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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틀간 실시되는 후보 등록 첫 날인 25일, 격전지중의 한곳으로 손꼽히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갑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최종찬 후보가 오후 2시, 대통합민주당 이석현 후보가 오후 3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등록을 마쳤다. 친박연대 박원용 후보 역시 26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여기에 자유선진당 고 강 후보, 평화통일가정당 유덕순 후보까지 가세했다.

 

'안양 20년 오직 한길로'를 외치며 4선 고지를 노리는 통합민주당 이석현(57) 현 의원에 맞서 '30년 국정경험으로 지역발전을' 내세우는 정통 관료출신의 한나라당 최종찬(58) 전 건교부장관, '진짜 안양사람이 당선을' 내걸고 다크호스로 등장한 친박연대 박원용(58) 전 동안구청장 간에 치열한  '3파전'이 본격화된 셈.

 

경기도 안양은 인구의 지역별·성별·연령별 구성이 전국 평균과 비슷한데다가 4번의 대선에서 주요 후보의 지역 득표율과 전국 득표율이 거의 일치해  '한국의 뉴햄프셔'로 불리는 곳이다.

 

안양 동안갑은 평촌신도시 일부와 비산, 호계, 관양 등 8개동으로 아파트와 단독, 연립·다세대 등이 혼재돼 있다. 이석현 의원이 3선을 한 것에서도 드러나듯이 개혁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대통합민주당 이석현 후보의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시절 초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한 최종찬 후보를 공천해 당초 맞대결이 예상됐으나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 토박이 박원용 전 동안구청장이 친박연대 후보로 전격 나서면서 상황은 '2파전'에서 '3파전'으로 바뀐 상태.

 

<동아일보>와 <MBC>가 공동으로 진행한 22일 격전지 2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합민주당 이석현 의원 37.1%, 한나라당 최종찬 후보 24.8%, 친박연대 박원용 후보 10.7%, 자유선진당 고강 후보는 1.2%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찬-최종찬 양강 구도에 박원용 일전불사

 

통합민주당 이석현 후보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호남 지지표에 20년을 안양에서 살아오며 다져놓은 지역기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최종찬 후보는 강원 강릉 출신으로, 21년 동안 충청도민회장을 지낸 장인 임광수 임광토건 회장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35%에 이르는 충청 출신 안양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안양과 직접 연고가 없는 데다 참여정부 초대 건교부장관 출신으로 '철새'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친박연대 박원용 후보는 안양에서 태어난 토박이로 구청장을 지낸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불협화음과 지역 연고가 없는 후보를 공천했다는 점이 이석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지역기반이 탄탄한 친박연대 박원용 후보가 나서면서 어느 누구도 우세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바닥민심을 누가 잡느냐가 선거 결과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통합민주당 이석현] "여당 견제할 야당의 적임자"

 

 

대통합민주당 이석현 후보는 3선 관록의 중견 정치인이다. 하지만 지역에 소홀해진 탓일까. 지역기반 입지가 다소 약화돼 공천 과정에서 거센 도전을 받았다. 최근에는 지역 행사와 재래시장을 찾아 인사하기에 바쁘다.

 

이석현 후보는 공천을 받은 이유로 "당이 나를 공천한 것은 대선에서 압승하며 오만해진 한나라당의 철새 공천과 낙하산 공천을 응징하고 안양을 중심으로 경기 남부의 견제세력벨트를 구축하라는 무거운 임무를 부여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18대 선거공약은 한반도 대운하 반대, 인터넷광고 피해구제, 경로당 시설개선, 학의천 활성화, 보육시설 지원, 어린이놀이터 개선, 노후된 학교 건물개선, 학교급식 환경개선, 초등학교 영어원어민 교사 자원확보, 평촌 도서관 개편 등이다.

