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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옥을 갖다 온 느낌입니다. 피를 말린다는 말의 의미를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 우리 만안구의 유권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혼신을 다해서 만안구 발전을 위해 정말로 두발로 열심히 뛰어다니겠습니다."

 

이종걸 민주 후보(안양 만안)가 기사회생 끝에 던진 당선 소감이다. 이 당선자는 정용대 한나라당 후보와 지난 17대에 이어 같은 선거구에서 두번째 재대결을 펼쳤다. 이 당선자와 정 후보는 나이가 같은 동년배에 같은 친목회에서 활동하는, 누구보다 가까우면서 라이벌인 관계다.

 

1천표 차이 부재자 투표함에서 뒤집다

 

4월 9일 투표가 마감되고 오후 6시 30분 초반부터 개표소가 마련된 안양문예회관 대회의실에서 각 동별 투표소함이 열리기 시작했다. 득표 집계는 당초 예상을 깨고 기호2번 정용대 한나라당 후보가 이종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8시30분께 두 후보간의 오차는 1천표로 벌어졌다. 정용대 후보 캠프는 각 투표소에서 고르게 이기는 것으로 나오자 대세가 승리를 예감한 듯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이종걸 후보 캠프는 패배를 예상한 듯 전화 연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밤 9시께 석수2·3동에 이어 박달동 지역의 투표함이 열며 지지 표차의 오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운명의 부재자 투표함이 개봉됐다. 여기서 정용대 후보가 1203표를 획득한 반면 이종걸 후보는 1827표를 얻어 극적 반전으로 이종걸 후보가 당선 확정됐다. 두 후보의 표차는 290표였다.

 

최종 집계 결과를 보면 이종걸 통합민주당 후보 4만1660표(44.64%), 정용대 한나라당 후보 4만1370표(44.33%), 이시내 민주노동당 후보 5039표(5.4%), 홍두화 자유선진당 후보 4019표(4.30%), 박정희 평화통일가정당 후보 1224표(1.31%)로 나타났다.

 

기사회생에 이종걸 선거사무소엔 울음과 환호

 

 

저녁 8시. 득표 집계가 1천표 차이까지 벌어지자 이종걸 후보 캠프는 말 그대로 '비상사태'였다.  낙선이 확실하다고 판단한 것. 일부 지지자는 패배를 자인하고 낙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밤 9시 30분 최종적으로 마지막 부재자 투표함 뚜껑이 열렸다. 그리고 300여표 차를 뒤집고 오히려 290표 차이로 반전, 이종걸 후보가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안구 안양5동에 차려진 선거캠프에는 꽃다발을 든 지지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최종적으로 당선을 확인한 캠프 관계자들을 울을을 터트렸다. 낙선을 예상한 일부 지지자들은 어리둥절해하기까지 했다. 다들 극적인 반전이 실감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당선증을 받기 위해 선거사무소를 나서던 이종걸 후보는 "정말 어렵게 얻은 승리다. 유권자들이 다시 선택해 준 사실에 감사를 드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만안구의 발전을 위해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유권자에게 감사를 돌렸다.

 

또 친구지간인 정용대 후보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정용대 후보도 정말 선전했다. 그간의 노고에 격려를 보낸다"고 말하고 "함께 애쓴 정 후보 선거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안양 만안에서 당선된 통합민주당 이종걸 후보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다. 안양 만안초교,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 합격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가입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 16대 국회를 통해 정치에 입문해 3선 도전에 성공했다.


태그:#안양, #총선,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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