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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는 10-20만원대 생활자전거 타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고가 자전거 시승기는 많지만 생활자전거 시승기는 없습니다. 자전거 정보를 알고자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도 무게나 가격 등 간단한 정보밖에 없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10-20만원대 생활자전거 시승기를 꾸준히 게재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2008년 생활자전거 시승기를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451규격의 20인치 미니벨로 아메리칸 이글 '비노(VINO)'. 프레임과 같은 색의 앞·뒤바퀴 물받이와 앞 짐받이가 기본으로 달려있어 매일매일 출퇴근용으로 손색없다.
▲ 아메리칸 이글 '비노(VINO)' 451규격의 20인치 미니벨로 아메리칸 이글 '비노(VINO)'. 프레임과 같은 색의 앞·뒤바퀴 물받이와 앞 짐받이가 기본으로 달려있어 매일매일 출퇴근용으로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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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는 미니벨로로선 다소 무거운 14.4kg.
 '비노'는 미니벨로로선 다소 무거운 14.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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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짐받이가 넓은 자전거 무게는 대략 20㎏ 안팎. 당시 그 무거운 자전거를 '꼬맹이'들부터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용했다.

그 뒤에 '철TB'라는 애칭으로 불린 저가의 유사 MTB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일자핸들바 시대가 열렸다. '경품자전거'로 많이 나왔던 유사 MTB의 무게도 만만치 않아 16~18kg 정도 됐다.

그동안 대략 10㎏ 후반대 자전거가 널리 사랑을 받은 것이다. 무게를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던 분위기였다.

그러다 산악자전거(MTB, Mountain Bike) 인구가 많아지면서 낮은 무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 산악자전거에선 100g이라도 줄이는 게 관건. 10㎏ 중반을 넘어서는 자전거는 무겁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14.4㎏... 왜 알루미늄을 안 썼을까

그렇다면 14.4㎏인 DM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2008년 미니벨로(바퀴 크기 20인치 이하인 자전거)인 자전거 비노(VINO)를 지금 기준에선 무겁다고 해야 할까, 가볍다고 해야 할까.

산악자전거를 타는 동호회원 한 분이 들어보고선 "아이쿠, 이 무거운 걸 어떻게 타고 다녀"라고 했지만, 산에 가지 않고 긴 언덕을 넘지 않는다면 무난한 무게다.

'비노'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미니벨로 인기 모델인 비토(VITO)를 떠올렸다. 역시나다. 몸통 모양이 똑같다.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 삼각형 몸통은 빌리언이 이미 선보인 바 있다. 비토·시보레 CMD-2021A가 모두 같은 몸통을 선보이고 있는데, 제일 선배는 '빌리언'이다.

빌리언과 비토·비조는 모두 철(Hi-Ten)로 몸통을 만들었다. 재질은 같지만 무게가 조금씩 다르다. 30만원대인 빌리언이 11.4㎏, 20만원대 중반인 비토가 12.3㎏ 정도 된다. 역시 그보다 가격대가 아래인 비노가 가장 무겁다.

그렇다면 가볍고 모양을 다양하게 낼 수 있는 알루미늄 합금 대신 철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 측에선 "알루미늄보다 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이 있어 철 자전거를 만들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비노를 타고 도로를 달렸다.

'비노'의 뒷바퀴 구동부분. 시마노 앞·뒤 드레일러를 사용하고 있으며, 체인링 2단(52T, 42T) - 스프로켓 7단(14T~23T)으로 총 14단의 변속이 가능하다.
 '비노'의 뒷바퀴 구동부분. 시마노 앞·뒤 드레일러를 사용하고 있으며, 체인링 2단(52T, 42T) - 스프로켓 7단(14T~23T)으로 총 14단의 변속이 가능하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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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안장 높이나 몸체 길이 등이 키 179㎝인 내(또다른 시승자는 172㎝)가 타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 충격완화장치(서스펜션)가 없고 안장에 별도 스프링이 달려있지 않아 약간 딱딱한 느낌이다. 그러나 평소 사이클을 타고 다니는 직장 동료는 "안장이 부드럽다"고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기어변속] 기어변속이 14단까지 되기 때문에 웬만한 오르막을 오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 월드컵공원 오르막을 거뜬하게 올랐다. 물론 평소 자전거를 거의 타지 않은 사람에게 시승을 하게 했더니 14단을 다 써도 '허덕'거렸다.

흔히 기어가 많으면 오르막을 아주 손쉽게 올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체력이 우선이고 기어변속기는 그 다음이다. 웬만큼 가파른 언덕을 타지 않는다면 6단 정도면 충분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비노의 기어는 앞에 달려있는 체인링 2단(52T와 42T), 뒤에 달려있는 스프라켓 7단(14T~23T)으로 구성돼 있다.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의 특성상 웬만한 언덕은 별로 힘 안들이고 올라갈 수 있지만, '미니 스프린터' 수준의 스피드를 기대하긴 어렵다.

