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에서 정부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는 '푸른 숲 가꾸기'가 '시민들의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순천시는 지난해 연향동 8차선 도로주변 인도 1km에 화단을 조성, 돈나무(189주), 홍가시(750주), 산다화(350주)를 시비 9000만원을 들여 심었다. 그러나 나무를 식제한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산다화(동백꽃) 350주 중 절반 이상이 고사한 것. 주변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 만든 화단이 흉물로 변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담당부서인 공원녹지과는 고사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주무과장에 따르면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여 고사원인을 찾아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자가 살펴본 고사된 나무의 뿌리는 야자수 나무로 만들어 졌다는 녹화끈에 칭칭 감겨서 이미 오래 전부터 썩기 시작한 듯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하여 12월 2일에 사업이 완료하기로 계약되어 있었지만 나무를 식제한 시기는 월동기가 시작된 11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다화는 통상 초가을이나 봄에 식제하는 것이 가장 적기다. 식제시기조차도 부적절했다는 것. 이와 관련 담당부서는 "업자와 3월22일부터 23일까지 하자보수를 하기로 구두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통상 하자보수가 발생하면, 시에서는 차후 행정적 손해배상과 하자보수 불이행 시를 대비해 문서를 통해 하자보수를 요구한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이번 사업의 주무부서에서는 구두로 하자보수를 요구한 것. 이에 대해 연향동에 사는 박아무개(32·자영업)씨는 "시민을 바라보는 행정이 아니라 업자의 눈치를 보는 행정이아냐"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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