 

이 후보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에 신경써야 한다"며 첫 번째 정책으로 어린이 보호를 위한 CCTV 설치를 위해 국고 보조금을 확보하고, 두 번째로 안양 동안구 재건축 재개발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문제들을 지원하고 세 번째로 평촌역에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설치를 약속했다.


선거운동에 나선 이석현 후보를 안양 동안구 관양2동 동네 재래시장인 관양시장에서 만났다.

 

- 언제부터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나.

"1월 하순부터 노인정으로 각 동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을 만나고 어린이 실종사건후 전단지 배포와 노란리본 달기를 위해 비산동 대형마트 등을 찾았다. 최근에는 출퇴근길 전철역에서 시민과 만나고 있다."

 

- 하루 몇 명 정도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는지.

"1천장 정도의 명함이 나가는 것 같다. 사실 그동안 지역을 조금 살피지 못한 점이 있다. 시민들이 섭섭함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 지역 국회의원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나.

"첫 번째는 지역발전을 위해 국고보조금 많이 타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걸 일일이 말로 하고 다닐려니까 너무 힘들다. 따져보니 3431억원 정도 되더라. 애경사 찾아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안양사랑 아니겠나 싶다."

 

- 이번 총선의 슬로건은.

"'안양 20년 오직 한길로'다. 안양에서 20년을 살면서 구석구석을 위해 일해왔다. 또 민추협, 평민당부터 이 정권 저 정권 기웃거리지 않고 오직 한길만 걸어왔다. 시민들이 이점을 평가해 주었으면 한다."

 

[한나라당 최종찬] "경제를 아는 일꾼을 밀어주어야 한다"

 

한나라당 최종찬 후보는 국회의원 첫 도전에 연고가 없는 경기 안양 동안갑에서 어렵사리 정당 공천장을 따냈다. 그는 지난 2월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총선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출사표를 던졌다.

 

최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행정고시(10회)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등 각 중앙부처에서 주요 보직을 맡으며 다양한 국정경험을 쌓아왔다.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 개혁은 물론 안양의 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을 생각"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최 전 장관은 30년 국정 경험을 토대로 '경제를 아는 일꾼론'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안정적으로 밀어줘야 한다"며 '안정론'을 강조했다. '철새 후보론'에 대해서는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공무원 생활을 했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옷을 벗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안양에 공천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최 후보는 "안양옆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10여년을 근무했으며 안양에 있는 국토연구원에 자문위원으로 2년 가까이 지내면서 안양의 변화를 유심히 보아왔기에 안양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측은 선거공약으로 주거 및 환경(살기 좋은 주거, 환경), 경제(경제 살리기로 일자리 창출), 교통(속 시원한 교통체계), 교육(앞서가는 교육 도시), 영유아 국가 책임 보육제 추진, 복지(따뜻한 복지사회) , 문화체육 등 6대 공약에서 18대 약속을 제시했다.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후 최종찬 후보를 거리에서 만나 총선에 도전하는 생각을 들어봤다.

 

시장에는 자주 나와보나.

"집은 비산동 래미안에 살고 있는데. 사무실이 바로 길 건너에 있어 자주 나온다. 동네시장이라 주민들에게 얼굴 알리기도 제일 좋고."

 

-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 한 가지만 꼽는다면.

"전문성도 있어야 하고 도덕성도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 되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

 

- 안양시 동안구(갑)에 가장 시급한 지역현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아파트촌도 많이 있지만 노후주택 지구들이 많이 있다. 쾌적한 환경으로 재건축, 재개발이 필요하다."

 

- 타 후보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장점은.

"30년간 중앙부처에서 국정경험을 쌓으면서 많은 공무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나만의) 자산이다."

 

- 낙하산 공천 여론이 높다.

"이 지역에 얼마나 살았느냐가 중요하기 보다 지역민이 바라는 문제를 누가 잘 풀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축구를 잘하기 위해 히딩크 감독을 영입했던 것처럼 누가 안양의 문제를 정부부처와  잘 협의해서 발전시킬 것인가 중요한 게 아닌가."

