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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코드인사 단체장 자진사퇴' 요구 이후 관련 기관·단체장들의 '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시작으로 17일에는 정순균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신현택 예술의전당 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유인촌 장관이 지난 12일 광화문 문화포럼과 14일 대통령 업무보고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자진사퇴 압박 발언을 한 이후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3명의 단체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현재 사의를 표명한 한국관광공사의 정순균 사장과 예술의전당 신현택 사장은 임기가 각각 내년 5월과 2월로 1년 남짓 남았으며, 한국관광공사 오지철 사장은 임기가 2010년 11월로 무려 2년 반이나 남아 있다.

 

유 장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문화예술 기관장들의 이름까지 하나하나 거론하며, 이들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낱낱이 공개하겠다"며 '자진 사퇴' 압력의 수위를 높였다.

 

이러한 유 장관의 정치적 목적이 드러나는 '산하단체장 물갈이'에 대해 문화계가 잇단 성명을 발표하며 반발하고 있다. 민예총은 지난 12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소모적 이념공세를 멈추고 진짜 실용을 취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7일 "완장 찬 유인촌 장관은 망언의 폭력을 멈추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예총은 성명에서 “유인촌 장관은 논란과 의혹이 가득했던 인사 청문회를 마치고 취임하자마자 공식 석상을 통해 지난 정부에 임용된 현직 국공립 문화예술단체 기관장들의 퇴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오랜 연기예술경험이 문화예술 행정의 질적 향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선배 문화예술인들을 능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유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정치와 관계없이 문화에 전념하고 싶다'고 한 입으로 두말을 내뱉으며 마치 현직 기관장들이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독설과 협박을 일삼고 있다"면서 유 장관에게 "아직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인간적 양심이 있다면 자신의 망발에 대해 자성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권력의 나팔수가 아닌 문화행정 수장으로 본분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문화연대는 지난 13일 '유인촌 장관 발언에 대한 문화연대 입장을 발표하고 "해묵은 이념 잣대로 문화예술계의 분열을 조장하는 유인촌 신임 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문화연대는 "사고의 판단에 있어 유연하고 행동에 있어 창의적이어야 할 문화예술계의 수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산하기관장의 '인사청산'을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은 충격적"이라면서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산하기관장들에게 이념과 색깔론을 덧입혀 사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장이 스스로 화합과 소통을 거부하겠다는 뜻이며, 사실상 앞으로 문화예술정책을 보수 우파 예술인들에게 맡기려는 소위 ‘이명박 코드인사론’의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통합민주당은 17일 "유인촌 장관의 호가호위에 '문화'가 신음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유인촌 장관이 "공공기관장들의 재임기간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예술적 성취' 운운하며 기관장에 대해 품평까지 하는 등 문화예술계 선배들의 최소한의 명예마저도 짓밟는 오만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치 초년병으로서 문화체육관광 관련 업무파악도 제대로 안됐을 시간에 문화권력 장악에 몰두하는 유 장관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유인촌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채워준 완장이 자신의 인생에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처뉴스>(http://www.culturenews.net)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유인촌, #코드인사, #물갈이, #자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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