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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사진전시장에서는 전업작가가 소형카메라를 사용하여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스냅촬영을 한 작품을 전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것은 표현대상에 접근하기 이전에 그것에 대하여 충분하게 자료를 수집하여 검토하고 주제를 정한 다음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감성에 의존하기 보다는 다분히 이성적인 사진 찍기를 하는 것이다. 길거리에서의 스냅촬영은 1920년대부터 소형카메라가 보급되고 필름의 감광도가 높아지면서 일반화되었다. 특히 앙리 카르띠에 브레송과 로버트 프랭크의 스냅촬영 사진작품이 주목받으면서 가장 제도권화 된 사진표현방식이 스냅촬영이다.

 구룡령 휴게소, 2007, gelatin silver print
구룡령 휴게소, 2007, gelatin silver print ⓒ 박태희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 박태희

박태희는 도시 외곽지대 길거리에서 만난 풍경과 사물들을 소형 카메라로 스냅 촬영한 흑백사진들을 전시하였다. 특히 전시작품 상당수가 최근에는 전시장에서 볼 수 없는 8*10 인치 사이즈로 전통적인 흑백프린트로 인화한 작품들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작가는 사진 관련 매체에 사진이론서를 번역하여 기고하고 그것을 출판하기도 해서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기는 이번에 전시장에서 처음이다. 그런데 작품의 내용이나 표현형식에 비해서 작가의 연배가 어려 보여서 의외였다.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 박태희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 박태희

이번에 작가가 전시하는 작품은 스냅촬영을 한 결과물이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느낌이 파격적이기 보다는 차분하고 서정적으로 느껴진다. 마치 시계바늘을 되돌려서 1960년대나 1970년대의 어느 시골풍경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관람객들을 회고에 빠지게 한다. 다분히 정서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표현대상과 흑백사진의 특성이 어우러져서 좀 더 과거의 시간 속으로 빠지게 한다. 현란한 이미지의 시대에 보기 힘든 전통적인 길거리 사진이다.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태백시 철암동, 2007, gelatin silver print ⓒ 박태희

작품 한 장 한 장이 최근 현대사진의 흐름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에서 작가의 정서와 미적인 감수성이 느껴지므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동 시대의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아쉽고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4-02~2008-04-15 장소: 아트비트갤러리



#길거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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