기어 변속은 손잡이 안쪽 부분을 돌리는 '그립 쉬프트' 방식으로 '드륵드륵' 하고 돌리면 변속이 됐고, '무난한' 변속 성능을 보여줬다.

비노에 달려있는 가변 스템. 육각렌치를 이용 핸들바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 가변 스템 비노에 달려있는 가변 스템. 육각렌치를 이용 핸들바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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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바] 이 자전거의 가장 큰 특징은 핸들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

핸들 각도 조절을 통해 몸과 손잡이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비노'의 프레임이 작게 느껴지는 사람은 핸들을 앞으로 숙여 팔을 뻗을 수 있도록 하고, 반대로 크게 느껴지는 사람은 핸들을 위로 올려 몸과 가까이 오게 하면 된다.

처음 자기 몸에 맞도록 핸들바 각도를 조절한 이후엔 바꿀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단, 각도를 조절하기 위해선 육각 렌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핸들바 한가운데 아래, 스템 쪽에 달려 있는 한 개짜리 구멍을 돌린 뒤 양 옆 나사구멍을 적당히 풀면 각도를 높이고 내릴 수 있다.

타는 이의 체형에 맞게 크기가 다양한 고가 산악자전거에는 그다지 필요없는 기능이겠지만, 단일 크기로 출고되는 자전거에는 필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가변 스템은 통짜 스템에 비해 견고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각도 조절을 한 뒤 반드시 육각볼트가 세게 조여졌나 꼭 확인해야 한다.

'비조'의 QR 시트 클램프와 구형 나사 방식의 안장 고정대.
 '비조'의 QR 시트 클램프와 구형 나사 방식의 안장 고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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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 '비노'의 안장 부분은 약간 혼란을 준다. 몸통과 안장을 연결하는 안장조임쇠는 신식이라고 할 수 있는 QR(Quick Release, 장비없이 맨 손으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는 조임장치)를 채용한 반면, 안장대에 안장을 고정하는 안장 고정대는 두개의 너트를 조이는 구형 방식이다.

QR식 안장조임쇠는 한 번에 풀 수 있어 '안장도둑'의 표적이 되기 쉽다. 안장을 도둑맞은 뒤 예전의 나사식 안장조임쇠로 바꿔 다는 자전거인들도 많으니 이 부분은 구형으로 하는 것이 더 좋았다 싶다.

안장 부분을 조절하기 위해선 육각 너트를 풀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너트를 푸는 공구가 따로 필요하다. 육각렌치를 이용하는 신형을 사용했다면 안장 위치 조절이 더 쉬웠을 것이다.

또 아쉬운 점은 저 예쁜 자전거엔 일자핸들바보다는 U자형 곡선핸들바를 달았으면 하는 점이다.

자전거 핸들바가 상당히 다양한 편인데, 우리나라 자전거는 너무 일자핸들바 일색이다. 1990년대 이전까지 생활자전거는 대부분 U자형 핸들바였다가 산악자전거 모델이 대세가 되면서 일자핸들바가 당연시돼버렸다.

[무게] 또한 미니벨로로서는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들어야 할 일이 생길 때는 어느 정도 힘쓸 각오를 해야 한다. 월드컵공원에서 개울을 건널 때 동료에게 들게 했더니 제법 힘든 표정을 지었다.

자전거의 이름인 'VIZO' 로고가 데칼(물에 불리거나 열을 가해 붙이는 방식. 깔끔하고 고급스런 느낌이 난다)이 아닌 스티커로 처리돼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바깥쪽 비닐 부분이 벌써 일어나고 있다. 출고 모델은 '비노'다.
 자전거의 이름인 'VIZO' 로고가 데칼(물에 불리거나 열을 가해 붙이는 방식. 깔끔하고 고급스런 느낌이 난다)이 아닌 스티커로 처리돼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바깥쪽 비닐 부분이 벌써 일어나고 있다. 출고 모델은 '비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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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부분이 약간 높게 휘어져 있는 라이저바와 '그립 쉬프트' 방식 변속기.
 손잡이 부분이 약간 높게 휘어져 있는 라이저바와 '그립 쉬프트' 방식 변속기.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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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시승자 정보 : 김대홍 - 자출 5년차, 탄 자전거 20만원 이하 자전거 다수-스마트 사이클, 삼천리 싱글기어 사이클, 코렉스 MTB형 생활자전거, 디엠 미니벨로 서브웨이, 디엠 미니벨로 AE-20, 현재 중고로 산 알톤 사브 2008F 타고 있음.



태그:#자전거, #미니벨로, #비노,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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