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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산농민들이 사료값 폭등으로 조사료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조사료로 사용되는 정부양곡 부산물은 사료공장 등 업자들에게 불법유통되고 있다.
측산농민들이 사료값 폭등으로 조사료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조사료로 사용되는 정부양곡 부산물은 사료공장 등 업자들에게 불법유통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사료값 폭등으로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선 시군에서 조사료(건초나 짚처럼 지방·단백질·전분 따위의 함유량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사료) 원료가 되는 정부양곡 도정 부산물이 중간업자 등에게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가 축산농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업자들의 이익만 챙겨주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충남 예산군의 경우 정미소 2곳에서 정부양곡을 도정하고 있다. 도정 과정에서는 싸래기(미숙쌀), 쌀겨(벼를 도정할 때 생기는 분쇄혼합물), 청치(덜 여문 쌀) 등 가축의 조사료가 되는 부산물이 발생한다. 정부양곡 정미소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시중가보다 많게는 5배 가까이 싸지만 관련 규정에는 농민들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일례로 싸래기의 경우 예산군 판매가는 ㎏당 120원으로 시중가 600원보다 5배 이상 싸다. 쌀겨의 경우도 51원으로 시중가 170원보다 3배 이상 저렴하며, 청치도 시중가(170원)보다 싼 90원이다.

하지만 예산군은 농민들에게 판매해야 할 정부미 부산물을 퇴비공장이나 기름공장 등에 판매했다. 예산군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군내 정부양곡 정미소에서 발생한 정부미 부산물은 140여만㎏으로 이중 60%에 해당하는 83만여㎏이 퇴비공장 또는 기름공장에 판매됐다. 이는 80kg를 기준으로 쌀 1만여 포대에 이르는 양이다.

올해의 경우도 지난 2월말 현재 발생한 12만2000여㎏의 부산물 중 7만 2000여㎏이 퇴비공장과 기름공장에 유통됐다. 반면 축산농가에 조사료용으로 공급된 물량은 5만여㎏에 불과했다. 900여 포대에 이르는 양은 팔아 치운 셈이다.

농민들에게 우선 공급해야 할 조사료용 부산물이 떡 공장이나 사료공장 등을 비롯 중간유통업자의 이익을 챙겨주는 데 제공된 것.

충남도, 시군에 '부산물 농업인과 축산인에게 우선 공급' 지시했지만...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사료값이 크게 오르자 축산농들이 조사료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진은 충남 홍성의 한 축산농가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사료값이 크게 오르자 축산농들이 조사료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진은 충남 홍성의 한 축산농가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이와 관련 충남도는 지난해 시군에 보낸 공문을 통해 "중간 유통업자들이 웃돈을 주고 정부양곡 부산물을 매입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 순위를 실수요 농업인과 축산인에 우선 공급하고 남은 물량에 한해 착유업자, 사료공장 순으로 공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중간 유통업자가 정부양곡 부산물을 가로채는 사례가 예산군뿐만 아닌 충남 시군 대부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예산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한 농민은 "지난 해보다 사료값이 40%나 올라 축산농가가 도산위기에 몰리면서 농가마다 조사료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양곡 도정 부산물이 다른 곳으로 새고 있는 것은 자치단체의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그동안 기름착유업체에 쌀겨 등을 공급해 왔다"며 "이들 업체에 물량을 갑자기 끊을 수는 없는 만큼 농민들에게 공급하는 량을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3월 말 현재 돼지 사료는 지난해 6월 포대(25㎏) 당 80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40% 급등했고, 비육유용 사료도 포대(20㎏) 당 지난 해 여름 6000원 선에서 8400원으로 크게 올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무한정보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도정부산물#축산농가#예산군#보조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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