했다. 이곳에는 대공연장(1100석)과 소공연장(517석), 전시장(1452㎡), 회의장(440㎡)을 갖추고 있다. 외부단체로는 3·15의거기념사업회 사무실과 자료실, 마산예총,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의 사무실이 들어오게 된다.

 

마산에는 3·15, 4·19와 관련해 3·15의거기념사업회와 4·19혁명회 경남지부, 4·19혁명희생자유족회 경남지부,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가 있으며, 이들은 모두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단체다. 4·19혁명회와 희생자유족회는 마산시 소유의 건물에 공간을 마련해 사용하고 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민간단체인 열린사회희망연대 사무실에 더부살이를 해오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해부터 김주열 열사의 고향인 전북 남원과 마산을 이어달리는 '186 김주열 대장정'을 벌이고 있으며, '김주열 열사 기념 조형물 건립' 등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다.

 

김재철 시의원 "마산시는 김주열 열사 먼저 챙겨야"

 

김재철 마산시의원은 지난 11일 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이를 지적했다. 김 시의원은 "마산시민들에게 4·19혁명의 주인공이라는 영광을 안겨준 인물이 바로 김주열 열사"라며 "그때 마산시민들은 전 국민들로부터 마치 영웅과 같은 대접을 받았고, 김주열 열사의 노래까지 만들어져 전 국민들의 애도와 사랑을 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김주열 열사를 말하면 일부에서 '그때 희생자가 어디 김주열뿐이냐? 다 같은 열사인데 왜 김주열만 부각시키느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인간 생명의 가치를 두고 하는 말이라면 당연하고 옳은 말이지만, 유관순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아무도 유관순 열사만 별도로 국가적인 차원의 기념사업을 하는가 하고 시비를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시의원은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의 활동을 열거한 뒤 "남원에는 남원의 자랑스러움에 김주열 열사 기념비와 기념관을 만들어 놓았다"면서 "김주열 열사는 민주의 상징성뿐만 아니라 동서화합이라는 상징성을 살려 동서화합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15아트센터에 3·15의거 관련 단체가 입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의 입주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3·15의거에서 김주열 열사가 없었다면 그래서 4·19민주혁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3·15의거 기념사업회와 관련단체에서 노력하지 않았다면 3·15민주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되고, 3·15아트센터를 짓는 일들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15의거와 4·19혁명에서 김주열 열사를 빼면 4·19혁명의 역사가 과연 이루어졌을까요?"라며 "마산이 민주성지로 인정받고 싶고, 3월 15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기를 바라며, 3·15의거사가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3·15의거와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 김주열 열사를 먼저 챙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3.15아트센터에는 3.15의거기념사업회와 마산시립합창단 등이 입주한다.
3.15아트센터에는 3.15의거기념사업회와 마산시립합창단 등이 입주한다. ⓒ 윤성효

<경남신문> 사설 "김주열추모사업회는 충분한 입주 자격 갖추어"

 

<경남신문>은 14일 "김주열추모사업회, 입주공간도 있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국가보훈처에도 등록돼 있을 뿐만 아니라 김 열사가 태어난 고향인 남원에서 마산까지의 186km에 걸쳐 '추모 달리기 대장정'을 개최한 것을 비롯해 여러 사업을 펼쳐오고 있는 사회단체이다. 그렇다면 3·15아트센트 공간에 입주할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마산시와 시의회, 기념사업회 대표들이 참여한 건립추진위에서 건물설계 당시 입주 대상 사회단체를 결정했으며, 새롭게 공간을 마련하는 게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는 마산시 측의 입장도 이해되는 일면이 있지만 그렇게만 경직된 사고로 재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하겠다"고 지적했다.

 

또 이 신문은 "비록 3·15아트센터의 여유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마산시의 의지만 있다면 '김주열 추모사업회'가 들어갈 공간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마산시민 중에서도 김주열 열사 추모와 관련해 여러 일을 하고 있는 사업회가 입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산시 "설계 당시부터 사무실 공간 두지 않아"

 

마산시는 "3·15아트센터는 설계 당시부터 사무실 공간을 많이 두지 않아 입주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면서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입주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백한기 회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사무실을 할애하라 마라고 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애초 3․15의거기념사업회가 별도의 건물을 짓기 위해 98억원의 국고를 확보해 놓았는데, 마산시에서 예술공연을 위한 복합건물을 짓자고 해서 예산을 보탰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3․15아트센터 운영은 마산시에서 한다"면서 "현재는 사무실 입주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지는 않고, 이미 결정된 사항을 김재철 시의원이 이의를 걸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주열#3.15아트센터#마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