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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전 서구을 공천에서 탈락한 이재선 대전시당위원장이 결국 탈당했다.

 

이 위원장은 17일 오전 한나라당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온 몸으로 지켰고, 사랑했던 한나라당을 떠난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박근혜 도운 게 죄라니', '박근혜 도운 사람 모두 토사구팽 하다니', '밀실공천 분노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참석해 이 위원장의 탈당을 안타까워했다.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어려울 당시 자비를 들여가며 헌신했던 원외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이 아니라, '토사구팽당'이라고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공천탈락에 대한 배신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감정을 탈당선언문을 통해 드러냈다. 그는 "2002년 대선 패배, 2004년 탄핵광풍이 휩쓸고 간 대전의 한나라당은 폐허와 같았다"며 "재정이 고갈되어 전기료와 사무처 월급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동지들과 함께 재건의 주춧돌을 놓으면서 당을 일으켜 세웠다"고 지난날을 회고 했다.

 

이어 "그러한 동지들의 노력으로 대통령을 당선시키기까지 한 한나라당은 지금 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노무현 정부가 하던 짓을 이명박 정부가 따라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고, 18대 총선 공천에서도 '박근혜 죽이기 공천', '놀부셈범 공천', '표적공천', '보복공천'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자신의 탈락에 대해 "지지도, 도덕성, 당 공헌도 모두 (공천자보다) 앞섰고, 전국 최우수 당원협의회로 선정되었으며, 17대 대선 대전최고득표율을 달성했지만, 한나라당이 저에게 준 것은 가혹한 시련 뿐"이라며 "오직 죄가 있다면 박근혜를 도운 죄 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당에 대한 헌신과 봉사의 결과가 결국 배신으로 돌아온다면 앞으로 누가 또 이런 어려움이 있을 때 나서겠느냐"며 "기준과 원칙도 없이 사욕을 가지고 이번 공천을 주도한 사람들은 자신도 망치고, 당도 망치게 된다는 정치역사의 교훈을 되새겨 보길 충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심사위원인 강창희 전 최고위원에게도 서운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2004년 총선패배 후 강 전 최고는 휴식을 취하러 미국에 갔지만, 나는 남아서 폐허뿐인 당을 일으켜 세웠다"며 "5·31 지방선거 당시 강 최고가 돌아오기에 시당위원장도 내놓으면서 헌신했고, 궂은일은 다 도맡아서 4~5년을 일해 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솔직히 섭섭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을 대신해 공천을 받은 나경수 변호사를 겨냥 "아무리 인재가 없다고 해도, 어떻게 영남이 고향이면서 겨우 고등학교 3년 대전에서 다닌 그런 사람을 공천할 수 있느냐"며 "특정 고등학교 나왔다고 공천하고, 돈 많다고 공천하고, 이게 무슨 공천이냐"고 비난했다.

 

그는 '표적공천'이라는 말과 관련 "경선 후 시도당위원장 선거가 치러질 때, 물러나고 싶었지만 강 최고가 만류해서 다시 도전했다"며 "그 뒤 MB계인 이방호 사무총장이 전화로 '18대 총선 공천 받으려면 시당위원장 나가지 마소'라고 했지만 난 출마했고 당선됐다, 그 일로 표적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박근혜 계 시도당위원장이었던 박종근 대구시당위원장과 이진구 충남도당위원장, 그리고 저 이재선 대전시당위원장 모두 MB계의 말을 듣지 않고 시도당위원장에 나가서 당선된 사람"이라며 "그 이유로 표적이 되어서 이번 공천에서 모두 탈락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눈물 쏟아 낸 이재선 "반드시 출마"

 

 

그는 "칼을 뽑았으면 썩은 호박이라도 쳐야 할 것 아니냐"며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소속 또는 자유선진당 행에 대해서는 "지지자들과 상의해서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충혈된 눈으로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다가 기자회견을 모두 마친 뒤에야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 동안 수고했다는 의미로 한나라당 대전시당 당직자들이 탈당하는 이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기 때문. 이 위원장은 "고생하셨다"며 건네는 꽃다발을 받고 "정말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왜 꽃다발은 준비해서 날 울리느냐"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한편, 한나라당 대전 서구갑 공천에서 탈락한 이영규 예비후보도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4일 탈당계를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잠정 보류하고,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서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태그:#한나라당 탈당, #이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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