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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대재앙 우려와 문화재 파괴, 경제성 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반대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지역에서도 운하 백지화 운동을 위한 연대조직이 결성됐다.

 

경기민언련·경기복지시민연대·경기환경운동연합·녹색자치경기연대를 비롯한 경기지역 54개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단체들은 18일 경기도청 앞에서 '팔당상수원 위협하는 운하 백지화 경기행동'(이하 경기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경기행동 발족 기자회견장은 마치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사업과 이를 적극적으로 '전도'하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 자리에는 참여단체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파괴하는 2MB 불도저 운하는 즉각 철회하라', 'STOP 한반도운하, STOP 국민기만', '운하는 홍수폭탄·세금폭탄, 서민빈곤 악화된다'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운하백지화를 외쳤다.

 

"이명박 대운하는 역사·문화·환경에 대해 천박한 인식 드러낸 것"

 

경기행동은 발족선언문을 통해 "이명박 대운하는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낸 것뿐만 아니라 20년간 쌓아온 민주주의와 반만년 역사와 삶, 한반도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운하건설의 타당성이 없다는 기존의 국책연구결과를 무시하고 운하건설이 '국운융성'의 지름길이라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칼 대신 돈을 들고 운하를 건설한다고 해서 신개발독재가 민주주의로 둔갑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내산업의 발전 추이와 입지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운하건설은 국내 물류체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내륙 항만을 중심으로 발생되고 있는 땅 투기 현상은 5대강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행동은 따라서 "70년대식 '막개발연대'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허상을 가지고 경기도민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운하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운하 백지화 경기행동을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경기행동은 "운하건설에 따른 환경·문화·경제적 문제점을 대중적으로 알려내는 등 모든 지혜와 힘을 모아 경기도민들과 함께 운하건설을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운하 전도사' 행보에 대해 통렬한 비판도 나왔다.

 

김문수 지사의 '운하 전도사' 행보에 경고... 경부운하TF 해체 등 요구

 

경기행동은 '운하건설 전도사로 나선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보내는 경고문'에서 운하건설 논의를 계기로 팔당상수원 이전 및 규제완화에 대한 수질오염과 취수장 이전에 따른 수량부족, 3~4조원의 막대한 이전비용 문제 등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경기행동은 "운하건설은 팔당호를 유일한 상수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인데도, 김문수 지사는 도민의 안전한 상수원 확보와 자신의 공약인 팔당상수원 수질개선 노력보다 운하건설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경기도청에 경부운하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수원 이전 등 운하건설을 위한 각종 검토를 진행하고, 자칭 이명박 운하의 전문가들을 불러다 대운하 필요성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민자사업으로 진행하겠다는 운하건설에 김 지사는 무슨 권한으로 도민의 혈세를 낭비하느냐"고 쏘아붙였다.

 

또한 "김 지사는 경제성이 없어 추진이 중단된 경인운하를 다시 추진하고, 임진강하구에서 함경도 원산으로 가는 경원운하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운하건설을 지도에 줄긋기 정도로 판단하는 한심한 작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기행동은 끝으로 "팔당호 수질을 개선하겠다던 자신의 공약도 헌신짝 버리듯 무시하고 권력자와 건설업체의 하수인이 되기를 자청한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도민의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는 경부운하TF 즉각 해체 ▲도민 혈세로 진행한 팔당상수원 이전검토계획의 실체와 내용공개 ▲도민에 대한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다.

 

여주환경련 집행위원장 "운하노선 주변지역 벌써부터 개발 광풍"

 

참석자들의 비판발언도 잇따랐다. 박희영 경기행동 상임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운하는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데도, 운하 찬성론자들은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양심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대운하 백지화운동은 곧 거짓과 진실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경기 양평 등 운하노선 주변지역은 벌써부터 개발 광풍이 불고 있다"고 전하면서 "직접 현장에 와서 눈으로 보면 운하찬성론자들도 문제점을 알고 반대 입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관석 신부는 "땅과 물을 파괴하는 것은 곧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며, 종교계는 생명을 지키자는 의미에서 운하건설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기독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은 운하사업 추진의 잘못을 고백하고 백지화시켜줄 것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용한 경기진보연대 대표도 "노동자·농민들도 운하건설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운하가 건설되면 일시적으로 비정규직 등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겠지만, 수조원의 국민세금이 낭비되고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운하백지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대운하 건설 총선 공약서 제외... 문제 있는 것 아닌가"

 

안명균 경기행동 집행위원장은 활동계획 등을 설명한 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번 4.9 총선에서 대운하건설을 공약으로 삼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자기 당 대통령 공약을 총선공약에서 빼다니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경기행동은 앞으로 지역·시민·정책을 3대 중점 사업방향으로 정하고 순회강연회와 토론회, 서명운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경부운하의 과학적 분석을 통한 문제점을 발굴해 이를 이슈화하고, 이번 4.9 총선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기지역시민사회 인사 1000인 선언' 사업을 진행하고, '운하백지화 국민행동'과도 공조체제를 구축해 운하백지화 역량을 모아내기로 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기독교·불교·원불교·천주교·천도교 등 경기지역 종교단체들도 이른 시일 안에 '경부운하 저지 경기지역 범종교인연대'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들은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과 공조하면서 종교적 차원에서 운하반대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태그:#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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