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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추진과 남북관계 긴장고조 등이 18대 총선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쟁점들에 대한 각 당의 입장과 향후 선거전략 등을 알아보기 위해 주요 정당 대표들을 연쇄 인터뷰한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에 이어 세번째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4일 오전 18대 총선 서울 양천구갑에 출마한 강삼재 후보(오른쪽)를 지원하기 위해 신성초등학교앞에서 아이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나온 학부모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4일 오전 18대 총선 서울 양천구갑에 출마한 강삼재 후보(오른쪽)를 지원하기 위해 신성초등학교앞에서 아이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나온 학부모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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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자유선진당(선진당) 총재가 한나라당 탈당 친박파를 향해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의 당선은 결국 한나라당 몸집을 키우는 일"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당선되고 나면 다시 또 (한나라당에) 들어갈 사람들 아니냐"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선진당은 내심 제1야당을 목표에 둘 정도로 선전을 기대했으나 친박파의 한나라당 탈당 파동으로 험로를 걷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한반도 대운하 반대 시위'에 대해 선거법 위반 해석을 내린 것을 두고는 "여러가지 선거쟁점 중 하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납득이 안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총선을 닷새 앞둔 4일 <오마이뉴스>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이번 총선의 쟁점들과 총선 이후 정국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표심은 막판 확 바뀌기도... '친박' 당선은 결국 한나라당 몸집 불리는 일"

"총선은 대선과 달라서 선거 며칠 전에도 경향이 아주 (다른 방향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 총재는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무난히 과반의석을 확보하리라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했을 경우의 정국을 걱정했다. 이 총재는 "과거 경험으로 보면 오히려 여소야대 때보다 여대야소 때 더 시끄러웠다"며 "(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한다고 해서) 반드시 정국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을 떠나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파들도 경계했다. 선진당과 탈당 친박파는 보수성향이면서 '반 이명박'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진당으로서는 자신들이 가져올 표를 빼앗기는 셈이다.

이 총재는 "친박연대니 (친박) 무소속이니 해서 나온 분들이 당선되면 다시 또 (한나라당으로) 들어갈 것 아니냐"며 "그럼 (한나라당 몸집만) 더욱 커지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그런 면에서 이번 총선으로 굉장한 여대야소 정국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견제심리'에 호소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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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적인 질문도 던져봤다.

-일부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선진당이 확보가능한 의석을 최대 15석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당이 유지되기 힘든 것 아닌가?

이 총재는 "무슨 말씀이세요? 섭섭하게"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의석을) 크게 예상했다가 (실제 투표결과에서) 줄어드는 것보다 적게 예상했다가 크게 나오는 게 좋지 않으냐"며 "크게 걱정하지 말라, 잘 될 것이다"라고 낙관했다.

그렇게 확신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다시 물었다. 이 총재는 "모든 상황이 그런 확신을 갖게 만든다"며 "우리가 열심히 한다면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을 대표하는 총재로서는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둬야 하는 법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배수진까지 쳤다.

그러나 이 총재는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꼭 내겠다"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이런 쟁점 없는 선거는 처음 본다... 이명박 정부, 북한에 대한 입장 밝혔어야"

이번 선거 흐름을 두고는 "이런 선거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총재는 "쟁점이 너무 없다"며 "대체로 총선은 몇 가지 쟁점이 있게 마련인데 이런 선거는 정말 처음 본다"고 말했다.

또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연대 때문에 선거의 관심이 한나라당 안의 세력 싸움이 대단한 흥미거리가 됐다, 이어 한나라당의 몸집이 커지면 과연 통합민주당은 몇 석을 차지할 것인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선진당을 관심의 사각지대로 밀어낸 현재의 상황을 못마땅해 했다.

급격히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북한에 대한 입장과 원칙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나 현 집권당이 처음부터 잘못했다"며 "기존 정권(의 대북정책)이 잘못됐으면 새로 들어선 보수정권은 앞으로는 과거와 다르게 하겠다는 철학과 원칙을 국민에게 분명히 내놔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애매하게 무슨 유연성이니 실용성이니 해서 북한이 '(남한) 길들이기'로 나온 것"이라며 "국민들은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선거 와중인 지난 2일 임진각을 찾아 북한의 잇따른 대남 강경책을 강하게 비판했던 이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아주 험하게 나오고 있다, 무슨 잿더미를 만든다고 하질 않나, 우리나라 대통령을 역도라고 부르지 않나, 이런 북한의 태도가 과연 받아들일만 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적이 있는 이 총재는 대운하 반대시위는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해석에 대해 "대운하는 이번 선거의 쟁점 중 하나"라며 "그걸 반대한다고 해서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대운하 반대시위가 선거법 위반? 납득할 수 없다"

