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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7만의 지방 중소도시 순천. 문화예술에 목말라한 시민들에게 조용히 다가온 천상의 선물. 그동안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각종 여건 때문에 실제 공연을 본 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그동안 지방 중소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연극이 대부분 창작극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 순천시립극단(연출, 김민호)에서는 세계적인 명작을 공연한다고 한다. 리허설 장면을 보기 위해 좁은 문으로 들어서자 하늘에선 하얀 눈이 펑펑.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반시민들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만난 강미화(대학생)씨도 설레임이 앞선다고 귀띔.

 

더군다나 이번 작품은 러시아 쉐쁘낀 국립 연극대학을 졸업하고 국제무대와 서울 대학로 등에서 수준 높은 여러 작품들의 연출을 담당했던 김민호(69년생, 연출가)씨의 지도 아래 “인형의 집”을 공연하게 되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것이 지역 문화인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와 객석에 대한 고정관념화 된 상식을 깼다. 무대에 객석을 올리는 방식으로 객석 전체를 무대로 활용한다. 이런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배우의 정서와 호흡을 관객들이 최대한 느끼게 했고 작품의 예술적 차원을 격상시켜 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공연시간 내내 무대가 된 객석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여 북유럽의 겨울 분위기를 만끽 할 수 있도록 최첨단 스노우머신을 도입했다고 한다. 이는 외국의 공연 단체를 제외하고는 국내의 모든 장르 공연을 통틀어 매우 보기 드문 공연이 될 것이라고 김민호 연출가는 말했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게 된 작품은 그동안 순천시립극단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명작 시리즈 --미친 햄릿, 바냐 아저씨, 느릅나무 밑의 욕망 등--에서 보여 주었던 순천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제33회 정기공연으로 북유럽을 대표하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헨리 입센의 작품 ‘인형의 집’을 선정하여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공연들이 대부분 남성중심의 연극 이였다면 ‘인형의 집’은 여성이 중심이 되는 연극이라는 점도 주시해 볼 만한 대목이다. 노라라는 주인공을 통해 여성의 내면과 여성성의 모습이 아름다운 선율처럼 무대 위에 펼쳐진다.

 

겉보기에는 이 작품은 현대 여권신장 운동의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지만, 단지 여성 해방의 주제만 제시한 것은 아니다. 입센이 이 작품을 쓸 때 여성해방에 관심이 있었다기 보다는 허위의식과 기만 속에 감추어진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기 위해서 부부생활의 실상을 조명했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주장이다.

 

순천시민들을 위한 이번 공연은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2008년 4월 1일(화요일)부터 4월 4일(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되며 주부들을 위해 특별히 4월 3일(목요일) 오후 2시에 한 차례 더 공연한다고 한다. 또 최상의 공연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관객석을 300석으로 한정 설치하여 색다른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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