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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의 한국 철도대학 사립화사업 계획에 따라 고려대학교가 한국 철도대학 인수를 위해 4월 10일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소식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경기 의왕시와 철도대학이 이에 반발, 4일 관·학 협약 체결에 나서는 등 신경전이 뜨겁다.

 

경기도 의왕시와 한국 철도대학 간에 체결할 관·학 협약은 교육 및 문화·체육분야 등 업무협조 협약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관학이 공동으로 대처하고 협력하여 교육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왕시 관계자는 "지난 28일 협약안을 상호협의하고 오는 4일 한국철도대학 회의실에서 이형구 의왕시장과 최연혜 한국철도대학 학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실 이행과 호혜평등의 원칙을 견지하는 기본원칙으로 상호 협력증진을 위한 협약에 각각 서명한다"고 밝혔다.

 

의왕시와 철도대학의 이 같은 협약은 국토해양부가 한국 철도대학을 고려대학교가 인수해 세종캠퍼스로 이전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양 대학이 4월 10일께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된 직후 발표된 것이다.

 

고려대, 철도대학 인수...의왕시 여론 크게 반발

 

 

<매일경제>는 지난 27일 "고려대가 국립 전문대학인 한국철도대학을 인수해 경기도 의왕에서 세종캠퍼스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대학은 개교 3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고려대와 철도대는 4월 10일께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연말까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정부는 이와 관련 내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에 걸쳐 교사 신축 및 등록금 차액 보전비용 등으로 총 320억원을 단계적으로 고려대에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전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와 의왕시는 긴급 협의를 갖고 "도민 여론을 무시한 행태"라며 "전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저지에 나서겠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철도대학 측도 "우리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전 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에 대해 철도대학 동문이 분노하며 '의왕 존치를 꼭 관철시키겠다'란 것이 대학 분위기"라고 전했다.

 

철도대학 이전반대 4만여명의 서명부를 국토해양부에 전달했던 의왕시민모임 등은 "철도대학 이전은 시민의 뜻을 무시한 처사로 고려대에 320억원 지원 및 철도대학 무상 이용 등을 약속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며 캠퍼스 이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히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고려대의 한국철도대학 인수와 세종캠퍼스 이전은 기정 사실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이 대세로 보인다.

 

경기도, 국립 4년제로 현 위치 존치 강력 촉구 

 

 

한국 철도대학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의왕시 월암동 374 일대 4만4535㎡에 자리한 한국 철도대학은 1985년 8월 캠퍼스를 마련하고 현재 3년제 5개과, 2년제 2개과 등 총 7개과에 610명이 재학 중으로 그동안 3800여명 철도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 배출한 한국 철도교육의 유일한 산실이다.

 

한국 철도대학은 1905년 '철도 이원양성소'로 인천 제물포에서 개소한 이래 1985년 의왕시로 이전돼 오늘에 이르러 의왕시의 테마이자 상징이 되었으며 의왕시민들은 철도대학이 문화적 여건을 조성했다며 기대와 자긍심이 대단하다.

 

하지만 건교부는 2006년 12월 국립 2∼3년제 전문대학인 철도대학을 4년제 종합대학교에 통합하는 '한국철도대학 사립화사업' 시행계획을 공고하고 2007년 3월 철도대학 인수제안서 접수에 이어 5월 고려대 서창캠퍼스(조치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는 철도청이 2005년 1월 철도공사로 바뀌면서 철도대학 운영 주체가 국토해양부로 이관되면서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4년제 종합대학교에 흡수시킨다는 방침으로 추진됐다.

 

국토해양부는 경기도와 의왕시의 반발에 대해 철도대학을 지방으로 이전 뒤 경기도 의왕의 7만7644㎡ 용지 및 시설에는 철도 관련 민간 연구·교육시설 유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 1월 '지역경제 파탄내는 한국철도대학의 지방이전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통해 국립종합대학교가 없는 경기도에 철도대학을 1대학 멀티캠퍼스 개념의 국립 4년제 종합대학으로 승격하여 현 위치에 존치시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해 12월 "철도대학으로 부터 최종안을 제시받아 도 차원의 의회결의문을 채택게 하고 의왕시와 협력 4년제 승격을 추진하며 철도단지를 집중육성사업으로 개발하는 등 특단의 지원대책을 마련할 것"을 경기도 실무진에 특별지시한 바 있다.

 

또 의왕시는 철도대학이 이전될 경우 부곡지역의 철도성능연구시설을 비롯한 철도연구단지·현대자동차연구소 등과 연계한 R&D단지 조성과 철도테마관광단지 조성계획이 무산되면서 지역산업과 경제기반이 통째로 무너질 우려가 있다면서 존치를 강력히 요구했다.

 

한국 철도대는 지난 1985년 의왕시 부곡교육단지로 이전해 온 이후 철도교육의 요충지 역할을 맡고 있으며 정부도 2005년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으로 의왕시를 한국철도대학·철도기술연구원·철도박물관·철도인력개발원 등을 연계시킨 철도 산업 R&D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당시 건설교통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국립 2∼3년제 전문대학인 철도대학의 지방 이전과 종합대학교 내 단과대학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한국철도대학 개편사업' 시행계획을 추진해 2007년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고려대 서창캠퍼스를 선정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의왕, #철도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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