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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오늘(24일), 우리 집 양지 바른 화단에 할미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할미꽃으로 인하여 행복을 한 아름 선물 받곤 합니다. 수줍게 핀 할미꽃을 사진에 담으며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꽃잎은 햇살을 받아 반짝 빤짝 빛이 나는데, 그 모습이 눈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어렸을 때 뒷동산에 오르면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흔한 풀꽃 정도로 알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금 바라보는 할미꽃은 결코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매력 있고 아름다운 꽃임에 틀림없습니다. 바라볼수록 신비스런 느낌이 들고 어쩜 저렇게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으로 쉽게 지나치지 못합니다.

 

할미꽃은 백두옹(白頭瓮)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머리가 하얀 노인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할미꽃이 막 피어났을 때 붉은 꽃의 모습은 갓 태어난 아가의 모습 같아 보입니다. 솜털 보송보송한 꽃잎이 지고 나면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처럼 보이는데 할미꽃의 일생이 우리네 인생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미꽃 뿌리는 진통, 해열, 수렴, 소염, 살균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쓰이며, 꽃 전체가 유독성 식물이라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옛날에는 여름철에 벌레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하여 할미꽃 뿌리를 이용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가 하면 양지바른 화단 한쪽에 큰개불알풀도 고운 꽃을 피웠습니다. 파란 눈동자처럼 피어난 그 꽃은 너무 작아서 앙증맞다고 해야 할까요? 이른 봄에 핀 큰개불알풀은 내가 사는 농촌에 지천으로 피어나 해마다 눈을 맞추곤 합니다. 어쩌면 너무 흔하기 때문에 쉽게 외면당할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기의 맑은 눈망울처럼 예쁜 꽃입니다.

 

집 앞 기다란 화단 바깥쪽에는 분홍빛 꽃 잔디가 서로 먼저 피려고 아우성을 칩니다. 꽃봉오리가 앞다퉈 꽃망울을 피우는데 화사한 봄을 만끽하게 해 줍니다. 꽃 잔디의 유래는 멀리서 보면 잔디 같지만 꽃이 핀다고 해서 꽃 잔디라 불리며, 꽃이 패랭이꽃과 비슷하며 지면으로 퍼진다고 하여 지면패랭이꽃이라고도 불립니다. 모둠으로 피어나는 이 꽃을 바라보노라면 화사한 봄을 선물 받은 느낌입니다.

 

노란 수선화를 만나보셨나요? 갓 태어난 병아리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니 수선화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고 방긋 웃으며 친구들과 왈츠를 춥니다. 보기만 해도 신나는 봄의 왈츠를 나도 수선화와 함께 추어봅니다.

 

수선화의 속명인 나르키수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나르키소스)라는 청년의 이름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그 청년은 연못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물속에 빠져 죽었는데, 그곳에서 수선화가 피었다고 해서 꽃말은 자기주의(自己主義)' 또는 '자기애(自己愛)'를 뜻합니다.

 

수선(水仙)은 성장에 많은 물이 필요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물에 사는 신선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속명으로 수선창. 금잔은대. 설중화. 지선으로도 불립니다. 꽃이 아름답고 청초한 모양과 그윽한 향기가 일품인 수선화는 향이 강해서 방안에 두면 강한 최면 효과가 있습니다.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하기도 하며, 발열, 백일해, 폐렴, 천식, 구토, 거담 등의 약으로 쓰이기도 하며 유독성분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수선화 옆으로 뱀딸기풀도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이름과 너무 어울리지 않게 예쁜 꽃입니다. 뱀딸기라는 이름은 뱀이 먹는 딸기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어렸을 때 뱀 딸기를 먹으면 죽는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잎과 줄기는 항암작용 외에도 항균작용, 면역기능 증강작용이 있습니다. 후두암예방 및 치료에 좋으며 목이 아프고 열이 나는 인후두염, 습진, 기침, 백일해, 기관지염, 디프테리아, 부정자궁출혈, 위암, 자궁경부암, 인두암에 좋다고 합니다.

 

화단에 핀 봄꽃들과 왈츠를 추며 화사한 봄을 만끽하는 이 행복, 아름다운 봄꽃들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꽃,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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