 

- 상대 후보를 이길 필승 전략을 소개한다면.

"네가티브를 안하겠다. 상대후보가 오랜기간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것이 과연 만족스러웠나. 그분의 능력이나 행태를 보았을 때 또다시 4년간을 지속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친박연대 박원용] "지역주민들이 심판하는 선거를 만들겠다"

 

친박연대 박원용 후보는 전직 구청장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공직을 사퇴하고 안양시장 출마를 준비하다 총선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초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최종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끝에 탈락하자 이에 불복, '친박연대'에 입당해 공천장을 따냈다.

 

박 후보는 "당의 지지도만 믿고 아무런 지역연고도 없는데 후보로 등록된 자, 그리고 우리 고장의 국회의원이면서도 중앙정치 무대만 기웃거리며 선거철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후보에 대해서 지역주민들의 심판이 이루어지는 선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공천은 낙하산 공천인데다가 지역민들의 여론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안양에서 태어나 안양을 지킨 토박이로서 살기좋은 안양을 위해 이번 총선에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필승 결의를 밝혔다.

 

박 후보는 선거공약으로 전국 최고의 주거환경으로 업그레이드, 행복을 지키는 완벽한 사회복지 구축, 풍요로운 여가와 삶의 질, 안양의 교육1번지-부러운 교육환경, 꽃피는 지역경제 신나는 일터 등 5대 공약에 26개 실천약속을 제시하고 있다.

 

친박연대 후보 확정후 열기가 뜨거운 박원용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총선에 임하는 입장을 들었다.

 

-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중요한 조건은 뭐라고 생각하나.

"지역에 대한 이해와 호흡이다. 안양을 모르면서 안양에 살지도 않으면서 안양의 대표가 되겠다는 생각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

 

- 안양시 동안구(갑)에 가장 시급한 지역현안은.

"낙후된 주거환경의 업그레이드다. 평촌보다 상대적으로 뒤진 비산동-관양동 일대를 업그레이드해 분당 과천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

 

- 타 후보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장점 한 가지.

"안양과 함께 평생을 같이 했다. 지역을 잘 알고 가장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사회복지 전문가 동안구정의 책임경험을 바탕으로 주민과 호흡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의원의 역할은?

"지역 민의를 중앙에 전달하고 정책과 법령에 반영하는 것이다. 지역갈등을 국가차원에서 조정하고 원칙과 정의가 살아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 낙하산 공천에 대해 평가한다면.

"원칙과 기준 없는 공천은 앞으로의 국정이 얼마나 난맥으로 흐를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나라 일이 걱정된다. 민의가 무신된 채 진행되는 오만과 편견은 주민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한다. 낙하산 반대에 서명한 시도의원들도 뜻을 같이 하리라 본다."

 

- 상대 후보를 이길 필승 전략이 있나.

"무원칙한 공천으로 내려온 철새-낙하산 후보와, 지난 12년 안양을 위해 해 놓은 일이 없는 현역 의원을 안양의 이름으로 심판하고 안양을 잘 알고 미래를 함께할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겠다."
 

자유선진당 고 강과 평화가정당 유덕순 후보도 출마

 

이외에도 2명의 후보가 더 있다. 자유선진당은 지난 20일 전국에서 28명의 3차 공천자를 내정 발표하면서 안양 동안갑 후보로 고 강(52) KOMA 기술개발 대표를 확정했다. 고 강 후보는 경기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자유한국포럼 대표를 역임하고 반핵반김국민협의회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행복한 가정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기치를 내건 평화통일가정당 안양 동안갑 후보는 유덕순(여.47)씨다. 유 후보는 전주 영생여상을 졸업하고 현재 손해보험사로 대리점 대표로 세계평화청년연합 경기도 부회장, 한국 청소년순결운동본부 전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태그:#격전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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