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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 대표적인 특산물중 하나인 포도가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이했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생기가 넘쳐야할 시기이지만 올해 천안지역의 포도농가들은 유난히 활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벌써 30여 년이 넘게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입장면 신두리 2구 이은관(59) 이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비료, 농약은 물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면세유 가격마저 오르면서 농가들은 2중 3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30년 넘는 세월동안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한때 천안 거봉포도는 국내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다는 제주감귤을 능가했다. ‘거봉포도 한 리어카를 싣고 나가면 쌀을 우마차로 싣고 온다’는 말도 있었다. 천안에 포도농가가 가장 활성화됐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이후 10년 동안은 수익성을 유지해 왔으나 알게 모르게 국내에 들어오던 수입산 포도가 2004년 한·칠레 FTA를 계기로 국내 포도농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금에 와서는 운영난을 겪지 않는 농가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라고.

 

여기에 지난해 지역 포도농가들은 유난히 나빴던 일기 탓에 최악의 흉작을 경험해야 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올 여름 날씨가 어떨지는 사람이 알 수 없는 노릇.

 

이은관 이장은 “그래도 나는 관광덕시설을 갖추고 있어 조금 나았던 편이지만, 갈수록 농촌보조사업이 50%이하로 줄어들고 그나마 선정되기도 농가들은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이장은 올해 300만원 상당의 승용예초기를 지원금 50%와 자부담 50%로 구입했다. 친환경농법을 선호하는 소비자 기호에 맞게 제초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시가 지원해주는 관광덕시설이나 다양한 농가체험프로그램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농가 스스로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도록 친환경 생산부터 포장·판매까지 개선해야죠.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면 고품질 포도를 생산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 가을엔 이은관 이장의 바람대로 거봉포도만큼이나 달콤한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과 아산에 발행하는 주간지 충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천안, #거봉,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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