총선 후 야권의 대운하 반대 공조 대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대운하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각 정당이 나름대로 논리를 가지고 반대하면 된다"며 "여러 당이 같이 목소리를 내야 반대 주장이 정당화되거나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근령씨를 충북지역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는 "박씨가 충북선대위원장으로서 열심히 일하시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선진당은 최대 표밭인 충남과 함께 충북에서도 배지를 건지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 총재는 요즘 하루의 대부분을 거리에서 보낸다. 하룻동안 15번의 지원유세를 한 날도 있다. 이날도 그는 5~10분 단위로 서울→인천→부천→서울을 누비며 8~9번의 거리 연설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유세 지역을 옮기는 시간을 쪼개 수행팀 승합차 안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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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에서 한반도 대운하 반대 시위는 선거법 위반이라는 해석을 내렸는데 어떻게 보나?
"선거 쟁점의 하나를 반대하는 걸 가지고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저도 솔직히 좀 납득이 안 간다. 법적인 검토를 충분히 거쳐서 한 것인지… 저도 법조인이었지만 (법조계를) 떠난 지 오래돼 법적으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없지만, 선거 쟁점의 하나를 반대한다고 해서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총선 후 다른 야당들과 '대운하 반대'를 위한 연대를 할 생각이 있나?
"대운하에 저희는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정이나 정책 대안 하나에 대해 각 정당이 나름대로 논리를 가지고 반대하면 된다. 다같이 목소리를 내야 이 주장이 정당화되거나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대로라면 한나라당이 안정적으로 과반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이는 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과반의석을 주는 게 (정국) 안정을 위해 게 옳은 것인가 하는 소리도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오히려 여소야대 때보다 여대야소 때 더 시끄러웠다. 또 친박연대니 무소속으로 나온 분들이 당선 되고 나면 다시 또 (한나라당으로) 들어갈 것 아닌가. 그럼 (한나라당이) 더욱 커지는 거죠. 총선은 대선과 달라서 정말 선거 며칠 전에도 경향이 아주 (다른 방향으로) 바뀌기도 한다."

-자유선진당은 일단 총선 후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게 관건일 듯 하다. 어떻게 전망하나.
"잘 될 것 같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표직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를 꼭 내겠다."

-일부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총선에서 선진당이 확보 가능한 의석을 15석 정도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솔직히 당이 유지되기 힘든 것 아닌가?
"무슨 말씀이세요, 섭섭하게. (의석수를) 크게 예상했다가 (실제 결과에서) 줄어드는 것 보다 적게 예상했다가 크게 나오는 게 좋다. 크게 걱정하지 마라. 잘 될 거다.

-그렇게 확신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모든 상황이 당연히 그렇게 확신을 갖게 만든다."

-당 총재로서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열심히 한다면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 어떻게 보나?
"쟁점이 너무 없다. 대체로 총선은 몇가지 쟁점이 있게 마련인데 이런 선거는 정말 처음 본 것 같다.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연대 때문에 선거의 관심이 한나라당 안의 세력 싸움이 대단한 흥미거리가 됐다. 이어 한나라당의 몸집이 커지면 과연 통합민주당은 몇 석을 차지할 것인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경제가 나빠지는 가운데 우리 자체 경제를 어떻게 회생시킬 것인가, 활로가 무엇인가, 또 남북문제에서 굉장히 경색 기미 보이고 있는데 이럴 때 새 정권이 어떤 철학과 원칙을 제시할 것인가 여러 문제가 많다. 작게 들어가면 우선 대학 등록금 문제라든가 어린이나 여성들이 폭력으로부터 안전문제라든가 바로 우리 눈앞에 닥친 문제들이 많은데 선거에서 그걸 말하는 사람이 없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18대 총선 서울 양천구갑에 출마한 강삼재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성초등학교앞에서 등교하는 아이들과 함게 걸어오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18대 총선 서울 양천구갑에 출마한 강삼재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성초등학교앞에서 등교하는 아이들과 함게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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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가장 차별화를 부각시킬 부분이 뭔가?
"지금 남북문제가 굉장히 이상하게 되고 있다. 북한이 저렇게 아주 험하게 나오지 않나. 무슨 잿더미를 만든다고 하질 않나, 우리나라 대통령을 역도라고 부르질 않나. 그런 북한의 태도가 과연 받아들일만 한 것인지, 옳은 것인지 그것을 지적하고 똑바로 해야한다고 하면 저를 극우라고 부를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언어도단이다.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처음부터 이명박 대통령이나 현 집권당이 잘못 했다. 과거 정권이 잘못했으면 새로 들어선 보수정권은 앞으로 대북정책은 과거와 다르게 이렇게 갈 것이라는 철학과 원칙을 국민에게 분명히 내놨어야 한다. 그런데 애매하게 무슨 유연성이니 실용성이니 이렇게 해놓으니 북한이 ('남한) 길들이기'로 나오는 거다. 그러니 국민들은 불안하다."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근령씨를 충북지역 선대위장으로 임명했는데.
"박근령씨가 선대위원장으로 열심히 일하시기를 바란다. 어쨌든 누구든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한다."

-왜 선진당에게 표를 줘야 하는지 유권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한나라당·통합민주당의 2대 양강구도는 이미 우리 정치가 더 이상 쇄신하거나 발전할 수 없는 구도라는 것이 드러났다. 원래 좌우 양당구도는 시대가 지난 생각이다. 오히려 선진국에서는 보수 안에서 여야 간에 정권을 주고 받는 사례가 많다.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보다 자기 쇄신을 하고 국가발전을 지향하는 것이다. 선진당은 이미 2대 양당구도가 정체되고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시기에 새롭게 정치의 지평 열고 돌파구를 만드는, 작지만 단단한 정치 신념을 가지고 출범한 정당이다. 선진당은 기득권이나 세력· 배경에 얽매이지 않고 태어난 정당이다. 열심히 일해서 국민 위해 봉사하고자 한다."


태그:#18대총선, #자유선진당,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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